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홍수로 최소 95명 사망…韓 9명 연락두절, “고립 10명 안전 확인”

심석용, 전민구, 안효성 2026. 8. 26.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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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라수와 지역에서 홍수가 발생해 26일(현지시간) 우리 국민 9명이 실종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실종자 수색과 구조에 총력을 다하라”고 지시했다고 청와대가 이날 밝혔다.

외교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쯤 네팔 라수와 지역에서 발생한 홍수로, 현지에서 ‘어퍼트리슐리-1’(Upper Trishuli-1) 수력발전소를 건설하던 한국남동발전 및 두산에너빌리티 소속 한국인 9명이 연락 두절됐다. 네팔 수력·에너지 개발회사(NWEDC)가 발주해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북쪽으로 70㎞ 떨어진 트리슐리 강에 216메가와트(MW) 규모의 수력발전소를 짓는 사업으로 한국남동발전, 두산에너빌리티 등이 참여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발전소 건설과 터빈, 발전기 등 주요 기자재를 제작·공급하고 있다.

26일 오후 11시30분(한국시간) 현재 두산에너빌리티 한국인 직원 6명과 한국남동발전 건설 관리 인원 3명이 연락 두절 상태다. 주네팔한국대사관은 네팔 정부에 해당 사실을 통보하면서 신속한 수색과 구조를 요청하는 한편 영사도 현장으로 급파했다. 네팔 정부는 육군과 경찰 등으로 구성된 구조팀을 파견했다. 인근에 있던 두산에너빌리티 소속 한국인 10명도 고립됐었는데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날 “두산 에너빌리티 소속 다른 우리 국민 10명은 대피해 급파된 우리 영사와 함께 안전한 상황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관련 보고를 받은 뒤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실종자 수색·구조에 총력을 다하라.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라”고 긴급 지시했다고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이 공지를 통해 전했다. 이 대통령은 또 “네팔 정부 및 현지 당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실종자 가족 지원과 현장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의 안전 확보에도 만전을 기하고, 추가 피해 방지에도 최선을 다하라”고 당부했다.

정부는 이날 조현 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를 설치했다. 외교부·소방청·경찰청으로 구성된 정부합동 신속대응팀을 꾸려 최단 시간 내 현지로 파견할 예정이다.

26일(현지시간) 네팔에 발생한 홍수로 강가의 집들이 진흙탕 물에 잠긴 모습. AFP=연합뉴스

두산에너빌리티는 입장문을 통해 “신속한 상황 파악과 사고 수습을 위해 비상대책본부를 즉시 꾸렸고 정연인 대표이사를 포함한 현장대응팀을 급파할 예정”이라며 “관계 당국 및 사업 관계자들과 협력해 연락이 두절된 직원들의 수색과 구조를 지원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남동발전 관계자는 “네팔 대사관 등을 통해 신속한 구조를 요청하는 한편 직원들을 현지에 파견해 캠프를 꾸리고 구조활동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외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쯤 네팔 중북부 바그마티주 일대에서 대규모 홍수가 발생했다. 사고 지역에서는 주택·도로·전력시설 등 기반시설이 광범하게 파손됐다. 라수와 지역을 흐르는 보테코시강이 범람하면서 인근 여러 마을이 물에 잠겼고 도로와 수력발전 시설 등도 피해를 입었다. 현지 방송에는 홍수로 무너진 주택과 떠내려가는 차량, 유실된 철제 교량의 모습이 포착됐다. 네팔 당국은 이번 홍수로 최소 95명이 숨지고 최소 341명의 외국인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카트만두에 본부를 둔 통합산악발전국제센터(ICIMOD) 소속 기후 전문가들은 이날 돌발 홍수가 빙하에서 발생한 눈사태가 원인이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상류에 있는 얼음·암석으로 인한 산사태도 촉발 요인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토사 쇄도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독일 지구과학연구센터(GFZ)는 해당 지역에서 규모 4.4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라수와 지역에서는 지난해 8월에도 유사한 돌발 홍수가 발생했다. 당시 인접한 티베트의 빙하호가 산악 지역의 고온으로 범람하면서 홍수가 발생해 9명이 숨졌고 네팔과 중국을 연결하는 다리 등이 파손됐다.

심석용· 전민구, 세종=안효성 기자 shim.seok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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