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중국산 배추' 포비아 확산...발암물질 논란에 업주·소비자 모두 '불안'

김찬주 2026. 8. 27.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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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콩나물 국밥집.

고물가에 의한 원가 부담 상승과 소비심리 위축으로 손님까지 줄어들며 자영업자들의 생존 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산 배추를 둘러싼 '포름알데히드' 논란이 덮치면서다.

이날 점심식사를 마치고 나온 박모씨는 "평상시엔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이번 중국 발암물질 배추 논란은 찜찜하다. 당분간 식당에서 김치를 주메뉴로 하는 음식이나 기본찬으로 나오는 김치는 먹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중국산 배추에 대한 검사 강화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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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수입 김치 의존도 높은 외식업계
中 배추 위생 잇단 논란에 불안 확산
국내산 원가 부담에 전환도 어려워
"소비자 불안·업주 부담 해법 찾아야"
26일 점심시간. 서울 종로구의 한 콩나물 국밥집에서 밑반찬으로 김치가 아닌 오이무침이 제공됐다. 업주는 중국산 배추 발암물질 논란 당일 오이무침으로 반찬을 대체했다고 말했다. ⓒ데일리안 김찬주 기자

지난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콩나물 국밥집. 점심시간 식당마다 손님을 맞을 준비가 한창이었지만, 식당 업주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고물가에 의한 원가 부담 상승과 소비심리 위축으로 손님까지 줄어들며 자영업자들의 생존 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산 배추를 둘러싼 '포름알데히드' 논란이 덮치면서다.

가게를 찾은 손님들 일부의 시선은 벽면에 붙은 원산지 표시 안내판으로 향했다. 업주는 평소였다면 거리낌 없이 손님 앞에 내놓았던 김치를 오이 무침으로 대체했다고 했다.

◇이번엔 '발암물질'…반복되는 中 배추 불신

이날 점심식사를 마치고 나온 박모씨는 "평상시엔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이번 중국 발암물질 배추 논란은 찜찜하다. 당분간 식당에서 김치를 주메뉴로 하는 음식이나 기본찬으로 나오는 김치는 먹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또 김모씨는 "모든 중국산 배추가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이번 일로 식당에서 중국산 배추를 사용해 제공되는 김치 자체를 못 믿게 됐다"고 했다.

최근 중국산 김치에 대한 불안은 중국 허베이성 장자커우시 캉바오현에서 일부 배추 수매업자들이 운송 과정에서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1군 발암물질'에 해당하는 포름알데히드를 사용한 사실이 알려진 뒤다.

ⓒ중국 SNS 영상 갈무리

포름알데히드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한 물질이다. 공업용이나 소독, 생체 조직 보관 등에 쓰인다.

논란이 확산하자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중국산 배추에 대한 검사 강화에 나섰다. 지난 24일부터 수입 통관 단계에서 포름알데히드 함유 여부를 검사하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포름알데히드가 검출된 사례는 없다. 관련 검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지난 24~25일 수입 신고된 중국산 배추 8건을 검사한 결과 모두 포름알데히드가 나오지 않았다.

중국산 먹거리를 둘러싼 안전성 논란은 수십 년째 반복되고 있지만, 모든 중국산 배추나 김치가 안전성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24년 10월 1일부터 모든 해외 배추김치 제조업소를 대상으로 HACCP(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 의무 적용을 전면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강화된 안전관리 체계와 별개로 중국산 김치에 대한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인식은 여전히 남아 있다.

2005년 중국산 김치에서 기생충알이 잇따라 검출된 데 이어 2021년에는 이른바 ‘알몸배추’ 영상으로 위생 논란이 불거지는 등 과거 관련 사건이 반복되면서 중국산 식품 전반에 대한 불신이 누적됐기 때문이다.

외식업계는 이 같은 소비자들의 불신에도 중국산 김치 사용을 이어가고 있다.

고물가로 식재료비와 인건비 등 비용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중국산 김치를 선택하는 식당이 대부분이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김치 수입량은 33만6221톤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최근 5년간(2021~2025년) 증가율은 39.7%에 달한다. 올해도 1월부터 7월까지 19만4401톤이 들어오면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또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간한 '2025 김치산업 실태조사 통계보고서'를 살펴봐도 음식점업체의 44.1%가 수입산 김치를 반찬으로 냈다. 메뉴 조리용 김치는 수입산 비중이 51.0%로 절반을 넘었다.

국산과 중국산 김치의 가격 차이는 상당하다. 실제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업소용 10㎏ 배추김치는 중국산이 1만5000원 안팎인 반면 국내산은 3만~4만원대로, 중국산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감당하기 힘든 국내산 김치 가격

콩나물 국밥집 업주 김모씨는 "중국산 배추 논란 첫 날, 김치를 기본찬으로 제공하니 손도 안 대는 손님들이 많았다"며 "오후 장사부터 김치가 아닌 오이 무침을 급히 만들어 제공했는데 '김치는 안 주느냐'고 묻는 손님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산 김치로 바꾸면 오른 원가 만큼 메뉴 가격을 올려야 하고, 밑반찬을 바꾸자니 품이 많이 든다"며 "애초 김치를 안 먹는 분들도 많아 버려지는 양도 많고, 국내산으로 바꾼다고 해도 마찬가지일 것 같아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김치.ⓒ게티이미지뱅크

◇소비자 불안 해소할 관리 체계 필요

외식업계에서는 국내로 수입되는 배추의 경우 HACCP 인증을 받은 업체를 거치는 만큼, 정부가 이 같은 안전관리 체계를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원산지 표시를 강화하고, 문제가 확인된 제품은 즉각 수입을 금지하는 등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중국 측에도 철저한 위생관리를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논란을 중국산 배추 전체의 안전성 문제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이미 안전관리 체계가 마련된 만큼 개별 사건과 중국산 식품 전체를 동일시하기보다 실제 위해 여부를 중심으로 판단해야 한다"면서도 "과거 위생 논란이 반복돼 형성된 소비자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와 업계의 적극적인 정보 제공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기적으로는 국내산 배추의 가격 경쟁력과 품질을 높여 선택지를 넓혀야 한다는 제언도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단기간에 중국산 배추를 대체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국산 농산물의 품질을 세분화하고 인증하는 등 프리미엄화·등급화를 통해 시장 자체를 고도화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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