[르포]역대급 입지 '탄천물재생센터'에 1.3만호…강남 주민 "교통·집값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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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3호선 대청역에서 걸어서 불과 5분 거리. 서울 강남구 일원동의 탄천물재생센터 인근에는 푸른 나무가 가득한 마루공원이 자리잡고 있다.
탄천물재생센터는 약 39만3000㎡의 대규모 하수처리시설이다.
기자가 둘러본 탄천물재생센터의 입지 조건은 매우 우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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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이미 소형평수 아파트 많아"
물재생센터 대체 부지 찾는 것도 문제
지하철 3호선 대청역에서 걸어서 불과 5분 거리. 서울 강남구 일원동의 탄천물재생센터 인근에는 푸른 나무가 가득한 마루공원이 자리잡고 있다. 체육시설을 이용하는 주민들과 산책로, 어린이 놀이시설이 눈에 들어왔다.

이곳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최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만나 용산공원 부지의 대안으로 제시하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탄천물재생센터는 약 39만3000㎡의 대규모 하수처리시설이다. 용산공원 내 어린이정원(30만㎡)보다 넓다. 서울시는 이 공간에 첨단산업·연구개발(R&D) 시설과 최대 1만3000호 규모의 청년주택을 지어 복합단지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기자가 둘러본 탄천물재생센터의 입지 조건은 매우 우수했다. 3호선 초역세권에 동부간선도로 진·출입이 수월하며 수서역이 인접해 있다. 탄천만 건너면 곧바로 잠실 생활권이고 양재천 방면으로는 대치동 학원가와 이어진다. 또 걸어서 15~20분 거리에 삼성서울병원이 있으며 주변에는 중동고, 영희초 등 명문 학군이 있다.
이 곳이 주택공급 후보지로 공론화되자 주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소음과 악취에 대한 민원이 종종 있지만 대규모 공공주택이 들어서면 생길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 대청역 주변은 이미 삼익대청아파트, 개포한신아파트, 디에이치자이개포 등 대규모 단지들로 빼곡하게 둘러싸여 있다.
60대 임모씨는 "악취로 물재생센터에 대한 주민 불만이 많았다"며 "입지가 괜찮다 보니 개발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부정적인 반응도 만만치 않았다. 정현용씨(57)는 "지금도 출퇴근 시간에 일대가 복잡한데 여기에 1만 가구가 넘는 대단지가 들어오면 교통이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50대 김모씨는 "청년이나 신혼부부를 위한 주택이라면 결국 대규모 임대주택 성격이 짙을 것"이라며 "집값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까 걱정부터 든다"고 했다.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들도 "집값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일원동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는 "지역이 개발되는 건 동의하지만 지금도 대치 임대, 수서 아파트, 9단지 공무원 임대아파트 등 소형 평형 아파트가 많다"며 "일원동은 강남구에서도 가격이 낮은 편에 속해 주택이 더 들어오면 '강남 달동네'처럼 가치가 떨어질 것 같다는 염려가 계속 나온다"고 말했다.
물재생센터 대체 부지 문제도 과제다. 김윤덕 장관은 "이전 부지를 선정하는 게 더 어렵다"며 사업 추진에 난관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미군 반환 등 복잡한 외교적 변수가 얽힌 용산공원 부지와 달리, 곧바로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물재생센터는 국가 핵심 환경기초시설로, 이를 이전·지하화하는 민간자본 투입 사업은 현재 민자 적격성 검사를 받고 있다. 이르면 올해 말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시는 사업 추진을 위한 재원 마련에도 적극적이다. 오 시장은 "물재생센터 이전과 동남권 청년특화산업단지 조성을 위해 인근에 시가 소유한 동부도로사업소 및 SETEC(세텍) 부지를 매각해 5조5000억원 정도의 재원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현재 이를 마스터플랜까지 마련했으며, 연말쯤에 민자적격성 검토도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성아 기자 hea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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