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는 다 계획이 있었다…“보복관세, 美 중간선거 경합주 타깃”
캐나다는 치밀했다. 미국의 50% 관세 부과에 대한 보복관세 이야기다. 마크 카니 총리가 예고한 “달러 대 달러” 원칙에 따라 약 200억 달러로 규모를 맞췄을 뿐 아니라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상원 수성 여부가 걸려 있는 경합주를 집중 공략하기 위한 전략을 반영했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멜라니 졸리 산업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우선적으로 우리는 경쟁자들이 캐나다산 제품보다 더 유리하게 캐나다 시장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두 번째로 우리는 미국의 특정 주들을 겨냥할 수 있는 상품들을 대상으로 지정했다. 우리는 정치적 압력을 가하기 위해 영리하고 전략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이번 보복관세를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을 압박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설계했다는 점을 숨기지 않았다.
앞서 미국이 지난 22일 약 200억 달러 규모의 캐나다산 수입품에 50%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하자, 캐나다도 오는 9월 8일부터 약 2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15~5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대상은 철강·알루미늄, 수산물, 의류 등 700여 개 품목으로, 이는 2024년 기준 캐나다의 미국산 수입품 전체의 4.5%에 해당하는 규모다.
트럼프 행정부는 캐나다의 보복관세 여파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백악관 웨스트 윙 밖에서 기자들과 만나 “실제로 엄청난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 언론들은 중간선거 경합주에 미칠 ‘핀셋 효과’를 주목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캐나다가 중간선거 격전지를 겨냥해 보복 관세를 부과했다고 보도했다. 분석가들을 인용해 “이번 관세 조치가 위스콘신의 가공치즈, 메인의 수산물, 그리고 제너럴 일렉트릭(GE)의 주요 생산 시설이 위치한 켄터키의 세탁기 및 건조기 등 의회 선거 격전지에서 생산되는 제품들을 정조준했다”고 짚었다.
AP통신도 “미국의 북쪽 국경 지대 주들이 미 상원 다수당을 좌우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유권자들의 경제적 불안을 해소하려는 공화당의 노력도 위협받고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조치가 캐나다와 교역량이 많은 메인, 미시간, 오하이오, 알래스카의 공화당 후보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주에서는 북부 국경을 넘어 캐나다로 수산물, 자동차 부품, 목재 등을 수출하는 산업이 활성화돼 있고, 캐나다산 수입품을 많이 소비한다. 또 다른 격전지인 아이오와는 캐나다와 국경을 맞대고 있지는 않지만, 미국 내에서 많은 상품을 캐나다로 수출하는 주 중 하나”라면서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와 캐나다 간 무역 전쟁이 “이미 물가 문제가 핵심 이슈가 된 올해 중간선거에 새로운 충격을 줬다”며 공화당 후보들의 입지가 더욱 약해질 가능성을 제기했다.

실제 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주요 표적 중 하나로 삼고 있는 메인주의 수전 콜린스 공화당 상원의원은 공개적으로 캐나다에 대한 관세 부과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는 전날 선거 유세에서 “캐나다에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실수”라며 메인주의 랍스터, 블루베리, 목재 등이 캐나다로 수출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JD 밴스 부통령이 전날 메인주를 찾아 콜린스를 지지하는 발언을 한 것도 관세 문제가 표심에 미칠 영향을 의식했기 때문일 수 있다. 하지만 콜린스는 밴스의 일정에 동행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에 대한 도발적 발언을 거듭하고 있다. 이날 트루스 소셜에 미국과 캐나다 사이의 온타리오 호수를 ‘아메리카 호수’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올렸다. “온타리오주와 더는 사업을 많이 할 것 같지 않다”면서다.
백악관은 이날 캐나다가 미국과의 무역에서 오랜 기간 이득을 봤다고 강조하며 “캐나다와 중국만 협상 대신 보복을 택했다”며 캐나다와 중국을 동렬에 놨다. 이어 “미국의 상업 활동을 지속적으로 차별 대우해 미국 노동자와 농민, 기업에 부담을 줬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이번 조치와는 별개로 내년 1월부터 캐나다산 자동차 및 철강 등에 대한 관세도 50%로 올리겠다고도 밝혔다. 다만 관세 부과 시점을 내년 1월로 정한 건 중간선거 이후 캐나다와 다시 협상에 나설 여지를 남긴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워싱턴=유지혜 특파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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