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마른 하늘에 날벼락…‘물·흙 쓰나미’가 마을 덮쳐”

장은현 2026. 8. 27.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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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전체가 완전히 갯벌처럼 바뀌었습니다. 차가 지나가지도, 사람이 움직이지도 못하는 상황입니다."

히말라야 산악지대에서 발생한 돌발홍수로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한 네팔에서 13년째 사역 중인 허언약 선교사는 27일 국민일보에 현지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허 선교사 부부가 거주하는 비두르 마을은 이번 홍수로 가장 큰 피해를 본 띠무레·샤브로베시에서 차로 1시간30분가량 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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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사 가족이 보내온 현지 참상
다리·도로 대부분 파괴
수도·전력시설도 망가져
2차 홍수 발생 가능성 대피 경고도
네팔 중북부 바그마티주에서 발생한 대규모 홍수로 피해를 입은 누와코트 비두르 지역이 27일 온통 진흙탕으로 뒤덮여 있다. 허언약 선교사 제공

“마을 전체가 완전히 갯벌처럼 바뀌었습니다. 차가 지나가지도, 사람이 움직이지도 못하는 상황입니다.”

히말라야 산악지대에서 발생한 돌발홍수로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한 네팔에서 13년째 사역 중인 허언약 선교사는 27일 국민일보에 현지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허 선교사와 아내 박이레씨가 거주하는 네팔 중부 누와코트 비두르 일대는 홍수가 휩쓸고 간 뒤 물과 흙이 뒤섞여 사실상 이동이 불가능한 상태가 됐다.

중국 국경 인근 랑탕 계곡에서 트리슐리강을 따라 거센 물이 밀려들면서 마을과 마을을 잇는 다리와 도로 대부분이 파괴됐다. 수도와 전력 공급시설도 망가졌다. 허 선교사 부부는 피해지역 접근 자체가 어려워 구조와 이재민 지원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허 선교사 부부가 거주하는 비두르 마을은 이번 홍수로 가장 큰 피해를 본 띠무레·샤브로베시에서 차로 1시간30분가량 떨어져 있다. 중국 국경과 맞닿은 띠무레·샤브로베시는 폭발하듯 밀려든 물에 휩쓸려 지역 전체가 사실상 사라졌다고 한다. 상대적으로 피해가 덜한 중·하류 지역에서도 강 인근 주택들이 무너져내렸다.

박씨는 “평화롭던 오전 9시에 갑자기 쓰나미처럼 물이 밀려들어와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며 “흙과 물이 한순간에 마을을 삼켰다.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라는 게 이런 것 아닐까 싶었다”고 말했다. 홍수로 수도와 전력을 공급하는 시설이 모두 망가져 현재 물 공급이 끊겼고 통신 연결도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한다.

구조 작업은 이날 오전부터 시작됐지만 현장 접근이 어려워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소방차나 구급차가 마을 내부로 들어갈 수 없고 구조 인력도 지상에서 활동하기 어려워 헬기에 의존하고 있다. 헬기가 착륙할 공간마저 마땅치 않아 구조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홍수로 피해를 입은 네팔 중부 비두르 마을이 27일 온통 진흙탕으로 뒤덮여 있다. 허언약 선교사 제공

카트만두에서 이재민을 돕고 있는 강대석 엄홍길휴먼재단 네팔지부장은 “물살이 워낙 세서 사람이 떠내려가면 인도까지 갈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실종자 수색이 오래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상 여건도 구조 작업을 어렵게 하고 있다. 향후 3일간 현지에 비가 예보된 데다 ‘2차 홍수 발생 가능성이 있으니 대피하라’는 알림도 계속 내려오고 있다고 한다.

네팔 중부 비두르 마을의 선교센터에 27일 홍수로 터전을 잃은 이재민 50여명이 대피해 있다. 허언약 선교사 제공

허 선교사 가족이 운영하는 선교센터에는 피해를 입은 이재민 50여명이 머무르고 있다. 재난 수습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식수와 식량도 고갈될 위기에 놓였다. 허 선교사 측은 카트만두에서 활동하는 다른 선교사와 구호단체에 물과 양파, 감자 등의 지원을 요청했다.

박씨는 “수력발전소에서 일하던 한국남동발전과 두산에너빌리티 직원들과 개인적인 친분은 없어도 그들이 어디에서 지냈는지는 안다”며 “안전하게 구조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네팔 당국은 5000명 이상의 군 병력과 경찰 등을 동원해 125명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장은현 김다연 권민지 기자 e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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