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연금 ‘하후상박’ 개편 막판 진통…수급 축소·‘줬다 뺏기’ 논란

신대현 2026. 8. 28.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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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저소득 노인에게 기초연금을 더 지급하는 '하후상박' 방식의 제도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소득 수준에 따라 지급액을 차등화하면서 수급 기준은 단계적으로 강화하는 방안이다.

정부가 검토해온 개편안의 핵심은 기초연금 지급 기준을 현행 '65세 이상 노인 중 소득 하위 70%'에서 기준 중위소득 연동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저소득 직역연금 수급자와 배우자에게 기초연금을 지급하는 방안도 논의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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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급 기준 ‘소득 하위 70%’서 기준 중위소득 연동 검토
저소득층 지급액 늘지만 신규 수급 문턱 높아질 듯
쿠키뉴스 자료사진
정부가 저소득 노인에게 기초연금을 더 지급하는 ‘하후상박’ 방식의 제도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소득 수준에 따라 지급액을 차등화하면서 수급 기준은 단계적으로 강화하는 방안이다. 그러나 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보건복지부 장관 브리핑이 돌연 취소되는 등 정부 내부의 막판 조율이 길어지고 있다.

28일 정부 등에 따르면 복지부는 전날 오후 정은경 장관이 진행할 예정이던 기초연금 개편방안 사전 브리핑을 시작 약 1시간 전에 취소했다. 복지부는 “개편방안의 일부 사항이 최종 결정되지 않아 불가피하게 취소한다”고 공지했다. 추후 브리핑 일정도 정하지 못했다.

복지부는 당초 사전 브리핑에서 개편 방향을 설명한 뒤 다음 달 1일 내년도 정부 예산안 확정에 맞춰 최종안을 공개할 계획이었다. 연내 입법을 거쳐 내년 4월부터 개편안을 시행하는 방안도 검토해왔다.

정부가 검토해온 개편안의 핵심은 기초연금 지급 기준을 현행 ‘65세 이상 노인 중 소득 하위 70%’에서 기준 중위소득 연동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내년에는 기준 중위소득의 90% 이하인 노인에게 지급하고, 이 기준을 2028년 86.6%, 2029년 83.3%, 2030년 80%로 단계적으로 낮추는 방안이 거론된다.

올해 단독가구의 기초연금 선정기준액은 월 소득인정액 247만원으로, 1인 가구 기준 중위소득의 약 96.3%다. 올해 기준 중위소득으로 단순 환산하면 90%는 약 231만원, 80%는 약 205만원이다. 새 기준이 적용되면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은 노인 일부는 수급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새 기준은 내년에 만 65세가 돼 기초연금을 새로 신청하는 노인부터 적용하고, 기존 수급자에게는 적용을 유예하는 방안이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적용 대상과 유예 기간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지급액도 소득 수준에 따라 차등화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현재는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월 최대 34만9700원을 지급한다.

정부 검토안에 따르면 기준 중위소득 20% 이하 노인은 내년 월 38만원, 2028년 월 40만원을 받는다. 기준 중위소득 20% 초과∼40% 이하 노인에게는 내년 35만9000원, 2028년 36만7000원을 지급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기준 중위소득 40%를 초과하는 수급자의 지급액은 월 35만원 수준으로 동결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명목 지급액은 줄지 않지만 물가상승률이 반영되지 않으면 실질 급여 수준은 낮아질 수 있다.

저소득 부부의 감액 폭을 줄이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현재 부부가 모두 기초연금을 받으면 각각 지급액의 20%를 감액한다. 정부는 기준 중위소득 40% 이하 부부의 감액률을 내년부터 10%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저소득 직역연금 수급자와 배우자에게 기초연금을 지급하는 방안도 논의 대상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외교부·통일부·국방부·국가보훈부 등에 대한 부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개편은 저소득 노인의 보장을 강화한다는 취지지만, 지급액 인상보다 수급 대상 축소에 무게가 실렸다는 비판도 나온다. 현행 소득 하위 70% 기준을 2030년 기준 중위소득 80%로 바꾸면 현재 노인 소득 분포를 기준으로 수급 범위가 노인 인구의 63% 안팎까지 줄어들 것이라는 추산도 있다.

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 수급자에게는 기초연금 인상 효과가 돌아가지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현행 제도에서는 기초연금을 생계급여 산정 때 소득으로 인정한다. 기초연금이 늘어난 만큼 생계급여가 줄어 총소득에는 변화가 없는 이른바 ‘줬다 뺏는 기초연금’ 문제다.

빈곤노인기초연금보장연대에 따르면 지난해 기초연금을 받았다는 이유로 생계급여가 삭감된 노인은 약 87만명이다. 시민단체들은 기초연금을 생계급여 산정 소득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시민단체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는 “기초연금이 올라도 생계급여가 같은 금액만큼 줄어드는 구조에서는 빈곤 노인의 총소득이 늘어나지 않는다”며 “저소득 노인의 기초연금을 실질적으로 인상하고 생계급여 수급 노인에게 적용되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저소득층의 실질 인상 폭도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현행 기초연금은 매년 물가상승률에 따라 조정되기 때문에 2028년 월 40만원과 기존 물가연동 방식에 따른 예상 지급액의 차이는 약 3만원이라는 설명이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가장 큰 문제는 소득 하위 70% 기준을 기준 중위소득 80%로 바꾸는 것”이라며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는 소득 기준이 낮아져 일부 국민은 월 35만원의 기초연금을 전혀 받지 못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급액 동결은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사실상 삭감”이라며 개편안 재검토를 요구했다.

복지부 브리핑이 취소된 만큼 지급 기준과 대상, 시행 시점은 정부의 최종 조율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정 장관은 지난 1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내년도 예산 편성과 관련해 정부 내에서 다양한 기초연금 개편 시나리오를 논의하고 있다”며 “8월 말이나 9월 초에는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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