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룰메이커]④이광재 "국회 예산 심사에 AI 도입 확대…500억원 규모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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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재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이 국회 예산안 심사에 인공지능(AI)을 본격 도입하고 관련 투자를 500억원 규모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다시 예결위원장을 맡은 만큼 내년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AI 국회' 관련 예산을 다시 500억원 규모로 되돌려 놓겠다는 방침이다.
이어 "800조원 규모의 국가 예산을 제대로 심사하기 위해 500억원 규모의 AI 시스템 투자는 결코 큰돈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AI 시대 무기와 같은 GPU를 효율적으로 배분할 수 있는 통합관리 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이라며 "'무늬만 AI'인 사업은 걸러내고 국민 실생활에 유용한 서비스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사업을 중심으로 예산을 심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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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국회'로 이월·불용 예산 추적
'무늬만 AI' 사업 예산 정리
GPU는 AI 시대의 무기…국가 차원 배분해야
이광재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이 국회 예산안 심사에 인공지능(AI)을 본격 도입하고 관련 투자를 500억원 규모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AI를 활용해 사업의 타당성과 집행 성과를 분석하고, 유사한 질의만 되풀이하는 예산심사 관행을 개선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위원장은 국회사무총장 재임 당시 데이터 기반 의정활동을 지원하는 'AI 국회' 구축을 주도하며 500억원 이상의 투자를 추진했다. 그러나 이후 실제 사업 규모가 100억원대로 축소되면서 당초 구상한 수준의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올해 다시 예결위원장을 맡은 만큼 내년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AI 국회' 관련 예산을 다시 500억원 규모로 되돌려 놓겠다는 방침이다.

이 위원장은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국가가 수십 년간 축적한 자료와 국회 속기록을 AI로 분석하면 재·삼탕하는 질의를 줄일 수 있다"며 "내년에는 관련 예산을 과감히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800조원 규모의 국가 예산을 제대로 심사하기 위해 500억원 규모의 AI 시스템 투자는 결코 큰돈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AI 도입의 효과로 "예비타당성조사나 사업의 분석·평가가 빨라지고, 국민의 삶과 직결된 의제들을 지표화할 수 있다"며 주택 공급 지연과 청년 일자리, 저출생·고령화 사업 등에 투입된 예산의 성과와 병목을 우선 분석하겠다고 설명했다.
AI 관련 예산은 부처별로 분산하기보다 국가 차원에서 통합 관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위원장은 "AI 시대 무기와 같은 GPU를 효율적으로 배분할 수 있는 통합관리 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이라며 "'무늬만 AI'인 사업은 걸러내고 국민 실생활에 유용한 서비스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사업을 중심으로 예산을 심사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미·중 AI 패권 경쟁 속에서 한국이 확보해야 할 경쟁력은 무엇인가.
▲AI는 단순한 기술의 탄생이 아니라 문명사적 전환이다. 여기서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가 개인뿐 아니라 나라의 운명을 결정한다는 절실함이 필요하다. 궁극적으로는 국민부터 기업까지 AI를 가장 잘 쓰고 활용하는 나라가 돼야 한다. 컴퓨터와 스마트폰 없이 살 수 없듯 AI 없이 살 수 없는 세상이 올 것이다.
-현재 한국 AI 생태계의 가장 큰 병목은 무엇이라고 보나.
▲데이터와 컴퓨팅 인프라, 에너지 세 가지를 모두 해결해야 한다. 데이터는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로 전환돼야 비로소 의미가 있다. 개인정보는 보호하되 API는 과감하게 개방해야 하고 망분리 문제도 정리해야 한다. 데이터센터를 위해서는 해저케이블과 저궤도 위성망도 확충해야 한다. 에너지 측면에서는 재생에너지뿐 아니라 소형모듈원전(SMR)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
-데이터 활용을 위해 개인정보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의미인가.
▲ 그렇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는 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많은 의료데이터를 가지고 있지만 병원과 개인의 데이터가 함께 들어오지 않는다. 병원마다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도 다르고 서로 호환되지 않는다. 이 데이터를 잘 활용하면 의료영상기록을 바탕으로 암진단까지 가능해진다.
우리는 개인정보를 제대로 보호하지도 못하면서 보호를 명목으로 데이터를 이용하지 못하는 나라를 만들고 있다. 미국은 개인정보를 엄격히 보호하면서도 데이터를 활용한다. 유럽식은 데이터 보호라는 명목 아래 규제를 강화하면서 플랫폼 개발에서 뒤쳐졌다. 미국식 방식을 더 적극적으로 수용할 필요가 있다.
-데이터를 제공하는 국민에게도 보상이 필요하다고 보나.
▲개인 데이터 공유에는 마땅한 인센티브가 있어야 한다. 많이 걸으면 보험료를 깎아준다는 한 생명회사의 마케팅처럼, 데이터를 제공한 사람에게 보상이 돌아가야 한다. 지금은 데이터를 가져가는 쪽만 이익을 얻고 정작 데이터를 만든 사람에게는 리워드를 주지 않는 구조다. 국가든 기업이든 데이터를 제공한 국민에게 보험료 할인이나 포인트 등의 보상을 줘야 서로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정부의 AI 예산은 어디에 우선적으로 투입해야 하나.
▲우선 GPU를 효과적으로 분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보통 세계적으로 노벨상 수상자는 연구에 GPU 500장 정도를 쓴다고 한다. 몇십 장씩 나눠준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GPU는 일종의 무기다. 각 부대에 나눠주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전략적으로 관리하고 공동 연구실을 운영하면서 필요한 곳이 가져다 쓰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또한 한국은 응용기술에 강한 나라다. 우리가 잘하는 제조업에 AI를 붙여 제조업 최강국이 되고, 교육에 붙여 국민마다 개별 담임교사를 갖게 해야 한다. 의료에 붙이면 전 국민이 주치의를 가질 수 있고, 문화에 붙이면 수많은 작가와 창작자가 수입을 얻는 세계적인 플랫폼을 만들 수 있다. 지금 우리는 앱과 클라우드, AI서비스에 '디지털 월세'를 내고 있다. 우리 스스로 플랫폼을 가지도록 해야한다.
-각 부처와 사업에 흩어진 AI 예산은 어떤 기준으로 심사해야 하나.
▲첫째는 GPU가 효율적으로 쓰이는지를 관리하고 결과물을 예측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둘째는 'AI'라는 단어를 남발하는 '무늬만 AI' 사업이 없는지, 셋째는 실생활에 유용한 서비스와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지를 집중해서 심사해야한다. AI도 기술 자체보다 국민이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서비스가 나와야 한다. 그래야 새로운 산업과 기업, 일자리가 탄생한다.
-AI 인재 양성과 연구개발 투자의 연속성을 확보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책이 중단되지 않도록 제도와 법률로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성공 확률이 낮더라도 도전적인 R&D 과제를 선정하는 국가 시스템이 필요하다. 해외 우수 인재 영입을 위한 비자 체계도 획기적으로 바꿔야 한다. 처음에는 적은 돈으로 연구를 시작하게 하고 가능성이 보이면 국가가 도입·선구매한 뒤 시장에서 규모를 키우는 체계도 필요하다.
-AI 투자 성과가 소수 대기업에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AI 시대에는 다국적 기업이자 거대한 제국과 같은 기업이 탄생하고, 부가 몇몇 기업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AI 시대는 디지털 봉건제와 같다. 농경시대의 관개수로, 산업화 시대의 전기·상하수도처럼 누구나 AI를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디지털 인프라를 국가가 갖춰야 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주환원은 필요하지만 샴페인을 터뜨리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본다. 전기와 용수 등 국가 인프라가 투입된 만큼 청년 고용을 늘리고 협력업체의 단가를 현실화하며 함께 R&D를 해야 한다. 한 기업의 성과가 아니라 국민 전체가 함께 성장한다는 믿음이 있어야 기업도 오래갈 수 있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전영주 기자 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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