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쟁의권 잃은 카카오 노조 "공동교섭·국민연금 설득으로 인적분할 저지"

박상준 2026. 8. 26.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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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노동조합이 카카오AI와 카카오X로 회사를 나누는 인적분할을 저지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미 올해 임금협약을 타결한 카카오 노조는 교섭 과정에서 확보한 쟁의권이 소멸된 상태라, '그룹 차원 공동교섭'을 요구해 인적분할 문제를 교섭 테이블에 올리고 쟁의권도 다시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카카오지회는 26일 경기 성남 판교역 광장에서 공동교섭 선포식을 연 뒤 카카오 판교아지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분할 저지 계획을 공개했다.

카카오지회는 이날 공동교섭 요구안을 회사에 전달하고 이달 안에 분할 반대를 위한 추가 행동 계획을 마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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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개인주주 설득해 12월 특별결의 저지 추진
공동교섭 성사·쟁의권 확보는 변수
카카오 노동조합이 26일 판교역 광장에서 피켓을 들고 인적분할 공동교섭을 요구하고 있다.ⓒ데일리안 박상준 기자

카카오 노동조합이 카카오AI와 카카오X로 회사를 나누는 인적분할을 저지하겠다고 선언했다. 인적분할에 따른 고용 불안정과 주주 부담, 지배 구조 혼란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다.

이미 올해 임금협약을 타결한 카카오 노조는 교섭 과정에서 확보한 쟁의권이 소멸된 상태라, '그룹 차원 공동교섭'을 요구해 인적분할 문제를 교섭 테이블에 올리고 쟁의권도 다시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당장 파업 등 실력행사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라 오는 12월 임시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과 개인주주를 설득해 반대표를 이끌어내는 것을 우선한다.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카카오지회는 26일 경기 성남 판교역 광장에서 공동교섭 선포식을 연 뒤 카카오 판교아지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분할 저지 계획을 공개했다.

노조가 가장 먼저 겨냥한 곳은 주주총회다. 인적분할은 주총 특별결의가 필요한 사안인 만큼 오는 12월 임시주총에서 출석 주주 의결권 3분의1 이상의 반대표를 모아 안건을 막겠다는 계획이다.

서승욱 카카오지회장은 "구체적인 일정은 더 논의해야 하지만 분할을 막는 방법은 주주총회에서 부결시키는 것"이라며 "우선 국민연금을 만나 반대표 확보에 나서고 개인투자자들에게도 분할의 문제점을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카카오 대주주 측 지분만으로 특별결의를 통과시킬 수 없는 만큼 외부 주주를 설득할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국민연금이 정부의 주주친화 정책 기조 등을 고려하면 분할안에 반대표를 던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서승욱 카카오지회장이 26일 카카오 판교아지트에서 인적분할 반대 공동교섭 선포식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투쟁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상준 기자

쟁의행위는 그 다음 카드다. 카카오 노사는 이달 7일 연봉총액 인상 재원 6.3%와 특별격려금 300만원 지급에 합의하며 올해 임금협상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노사 잠정 합의에 이어 조합원 찬반투표까지 가결되면서 '평화 의무'가 생겼다. 이미 합의된 사항의 변경이나 폐지를 목적으로 파업·태업 등 쟁의행위를 하지 않을 의무다.

노조는 "아직 임단협 공식 서명은 이뤄지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기존 임금교섭과 별개로 인적분할 대응을 위한 새로운 쟁의 절차가 필요한 상황이다.

노조가 공동교섭을 함께 꺼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카카오와 주요 계열사를 하나의 협상 틀로 묶어 고용안정과 성과배분, 조직개편·매각·분사 과정의 사전협의 등 공통 의제를 다루겠다는 구상이다. 결렬될 경우 법적 절차를 밟아 별도 쟁의권을 확보할 가능성을 열어두는 포석이기도 하다. 특히 현재 교섭 타결이 안 된 카카오뱅크와 공동교섭을 추진해 교섭력을 넓히는 전략을 추진할지가 관건이다.

서 지회장은 "공동교섭의 틀에서는 쟁의권이 별도로 발생할 수도 있다"며 "얼마나 빠르게 확보할 수 있느냐는 시기의 문제가 있지만 가능성은 가시권 안에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와의 공동교섭 연계 가능성에 대해선 "카카오뱅크의 임단협은 카카오 지회의 공동교섭과는 별개의 문제"라며 선을 그었다.

올해 3월 시행된 개정 노동조합법(노란봉투법)은 노동쟁의 범위에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경영상의 결정'을 포함했다. 인적분할로 고용이나 근로조건에 영향을 받을 경우 노조가 이를 교섭·쟁의 의제로 삼을 여지는 과거보다 넓어졌다.

다만 공동교섭은 노조의 요구만으로 바로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회사가 협상에 응해야 하고, 결렬 이후 쟁의권을 확보하려면 노동위원회 조정중지 결정 등 관련 절차도 거쳐야 한다. 서 지회장 역시 "공동교섭은 한쪽 의지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어서 낙관만 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노조는 현재의 분할안에 대해선 전면 반대를 전제한다. 카카오가 수년간 반복된 사업재편과 조직개편, 경영진 의사결정 실패에 대한 대책을 내놓지 않은 채 다시 법인부터 나누고 있다는 주장이다.

구성원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고용이다. 카카오AI로 이동할 인력과 양사 간 역할 분담 등이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계열사별 경영진이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설명만 내놓고 있다는 게 노조 설명이다.

서 지회장은 "카카오에서는 이직하지 않았는데 회사가 다섯 번 바뀐 구성원도 있다"며 반복된 조직개편에 대한 내부 불신이 크다고 말했다.

카카오지회는 이날 공동교섭 요구안을 회사에 전달하고 이달 안에 분할 반대를 위한 추가 행동 계획을 마련하기로 했다. 향후 임시주주총회 결과와 공동교섭의 성사 여부에 따라 카카오 노사 갈등이 다시 쟁의 국면으로 번질지 결정될 전망이다.

카카오는 "이번 분할이 임직원들에게 중요한 변화인 만큼, 노조를 비롯한 구성원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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