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이 쓰고 버리는 휴지냐”…안철수·김기현 뜻밖 ‘파묘전쟁’

“누가 김기현 대표를 만들었는지 기억이 삭제됐습니까?”(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당원에 대한 감사는 이 당 저 당 왔다 갔다 한 경우와는 차원이 다릅니다.”(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당원 중심 정당’ 노선을 둘러싼 국민의힘 중진인 김 의원과 안 의원의 대립이 ‘파묘 전쟁’으로 번졌다.
발단은 김기현(울산 남을·5선) 의원의 발언이었다. 김 의원은 지난 25일 옛친윤계가 주축인 ‘미래혁신포럼’ 세미나에서 “한때 당원 중심이 옳다고 생각한 시기가 있었지만, 요즘은 과도한 당원 중심축을 국민 중심으로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함께 참석한 자리에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당원 중심 정당’ 기조를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다.
가 열렸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악수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src="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608/29/cd5c2ac3-41a8-4072-bf1a-3c5c361644e3.jpg" data-bulk="Y" data-ja="Y" data-cp="중앙일보" data-ow="1279" data-oh="853" data-os="13021847"> 그러자 안철수(경기 성남분당갑·4선) 의원은 다음 날 김 의원의 발언을 저격했다. 안 의원은 “기억이 삭제됐냐. 누가 김 대표를 만들었는지 잊으셨냐”라며 “당원 100%로 전당대회 룰을 바꿔 선출된 김 의원이 당원의 판단을 당에 해로움을 주는 무언가로 취급하고 있다. 당원은 뽑아 쓰고 버리는 휴지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에 김 의원은 “당원에 대한 감사와 존경은 이 당 저 당을 왔다 갔다 반복한 경우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받아쳤다. 2012년 정계 입문 이후 창당과 합당 등을 거쳐 무소속·새정치민주연합·국민의당·바른미래당·국민의힘을 거친 안 의원을 저격한 것이다.
파묘 전쟁의 배경에는 두 의원이 경쟁했던 2023년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자리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첫 전당대회를 앞두고 국민의힘은 기존 ‘당원투표 70%, 여론조사 30%’였던 룰을 ‘당원투표 100%’로 변경했다. 당시 당내에서는 여론조사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친윤계 김 의원에게 유리한 룰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실제 김 의원은 52%의 득표율로 안 의원(23%)을 꺾고 당권을 잡았다.

일각에선 “두 의원의 갈등에는 차기 보수 재편을 둘러싼 노선 차이와 경쟁 관계가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안 의원은 최근 한동훈 의원을 겨냥해 “우리 당에 얼씬도 말라”(7월 12일), “복당 운동권이 당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다”(8월 12일)고 선명하게 대립각을 세웠다. 반면에 김 의원은 한 의원이 지난달 29일 개최한 보완수사권 토론회에 참석하거나, 지난 25일 친윤계 포럼에 초대하는 등 접점을 늘리고 있고, 오 시장과도 협력 관계를 유지하는 등 일종의 ‘킹 메이커’를 자처하고 있다.
류효림 기자 ryu.hyo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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