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 고인 물 터지면 큰일”…엄홍길도 혀 내두른 네팔 국경길
![네팔 대홍수가 발생한 라수와가디 아래 트리슐리 바자르 타운의 모습. [AFP=연합뉴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8/28/joongang/20260828060243075ddpm.jpg)
대홍수가 발생한 네팔 라수와(Rasuwagadhi) 지역과 중국 티베트 지룽(吉隆) 일대는 히말라야 내밀한 곳에 자리한 네팔-티베트 국경 지역이다. 라수와가디-지룽 국경 검문소는 과거 한국 트레커가 많이 이용했던 코다리(Kodari)-장무(樟木) 국경에서 서쪽으로 약 70㎞ 떨어진 곳이다. 네팔의 대표 트레킹 코스 하나인 랑탕국립공원과도 멀지 않다.
코다리-장무는 오랫동안 네팔과 중국(티베트)을 잇는 대표적인 육로였다. 티베트 라싸에서 시작해 에베레스트(8848m) 북면 트레킹을 마친 여행객들이 네팔로 내려오거나, 역으로 네팔 카트만두에서 티베트로 들어갈 때 이용하던 길이다. 그러나 2015년 지진으로 길이 끊겼고, 때마침 중국이 지원한 라수와가디-지룽 국경 길이 열리면서 주요 육상 루트가 됐다.
그러나 이 길은 코다리-장무에 비해 훨씬 위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카트만두에서 지프를 타고 라수와기디-지룽을 넘어 티베트를 다녀온 엄홍길(67) 대장은 “전의 길(코다리-장무)보다 좁고 위험해 보였다. (중국 국경 검문소로 가는 길은) 블랙홀로 들어가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중국 지원으로 열린 새 국경길
카트만두포스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라수와가디-지룽 길은 중국의 지원으로 건설됐다. 중국은 2007년 라수와가디 아래 도시 샤브루베시에서 국경까지 도로 건설을 지원하기로 약속했고, 약 16㎞ 구간을 2012년에 완공했다. 2014년에는 국경을 넘나드는 길이 열렸고, 이후 코다리-장무가 지진 피해를 보면서 네팔-중국(티베트)을 잇는 유일한 육로가 됐다.

라수와가디-지룽 검문소를 거쳐 티베트로 가는 육로는 성산(聖山) 카일라스(6656m)로 가는 주요 루트다. 네팔에서 카일라스와 마나사로바 호수를 찾는 여행객은 이 검문소를 거쳐야만 한다. 이번 대홍수에서 외국인 피해가 컸던 것도 이런 이유다. 대부분의 여행객은 국경을 통과하기 위해 라수와가디나 지룽에서 하룻밤을 묵는다.
또 이 루트는 라싸에서 출발하는 것보다 여정이 짧고, 그래서 비용도 덜 든다. 현지 매체들은 당시 라수와가디 인근에는 카일라스로 향하는 여행객이 400명 이상 대기 중이었다고 전했다. 대홍수 이후 연락이 끊긴 외국인은 이보다 더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인도인이 많았는데, 이 길을 통하면 인도에서 카일라스까지 육로로 이동할 수 있다.
반면 티베트를 방문하는 한국 여행객은 주로 라싸에서 여정을 시작한다. 라싸 공항에 내려 서쪽으로 시가체와 사가를 거쳐 카일라스로 이동한 뒤 아리(阿里) 지역 공항을 이용해 라싸로 되돌아온다. 라싸에서 출발해 국경을 넘어 카트만두로 내려가는 경우도 있지만, 많지 않다.
네팔-티베트 국경 길은 원래 험준하다
라수와가디-지룽 국경 길은 히말라야의 험준한 계곡을 따라 이어진다. 라수와가디 아래 도시 샤브루베시에서 라수와가디까지 구간 역시 급경사의 산악 지형이다. 집중호우가 내리면 산사태 등 늘 위험이 따르는 곳이다.

중국은 티베트에서 네팔 등 남아시아로 이어지는 교통로를 확대 중이다. 과거 사람과 야크가 다니던 고산 지역의 험준한 길을 자동차와 대형 화물이 다닐 수 있도록 도로를 닦는 중이다. 도로 덕분에 물류와 관광 접근성은 나아졌지만, 빙하와 협곡이 자리한 고산에 도로가 생기면서 자연재해의 위험은 커졌다.
이번 대홍수는 지난 26일, 네팔과 중국 티베트 접경 지역인 랑탕리룽(7234m) 산 북쪽 사면에서 너비 약 600m의 빙하가 렌데 콜라(협곡) 강 쪽으로 무너지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빙하 붕괴 후 엄청난 양의 물과 토사가 쏟아지면서 렌데콜라 강과 트리슐리 강 인근 마을을 휩쓸고 지나갔다. 300여 명이 사망하고, 1500명 이상이 실종된 것으로 파악된다.
김영주 기자 kim.youngju1@joongang.co.kr
김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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