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회생안 근거 ‘깜깜이’인데… 홈플은 “채권단 동의 사실상 확보”

김진욱 2026. 8. 27. 06:0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홈플러스가 22%의 매출 반등과 2030년 5918억원, 2037년 9143억원 대규모 차입의 근거가 빠진 허술한 회생안을 내고도 채권단 동의를 사실상 확보했다고 법원에 주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홈플러스가 지난달 31일 법원에 제출한 DIP대출 허가 신청서에는 주요 7개사가 회생안에 동의하는 것을 자금 인출의 주요 조건으로 적혀 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홈플러스 재개장 하루 전인 12일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강서점의 3층 출입이 통제돼 있다. 연합뉴스


홈플러스가 22%의 매출 반등과 2030년 5918억원, 2037년 9143억원 대규모 차입의 근거가 빠진 허술한 회생안을 내고도 채권단 동의를 사실상 확보했다고 법원에 주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국회까지 채권단을 향해 회생안을 승인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회생안이 제대로 작성됐는지, 실현 가능성은 있는지 따져야 할 내달 2일 관계인집회를 앞두고 계획의 검증이 아니라 ‘일단 살리고 보자’는 결론이 굳어지는 모양새다.

서울회생법원에 제출된 877쪽 규모의 홈플러스 제2차 수정회생계획안에 따르면 이 회사는 2028년 3월부터 2029년 2월까지 매출을 전년보다 7439억원(22%) 늘리고 2030년에는 5918억원, 2037년에는 9143억원을 금융권에서 조달해 빚을 갚아나갈 계획이다. 그러나 국민일보가 26일 회생안을 전수 검증한 결과 홈플러스가 7439억원이라는 매출을 어떤 점포와 어느 사업에서 만들어낼지, 2030년 5918억원을 어떻게 빌릴지, 이 금액과 2037년 9143억원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알 수 없다.

매출과 담보, 빚이라는 회생의 세 축에서 홈플러스가 주장하는 수치에 이르는 과정이 회생안에 빠져 있는 것이다. 회생안은 홈플러스가 채권단에 ‘청산 대신 10년간의 변제를 받아들이라’고 요구하는 핵심 서류인데도 그 실현 가능성을 따져볼 근거가 없다.

그런데 홈플러스가 법원에 제출한 문서를 보면 표결의 계산은 상당 부분 끝나 있다. 홈플러스 관리인은 지난달 20일 낸 즉시 항고장에서 메리츠금융그룹과 현대카드, 롯데카드, KB국민은행, 신용보증기금 등 채권자협의회 주요 7개사의 채권액이 회생 채권자 조의 77% 이상을 차지한다면서 “이들이 동의하면 회생안이 인가되는 데 필요한 동의율은 사실상 확보되는 것과 다름없다”고 적었다.

홈플러스가 최근 메리츠금융으로부터 확보한 2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대출도 채권단 동의와 묶여 있다. 홈플러스가 지난달 31일 법원에 제출한 DIP대출 허가 신청서에는 주요 7개사가 회생안에 동의하는 것을 자금 인출의 주요 조건으로 적혀 있다. 홈플러스는 이 돈을 인출해 이달 중순 재개장했다. 허가 신청서상으로는 관계인집회에 앞서 주요 7개사의 회생안 동의를 먼저 받도록 짜인 구조다.

여기에 국회까지 가세했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26일 낸 결의문에서 메리츠금융 등을 직접 거론하며 “홈플러스의 회생안 인가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채권단은 DIP대출 지원으로 할 일을 다 했다는 식의 태도를 버리고 회생안 이행에 끝까지 협력하라고 요구했다.

관계인집회의 회생안 검증 기능이 무력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통상 관계인집회에서 각 채권자는 회생안에 적힌 변제 조건과 회사의 향후 영업 전망 등을 따져 찬반을 결정한다. 회생안이 부실하게 작성됐거나 실행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하면 반대표를 던질 수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홈플러스 회생안의 가부를 좌우할 주요 7개사의 동의가 DIP대출 자금 인출 조건에 포함됐다. 여기에 국회가 채권단에 회생안 승인을 공개적으로 촉구하면서 관계인집회가 열리기도 전에 찬성 쪽으로 무게추가 기울었다.

다만 관계인집회에서 홈플러스 회생안이 가결되더라도 법원의 인가 심사는 따로 이뤄진다. 법원은 홈플러스가 회생안에 적은 변제 계획을 실제로 이행할 수 있는지 한 번 더 따진다. 주요 7개사가 관계인집회에 앞서 회생안에 동의하도록 DIP대출 인출 구조가 짜인 만큼 법원이 더 면밀히 살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채권단 찬성은 홈플러스를 살리겠다는 결정이지 사업 계획이 올바르다고 인증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