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일본 땅 밟는 허미미 “애국가 더 크게 부를 거예요”

최원준 2026. 8. 27.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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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미미는 다음 달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기 위해 24년 전 자신이 태어난 일본으로 향한다.

최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만난 허미미는 "한국 선수로 고향인 일본에 아시안게임이라는 큰 무대를 위해 방문한다는 점이 부담도 된다"면서도 "현지 친구들에게서 많은 응원 메시지가 온다. 반대로 생각하면 익숙한 장소에서 경기하는 것이니 더 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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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유도 국가대표 허미미가 최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하며 도복 왼쪽 가슴에 새겨진 태극기를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다. 진천=최원준 기자

허미미는 다음 달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기 위해 24년 전 자신이 태어난 일본으로 향한다. 할머니의 유언에 따라 한국 국적을 택하면서 일본을 떠난 지 5년 만이다. 유년 시절을 함께한 정든 곳에서 이제는 태극기가 달린 도복을 입고 금빛 메치기를 준비한다.

허미미는 일본 도쿄에서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재일교포 3세다. 세계선수권과 그랜드슬램, 그랑프리 등 주요 국제 대회에서 6차례 정상에 오른 한국 유도의 간판이다. 2024 파리올림픽에선 개인전 은메달과 혼성 단체전 동메달을 차지했다. 아시안게임 개인전 데뷔전인 이번 대회 목표는 금메달이다.

최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만난 허미미는 “한국 선수로 고향인 일본에 아시안게임이라는 큰 무대를 위해 방문한다는 점이 부담도 된다”면서도 “현지 친구들에게서 많은 응원 메시지가 온다. 반대로 생각하면 익숙한 장소에서 경기하는 것이니 더 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허미미는 2021년 “일본이 아닌 한국에서 국가대표로 뛰었으면 좋겠다”는 할머니의 마지막 말씀을 듣고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태어날 때부터 한국과 일본 국적을 동시에 가졌던 그는 과감하게 일본 국적을 포기했다. 유도 종주국인 일본에서 더 선진화된 훈련 환경을 누리며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도 있었지만 태극마크를 택했다. 그는 “일본 선수 생활을 포기한 것을 단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 한국을 선택해서 지금의 내가 있다”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면 할머니께서 나를 자랑스러워하실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마음고생도 심했다. 파리올림픽 직후 왼쪽 어깨가 말썽을 부렸고,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결국 지난해 3월 수술대에 올랐다. 허미미는 “수술을 고민하자 병원에서 수술하지 않으면 선수 생활은 앞으로 길어야 4년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며 “수술 직후 운동 능력이 확 떨어졌다. 예전의 나로 돌아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두려웠지만 마음을 다잡았다”고 했다. 악착같이 재활에 매달려 복귀 시기를 앞당긴 허미미는 지난해 11월 아부다비에서 열린 그랜드슬램에 출전해 금메달을 따내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허미미가 이번 대회 금메달을 바라보는 데에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독립운동가 허석 선생의 5대손인 그는 파리올림픽을 마친 뒤 허석 선생의 묘역을 찾아 “다음에는 금메달을 들고 찾아뵙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할아버지와의 약속을 잊은 적이 없다. 금메달을 향한 의지가 더 강해지는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허미미는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금메달을 딸 경우를 대비해 애국가를 연습했다. 하지만 은메달에 그치면서 기회는 오지 않았다. 그는 “2년 동안 한국어도, 애국가도 더 연습했다. 이번에 일본에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라 애국가가 연주된다면 더 크게, 잘 부를 수 있다”며 웃었다.

진천=최원준 기자 1j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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