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 추천위 재구성할까… 대법원장 “다음주 입장 밝힐 것”

구자창 2026. 8. 28.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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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제청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반려하고 재제청을 요구하면서 조희대 대법원장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남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법관 제청권은 대법원장의 고유한 권한이기 때문에 추천위를 새로 구성하는 데 법적 문제는 없다"며 "청와대가 남은 3명 중 재제청하라고 한 것은 하나의 참조 의견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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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노태악 후임 재제청 요구
남은 후보 3명 중 제청 가능성 낮아
법원 내부 “靑 의중은 김민기 아닌가”
임명권 vs 제청권 대치 이어질 듯
조희대 대법원장이 28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청와대는 이날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보내지 않고 조 대법원장에게 후보자 재제청을 요구했다. 뉴시스

청와대가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제청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반려하고 재제청을 요구하면서 조희대 대법원장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남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청와대 요구대로 대법관후보추천위(추천위)가 추천한 4명 중 남은 3명에서 택일하거나, 또는 추천위를 새로 구성해 제청 절차를 원점부터 다시 시작하는 방식이다.

법원 안팎에서는 조 대법원장이 ‘제청권 무력화’를 막기 위해 추천위를 재구성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 경우 당분간 대법관 인선을 놓고 대통령은 임명권을, 대법원장은 제청권을 사수하기 위해 극한 대치하는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28일 브리핑에서 “추천위의 추천 내용을 존중해 최대한 신속히 재제청 절차를 진행해달라”고 조 대법원장에게 요청했다. 앞서 추천위가 추천한 후보 중 손 부장판사를 제외한 김민기·박순영 서울고법 판사, 윤성식 서울고법 부장판사 3명에서 1명을 다시 제청하라는 의미다.

대법원은 이날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헌정사 최초로 대통령이 대법원장이 제청한 대법관 후보를 반려한 사례인 만큼 대법관회의 등을 통해 숙의를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

조 대법원장이 남은 후보 3명 중 1명을 제청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많다. 윤성식 부장판사는 내란전담재판부 재판장을 맡고 있고, 중앙선거관리위원을 겸직 중인 박순영 고법판사의 경우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인 점이 한계로 거론된다.

법원 내부에서는 남은 후보인 김민기 고법판사는 조 대법원장이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카드라는 반응이 나온다. 앞서 조 대법원장은 김 고법판사의 남편이 오영준 헌법재판관인 점 등을 이유로 제청 불가 입장을 고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고위 법관은 “청와대 의중은 김 고법판사 아닌가”라며 “이제 와서 조 대법원장이 그를 제청할 명분은 더더욱 찾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조 대법원장이 추천위를 새롭게 구성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법원조직법에 따라 기존 추천위는 대법관 후보자를 추천한 직후 해산된 상황이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법관 제청권은 대법원장의 고유한 권한이기 때문에 추천위를 새로 구성하는 데 법적 문제는 없다”며 “청와대가 남은 3명 중 재제청하라고 한 것은 하나의 참조 의견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결국 이번 갈등의 근본에는 2030년까지 대법관이 총 26명으로 증원되는 상황에서 청와대와 대법원의 주도권 다툼이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내년 6월이면 임기가 끝나는 조 대법원장이 물러서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퇴근길에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며 “자세한 내용은 검토 중에 있으니 다음주 중 정리가 되면 공식적으로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조 대법원장은 오는 3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현안질의 출석요구에 대해서는 ‘삼권분립과 사법부 독립에 반한다’는 취지로 불출석 의견서를 제출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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