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만 해도 최대 70% 깎아준다?…강남 들썩이게 한 파격혜택 [안장원의 부동산 노트]

안장원 2026. 8. 29.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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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시장이 종부세·양도세 장기보유 혜택 폐지의 불똥이 튀지 않을까 긴장하고 있다. 사진은 아파트 재건축 현장. 연합뉴스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8∙3세제개편안은 1주택자 중에서도 ‘거주주택’에 혜택을 몰아준 특혜안이라 할 만하다. 그동안 실수요로 간주해 보호하고 우대해온 1주택자를 ‘거주’와 ‘비거주’로 나눴기 때문이다. 혜택 격차가 워낙 커 차등을 넘어 차별에 가깝다. 집을 여러 채 갖고 있는 다주택자만이 아니라 ‘비거주’ 꼬리표가 붙은 1주택자도 구박을 받게 됐다.

이들은 이번 세제개편안에 ‘징벌적’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에 주저하지 않는다. 기존 혜택을 몰수당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더 내놓아야 하는 반면 거주 1주택자는 추가 인센티브까지 누려 박탈감이 크기 때문이다.

양도세와 종부세의 보유 공제가 각각 2029년과 2028년부터 완전히 거주 공제로 바뀐다. 비거주 1주택자는 각 최대 40%와 50%에 달하던 공제 혜택을 고스란히 잃는다.

과세 기준금액인 공시가격을 할인해주는 종부세 기본공제는 거주주택에 2억원 더 늘리고 비거주주택의 경우 3억원 줄여 다주택자 기본공제 수준으로 낮춘다. 기본공제만 놓고 보면 비거주 1주택자가 다주택자와 크게 다를 바 없다. 예를 들어 공시가격 20억원인 거주 1주택자와 비거주 1주택자, 15억원(거주)+5억원 2주택자의 과세표준(세금 계산 금액)이 각각 14억원, 9억원, 7억7500만원이다. 비거주 1주택자가 다주택자에 훨씬 가깝다.

비거주 1주택자의 반발이 거세자 정부·여당이 당초 세제개편안을 수정하고 있지만 거주·비거주 간 구분은 폭을 줄일 뿐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명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반영돼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세제 개편의 신호탄이었던 지난 1월 23일 사회관계망 엑스 글에서 “1주택도 1주택 나름”이라며 “다주택은 물론, 비거주 1주택도 주거용 아닌 투자 투기용”이라고 선을 그었다.


세목 간 다른 거주·보유 요건

거주·비거주 이슈는 처음에 양도세에서 제기됐다가 이후 종부세로 확대됐다. 하지만 재산세와 조정대상지역 이외 양도세 비과세는 보유 혜택을 유지하고 있다. 재산세 1주택자 공정시장가액비율 인하(43~45%)·공시가격 9억원 이하 특례 세율(0.05%포인트 인하)과 1주택자 양도세 12억원 비과세는 조정대상지역 이외의 경우 보유만 해도 해당한다. 과세 기준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자료: 업계 종합

뜨거운 보유 세제 혜택 폐지 논란에서 쏙 빠져 있는 큰 사각지대가 있다. 재건축 준공 후 조합원에 부과되는 재건축부담금이다. 이는 1주택자에게 ‘거주’ 요건 없이 ‘보유’만으로 최대 70%까지 깎아준다(감경). 감경률이 보유기간 6년 10%부터 1년마다 10%포인트씩 올라가다 10년 이상~15년 미만 50%, 15년 이상~20년 미만 60%, 20년 이상 70%에 달한다. 만약 재건축부담금이 1억원일 경우 20년 이상 보유한 1주택자는 3000만원만 내면 된다. 현재 재건축 중인 강남 주요 단지의 재건축부담금이 5억~10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70% 감경 효과가 상당하다.

자료: 국토교통부

재건축부담금 감경은 2024년 면제구간 등을 완화하면서 1주택자 실수요 보호를 명분으로 도입됐다. 당초 정부안은 재건축부담금 산정 기간(10년)과 조합원 지위양도 가능 보유기간(10년)을 고려해 ‘10년 이상 50%’였다. 그러나 국회 심사 과정에서 혜택이 훌쩍 뛰었다.“20년 이상 장기보유자는 100% 실거주자이기 때문에 파격적으로 면제해 줄 필요가 있다”는 당시 여당(국민의힘) 의원들의 의견이 반영된 결과다.

재건축 시장은 재건축부담금 감경에도 거주 요건이 신설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1세대 1주택 기준도 들쭉날쭉

세제 전반에 ‘거주’가 화두가 되면서 인센티브의 전제가 되는 ‘1주택’ 기준도 정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세금 종류 등에 따라 잣대가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1주택은 정확히 말하면 ‘1세대 1주택’을 말한다. 한 세대가 소유한 주택 수가 한 채다. 같은 주민등록표상의 모든 세대원(배우자는 세대가 달라도 같은 세대)이 보유한 주택이 한 채여야 한다.

그런데 세대원 범위와 합산 기준이 세목마다 널뛰기를 한다. 취득세·재산세·양도세·종부세는 형제자매를 같은 세대원으로 보지만 재건축부담금은 제외한다. 같이 사는 형제자매가 집을 갖고 있어도 1주택자로 감경 혜택을 볼 수 있다.

동거봉양을 위해 합가한 부모(배우자 부모 포함)의 연령 기준도 세금마다 다르다. 재건축부담금과 양도세·종부세가 60세 이상, 취득세·재산세는 65세 이상이다. 60세 이상은 1992년 양도세에 처음 생긴 오랜 기준으로 당시 환갑(60세) 이상을 노인으로 본 관습에 따른 것이다. 65세 이상은 노인복지법의 노인 기준 연령(65세), 기초연금 수급 시기 등을 반영해 뒤늦게 나왔다. 같은 집에서 같은 부모를 모시는데도 세금마다 '효자'를 판단하는 나이가 다른 셈이다.

부부가 각자 집을 가진 채 결혼했을 때 주택 수를 합산하지 않고 유예해 주는 기간도 들쭉날쭉하다. 양도세·종부세가 10년이고 재산세와 재건축부담금이 5년이다.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는 지방 저가주택은 가격 기준 외에 지역 요건도 있어 복잡하다. 공시가격 기준으로 취득세가 비수도권 2억원 이하, 종부세 지방 광역시 이외 4억원 이하, 재건축부담금 투기과열지구 이외 3억원 이하다. 재산세는 별도의 제외 규정이 없다. 양도세는 상속이나 귀농·이농 등 부득이한 사유가 있거나, 수도권 밖 읍·면 지역의 농어촌주택인 경우 주택 수에서 빼준다.

아직 주택으로 완공되지 않은 권리 형태인 조합원입주권과 분양권의 취급도 다르다. 재산세·종부세·재건축부담금에선 주택으로 보지 않지만 취득세·양도세에선 주택 수에 가산된다.

자료: 업계 종합


법적으로 업무시설인 주거용 오피스텔은 실질과세 원칙에 따라 실제 거주 용도로 쓰이면 취득세·재산세·종부세·양도세·재건축부담금 모두 주택 수에 포함시킨다.


칸막이 행정의 고무줄 잣대

거주·비거주 요건과 1주택 기준이 제각각인 데는 이유가 없지 않다. 취득세는 거래에, 재산세와 종부세는 보유에, 양도세는 처분에 매긴다. 재건축부담금은 세금이 아니라 개발이익을 걷는 장치다. 과세 시점과 목적도 다르다. 소관 부처가 기획재정부(국세)와 행정안전부(지방세), 국토교통부(재건축부담금)로 갈라져 있다. 부처 입맛대로 독자적인 고무줄 잣대를 만든 결과다.

하지만 납세자 입장에선 혼란스럽기만 한 칸막이 행정이다. 똑같은 집을 놓고도 어떤 세금이냐에 따라 다주택자로 몰려 징벌적 세금을 맞기도 하고, 1주택자로 파격적인 감면을 받기도 한다.

정부는 '거주' 요건 강화라는 새로운 세제 패러다임을 안착시키려면 누더기가 된 기준부터 통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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