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삼킨 대홍수, 최소 160명 사망…한국인 9명 연락두절
히말라야 산악지대에 위치한 네팔 중북부 지역에서 대규모 홍수가 발생해 현재까지 최소 160명이 숨지고 외국인 최소 341명이 실종됐다. 이 가운데 한국인 9명도 연락이 두절됐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쯤 네팔 중북부 바그마티주 일대에서 대규모 홍수가 발생했다. 네팔 경찰은 이날 수색 작업을 통해 시신 157구를 수습했다고 밝혔다. 앞서 중국 관영 CCTV도 국경 인근 티베트 지역에서 3명이 숨졌다고 보도해 현재까지 집계된 사망자 수는 160명에 달한다. 네팔 관광부는 관광객 403명이 현재 실종 상태이며 이 가운데 341명은 외국인이라고 전했다.
한국 외교부도 바그마티주 라수와 지역에서 발생한 홍수로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에 있던 한국남동발전과 두산에너빌리티 소속 한국인 직원 9명의 연락이 두절됐다고 밝혔다. 두산에너빌리티 소속 또 다른 한국인 10명도 현지에 고립돼 있었으나 현재는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고립됐던 한국인 10명의 안전은 확인했다”고 밝혔다.
사고 지역에서는 주택·도로·전력시설 등 기반시설이 광범위하게 파손됐다. 라수와 지역을 흐르는 보테코시강이 범람하면서 인근 여러 마을이 물에 잠겼고 도로와 수력발전 시설 등도 피해를 입었다. 현지 방송에는 홍수로 무너진 주택과 떠내려가는 차량, 유실된 철제 교량의 모습이 포착됐다. 목격자들은 로이터통신에 “물길이 마을 전체를 집어삼켰다”고 전했다.
네팔 에너지부에 따르면 이번 홍수로 430MW 규모의 전력 공급이 차질을 빚었다. 이는 네팔 전체 수력발전 설비용량인 3.2GW의 12% 이상에 해당한다.

사고 지역은 수도 카트만두에서 북쪽으로 약 70㎞ 떨어진 중국 티베트 자치구 접경 지역이다. 사스미트 포카렐 네팔 정부 대변인은 “(주변국인) 인도와 중국에 구조 활동 협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번 홍수로 국경 인근 지역이 큰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실종자에 대한 전면적인 수색과 함께 2차 재난을 막기 위한 모니터링 및 조기경보 체계 강화를 촉구했다. 중국 관영 CCTV에 따르면 국경 검문소에는 최소 574명의 구조대원이 배치됐다.
네팔과 국경을 맞댄 인도에서도 홍수 경보가 발령됐다. 네팔에서 발원한 여러 강이 산악지대에서 인도 평원으로 흘러내리는 만큼, 인구 밀집 지역인 우타르프라데시주와 비하르주에 홍수 경보가 내려졌다.
카트만두에 본부를 둔 통합산악발전국제센터(ICIMOD) 소속 기후 전문가들은 이날 돌발 홍수가 빙하에서 발생한 눈사태가 원인이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강 상류에 있는 얼음·암석으로 인한 산사태도 촉발 요인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자연자원부는 이번 사고의 원인과 관련해 네팔 쪽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눈사태가 중대한 연쇄재해를 촉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폭우에 산사태가 겹쳐 피해를 키웠다. 토사 쇄도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독일 지구과학연구센터(GFZ)는 해당 지역에서 규모 4.4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가장 큰 피해가 발생한 라수와 지역에서는 지난해 8월에도 유사한 돌발 홍수가 발생했다. 당시 인접한 티베트의 빙하호가 산악 지역의 고온으로 범람하면서 홍수가 발생해 9명이 숨졌으며, 네팔과 중국을 연결하는 다리를 비롯한 주요 기반시설도 파손됐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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