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그리는 자율주행…'데이터 플라이휠'로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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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경쟁의 중심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다시 데이터와 인공지능(AI)으로 이동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바라보는 자율주행 경쟁의 승부처도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하드웨어 넘어 데이터·AI로자율주행 경쟁 본격화이 상무는 2020년대 초반 자동차 산업의 핵심 화두였던 전동화에서 2024~2025년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를 거쳐 2026년에는 데이터와 AI 모델 중심으로 경쟁의 축이 이동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현대차가 자율주행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제시한 해법은 '데이터 플라이휠(Data Flywheel)'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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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플라이휠' 방식으로 자율주행 고도화
자동차 경쟁의 중심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다시 데이터와 인공지능(AI)으로 이동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바라보는 자율주행 경쟁의 승부처도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차량에서 데이터를 모으고, 이를 학습해 자율주행 성능을 높인 뒤 다시 차량에 적용하고, 여기서 발생한 새로운 데이터를 다음 학습에 활용하는 선순환 구조를 얼마나 빠르고 안전하게 구축하느냐가 핵심이라는 판단이다.
이경민 현대차 자율주행개발센터 상무는 2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퓨처모빌리티위크'에서 '데이터 플라이휠을 통한 자율주행 모델의 지속 개선'을 주제로 발표하며 현대차의 자율주행 전략을 소개했다.

이 상무는 2020년대 초반 자동차 산업의 핵심 화두였던 전동화에서 2024~2025년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를 거쳐 2026년에는 데이터와 AI 모델 중심으로 경쟁의 축이 이동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 시장은 이런 변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이 상무는 "중국에서 판매되는 신차 20대 가운데 12대가 레벨2 이상의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하고 있으며, 3대는 레벨2+ 수준의 기능을 갖추고 있다"면서 "저희는 지금 시점을 자율주행 입장에서 '맨해튼 모멘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핵무기 개발 계획인 맨해튼 프로젝트가 전쟁의 판도를 바꿔놓은 것처럼, 자율주행 기술도 충분한 성숙 단계에 접어들며 자동차 시장을 재편하는 전환점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가 자율주행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제시한 해법은 '데이터 플라이휠(Data Flywheel)'이다. 차량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한 뒤 학습 가치가 높은 데이터를 선별해 AI 모델을 학습시키고, 안전 검증을 거쳐 차량에 배포하는 방식이다.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배포된 모델이 다시 도로에서 새로운 데이터를 만들어내고, 이를 다음 학습으로 연결한다.
데이터가 쌓일수록 자율주행 성능이 높아지고, 성능이 개선되면 더 나은 고객 경험을 제공해 이용자와 데이터가 다시 늘어나는 구조다. 한 번 학습에 활용된 데이터가 모델에 축적돼 이후 성능 개선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일종의 '복리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현대차는 연간 700만대 이상의 차량을 190개 이상의 지역에서 판매하며 방대한 양의 데이터 수집 기반은 갖춰 놓은 상태다. 하지만 모든 주행 데이터가 자율주행 성능 개선에 필요한 것은 아니다. 이 상무는 양질의 데이터를 선별하는 큐레이션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인 직진 주행 등 특별한 문제가 없는 데이터가 대부분이고, 차선 변경이나 교차로 돌발 상황처럼 모델이 학습해야 할 가치가 높은 데이터는 전체의 1% 이하라는 게 이 상무의 설명이다. 모델이 고도화될수록 이 비중은 더 낮아진다.
때문에 현대차가 강조하는 것은 데이터의 '큐레이션'이다. 무작정 데이터를 모으는 대신 모델에 필요한 데이터와 포맷을 선별해야 한다. 모든 차량의 데이터를 그대로 저장하고 처리하면 스토리지와 GPU 비용이 급증할 수 있어 효율적인 데이터 선별이 필수라는 것이다.
현대차는 수집한 데이터를 그대로 학습하는 데 그치지 않고 3D로 재구성해 다양한 상황으로 확장한다. 예를 들어 교차로에서 무단횡단하는 보행자를 포착한 실제 데이터를 3D 환경으로 만든 뒤 비나 눈, 다수의 보행자 등 다양한 조건을 추가해 자율주행 모델을 검증하는 방식이다.
현대차가 데이터 플라이휠의 경쟁력으로 꼽은 또 하나는 글로벌 운영이다. 이른바 '팔로우 더 선(Follow the Sun)' 방식이다.
이 상무는 "한국에서 낮 동안 데이터를 수집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이슈를 남긴 뒤, 한국이 밤이 되면 미국 엔지니어들이 해당 이슈를 분석하고 해결한다"면서 "데이터 수집과 문제 해결을 사실상 24시간 이어가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이 상무는 미래엔 데이터 플라이휠이 충성 고객을 만드는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앞으로 고객이 차량을 선택할 때 데이터 플라이휠이 어떤 버전인지가 중요해지는 순간이 올 것"이라면서 "충성 고객이 되는 포인트는 단순히 차량의 하드웨어를 넘어 차가 제공할 수 있는 경험이 각 회사가 가지는 차별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데이터 플라이휠의 종착점이 자율주행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차량 이용 패턴과 콘텐츠 소비, 애플리케이션 등 다양한 데이터를 연결해 고객에게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데이터 플라이휠이 구축된 차량은 고객이 차량에 타는 순간 그동안의 패턴을 학습해 자동으로 단골 카페에 주문을 넣는다거나, 퇴근 후 집에 도착 전 냉·난방을 자동으로 실행하는 등 개인화에 맞춘 차량 경험이 가능하다.
이 상무는 "하드웨어를 넘어 자동차에서 겪는 경험이 완성차업체의 차별점이 되고 그 고유한 경험이 고객을 묶어두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며 "현대차는 고객들이 필요로 하고 믿을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데이터 플라이휠 구축과 운영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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