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6000㎞ 위성 지키는 ‘우주의 관제탑’…KT SAT 용인센터 가보니 [현장+]

이혜민 2026. 8. 26.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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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용인시 KT SAT 위성관제센터 야외에 설치된 접시형 안테나가 천천히 방향을 틀었다.

25일 찾은 KT SAT 용인위성관제센터는 지구에서 약 3만6000km 떨어진 정지궤도 통신위성을 24시간 감시하고 제어하는 곳이다.

KT SAT은 2017년 무궁화위성 7호와 5A호부터 국산 관제 시스템을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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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경기 용인시 kt sat 용인관제센터에서 접시형 안테나의 방위각 조정을 시연하고 있다.
경기 용인시 KT SAT 위성관제센터 야외에 설치된 접시형 안테나가 천천히 방향을 틀었다. 기자들에게 시연하기 위해 잠시 움직인 것이었다. 지상에서는 눈에 띄지 않을 만큼 작은 각도 변화지만, 수만㎞ 밖 위성과 신호를 주고받는 설비에는 정확한 방향이 중요하다.
25일 경기 용인시 kt sat 용인관제센터에서 kt sat 위성관제본부 김기영 팀장이 kt sat의 관제 역량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kt sat 제공
25일 찾은 KT SAT 용인위성관제센터는 지구에서 약 3만6000km 떨어진 정지궤도 통신위성을 24시간 감시하고 제어하는 곳이다. 이곳은 무궁화위성 5·6·7호와 5A·6A호 등 5기의 상태를 관리한다. 위성이 정해진 궤도를 벗어나지 않도록 위치와 자세를 조정하고, 위성에서 내려오는 통신 신호의 품질과 간섭 여부도 살핀다.

관제실은 외부 인터넷과 분리된 폐쇄망으로 운영된다. 위성별로 독립된 관제 콘솔이 놓여 있었고, 화면에는 위성의 전력·온도·자세 등 상태 정보가 실시간으로 표시됐다. 벽면에는 한국 시간과 협업 기준인 협정세계시(UTC)를 함께 보여주는 시계가 걸려 있었다. 전 세계 위성 사업자와 시간을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KT SAT은 용인과 대전에 같은 관제 체계를 이중으로 구축했다. 용인에 전력이나 시설 문제가 생기더라도 대전에서 관제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관제 인력은 3개 팀, 32명으로 운영된다. 위성 1기당 전용 안테나와 관제 시스템을 두는 구조다.

정지궤도 위성은 지상에서 멈춰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지구 자전 속도에 맞춰 초속 약 3km로 움직인다. 태양과 달의 인력, 태양 복사압, 지구 주변 우주 환경 변화 등으로 미세하게 궤도가 흔들린다. 이를 제때 바로잡지 못하면 서비스 지역을 정확히 비추거나 안정적인 통신 신호를 보내기 어려워진다.

우주 잔해도 관제의 변수다. KT SAT은 미국이 제공하는 우주물체 접근 경보 데이터를 자체 시스템에 띄워 위성과의 거리와 충돌 가능성을 분석한다. 실제 위험 수준에 따라 위성을 잠시 이동시키는 회피 기동도 이뤄진다. 현장 관계자는 실제 회피 기동 사례가 2∼3차례 있었다고 설명했다.

25일 경기 용인시 kt sat 용인관제센터 내 전시관에서 kt sat 위성관제본부 이훈철 본부장이 위성 관제 역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kt sat 제공
KT SAT이 강조한 다음 목표는 저궤도 위성통신 시대다. 스타링크와 원웹처럼 낮은 궤도를 빠르게 도는 위성은 한 기가 오래 같은 지역을 비추지 못한다. 통신을 끊기지 않게 하려면 수백~수천 기의 위성이 차례로 연결을 넘겨받아야 한다. 관제의 단위도 ‘위성 한 기’에서 ‘위성군 전체’로 바뀐다.

정지궤도 위성은 한 기를 관리하면 됐지만, 저궤도 시대에는 수많은 위성의 상태를 동시에 확인하고 명령을 내려야 한다. KT SAT은 다수 위성을 한꺼번에 통제하는 소프트웨어와 반복 업무를 줄이는 자동화 기술, AI 기반 운영 기능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AI는 아직 실무에 폭넓게 적용된 단계라기보다 차세대 관제 시스템에 반영하기 위한 연구·검증 단계다.

KT SAT은 2017년 무궁화위성 7호와 5A호부터 국산 관제 시스템을 적용했다. 외산 제작사 시스템에 의존하던 구조에서 벗어나 소프트웨어를 직접 수정하고 개선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현재는 특정 위성에 맞춘 시스템을 넘어 여러 위성에 적용할 수 있는 범용 관제 플랫폼으로 발전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렇다고 KT SAT이 스타링크의 위성 관제를 대신하는 것은 아니다. 글로벌 저궤도 사업자는 위성체 제어를 자체 관제망에서 수행한다. KT SAT의 역할은 국내 지상망과 위성망을 연결하고, 선박·공공기관·재난 현장 등 고객별 환경에 맞춰 서비스를 운영하는 데 있다. 원웹 서비스의 국내 PoP 구축과 지상망 연동도 이 같은 전략의 연장선이다. 정지궤도 위성은 넓은 해상에서 끊김 없는 업무 통신을 맡고, 저궤도 위성은 고속·저지연 인터넷 수요를 보완하는 식으로 멀티 오비트 서비스를 구성하려는 구상이다.

정지궤도 위성 자산을 끝까지 활용한 사례도 눈길을 끈다. KT SAT은 설계수명이 끝난 무궁화위성 6호의 국내 서비스를 2024년 11월 발사된 6A호로 이전한 뒤, 6호의 자세를 180도 반전하고 궤도를 재배치해 오세아니아 지역 서비스에 활용했다고 밝혔다. 북반구를 향하도록 설계된 위성의 방향을 바꾸고, 서비스 지역에 맞춰 궤도와 빔을 조정해야 하는 고난도 작업이다.

최성호 KT SAT 기술총괄 전무는 “약 32년간 우주만을 바라본 KT SAT의 용인센터는 수없이 축적된 우주 데이터와 실제 운용에서 비롯된 경험과 노하우로 글로벌 수준의 관제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며 “이 같은 독보적 관제 역량을 LEO, 6G NTN 등 미래 위성기술에 적용해 전 세계에 K-위성의 높은 위상을 알리겠다”고 말했다.

이혜민 기자 hyem@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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