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사랑기부 ‘10만 원 벽’…“전액공제 20만 원으로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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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사랑기부가 전액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10만 원 이하에 쏠리는 현상이 좀처럼 깨지지 않고 있다. 국회와 지방자치 전문가들은 기부 확대를 가로막는 '10만 원 고착구조'를 깨기 위해 전액 세액공제 한도를 최소 20만 원으로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대한민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측도 현행 10만 원 한도가 추가 기부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전액 세액공제 한도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이달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는 2027년부터 10만 원을 초과하는 고향사랑기부금에 대해 지역 여건에 따라 세액공제율을 차등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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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액 늘었지만 98%가 ‘10만 원' 쏠림 여전
전문가들 법인기부 허용·지자체 자율성 확대 제안
정부도 2027년부터 지역별 세액공제 차등 추진

고향사랑기부가 전액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10만 원 이하에 쏠리는 현상이 좀처럼 깨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전체 기부 건수의 98%가 10만 원 이하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와 지방자치 전문가들은 기부 확대를 가로막는 ‘10만 원 고착구조’를 깨기 위해 전액 세액공제 한도를 최소 20만 원으로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개인에게 한정된 기부 주체를 법인으로 확대하고, 지방정부가 기금을 지역 실정에 맞게 활용할 수 있도록 운용 자율성을 넓혀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국지방자치학회 고향사랑기부제특별위원회는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강당에서 ‘고향사랑기부제 제도 개선과 지방재정 확충 방안’ 토론회를 열었다. 2023년 처음 시행된 고향사랑기부제는 개인이 현재 주소지가 아닌 지방자치단체에 기부하면 세액공제와 답례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제도다. 전국 모금액은 시행 첫해인 2023년 650억 원에서 2024년 879억 원, 지난해 1515억 원으로 늘었다.
하지만 1인당 기부금이 10만 원에 집중되는 구조가 고착되고 있다. 지난해 전체 기부 건수의 98%가 10만 원 이하였다. 현행 제도가 10만 원까지 전액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10만 원 초과 20만 원 이하 기부금의 세액공제율이 기존 16.5%에서 44%로 높아졌지만 ‘10만 원 고착구조’를 바꾸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 들어서는 모금액 증가세도 주춤했다. 올 상반기 전국의 고향사랑기부금 모금액은 298억 10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48억 8000만원보다 14.5% 감소했다. 1분기 모금액은 153억 원으로 전년 동기(183억 원)보다 16.4% 줄었다. 1분기 역성장을 기록한 건 제도 시행 이후 처음이다. 다만 이를 제도 자체의 위기로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분석도 나왔다. 지난해 3~4월 영남권 대형 산불 당시 피해 지역에 기부가 집중된 데 따른 기저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김보영 한국지방세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산불 당시 피해지역 8곳에 약 82억 원의 기부가 집중됐다고 설명했다. 산불 관련 기부 효과를 제외해 비교하면 올해 상반기 모금액은 오히려 전년보다 약 12%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산불 피해 지역의 기부 행태는 세제 혜택과 뚜렷한 기부 목적이 결합할 경우 10만 원을 넘는 기부를 이끌어낼 가능성도 보여줬다. 당시 특별재난지역에는 10만 원 초과 기부금에 기존의 두 배인 33% 세액공제율이 적용됐다. 의성군에는 전년 동기보다 470배 이상, 영덕군에는 41배 많은 기부가 단기간에 몰렸다. 김 연구위원은 “올해 모금 감소를 곧바로 제도의 위기로 단정하기보다는 다음 단계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경고 신호로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토론회에서는 현행 10만 원인 전액 세액공제 한도를 최소 20만 원으로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랐다.
김희선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구청 비서실장은 전액 세액공제 한도를 최소 20만 원으로 상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방정부가 고향사랑기금을 보다 자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답례품도 지역경제의 순환을 촉진하는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대한민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측도 현행 10만 원 한도가 추가 기부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전액 세액공제 한도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모금액을 기준으로 답례품 수요가 최대 약 455억 원에 이를 수 있어 지역 소상공인의 판로 확대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회에서도 관련 입법이 추진되고 있다. 문금주 의원은 전액 세액공제 한도를 10만 원에서 20만 원으로 높이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문 의원은 “기부자의 부담은 줄이고 지방정부의 재정 확충 효과는 높이는 실질적인 물꼬를 터야 고향사랑기부제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지속가능한 지방재정의 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역 여건에 따라 세액공제 혜택을 달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가 이달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는 2027년부터 10만 원을 초과하는 고향사랑기부금에 대해 지역 여건에 따라 세액공제율을 차등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정부안의 방향에는 공감하면서도 기부금 대부분이 10만 원에 머무는 구조를 바꾸려면 전액 세액공제 한도 자체를 손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문경호 재정경제부 소득세제과장은 “전액 세액공제 한도 인상은 제도 활성화 효과와 국가 재정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법인도 고향사랑기부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를 확대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현재 고향사랑기부는 개인만 할 수 있다. 개인 기부만으로 재원 규모를 키우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기업의 지역사회 공헌을 지방 재정과 연결하자는 취지다.
다만 기업 기부가 사실상 준조세로 변질되거나 지방정부와 기업 사이의 대가성 논란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기부 한도와 이해충돌 방지, 투명한 공시 등 안전장치를 갖춰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지방정부의 기금 운용 자율성을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도 이어졌다. 현재 주민 복리 중심으로 운영되는 기금사업의 활용 범위를 넓히고 지정기부와 답례품을 지역 특성에 맞게 설계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박유정 행정안전부 균형발전진흥과장은 “중앙정부가 세부적인 운영을 일률적으로 규제하기보다 기본 원칙 안에서 지방정부가 지역 특성에 맞게 지정기부와 답례품 등을 설계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선필 고향사랑기부제특별위원장은 “고향사랑기부제는 단순히 모금액을 늘리는 제도가 아니라 지방정부가 지역 문제를 직접 발굴하고 국민의 기부를 통해 이를 해결하면서 지역혁신을 만들어가는 제도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위는 전액 세액공제 한도 상향과 법인기부 도입, 지방정부 기금사업 자율성 확대, 민간 플랫폼 참여 확대 등을 놓고 국회와 관계부처를 대상으로 제도 개선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은철 기자 dldms878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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