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의 미래⑦]"공원+콘텐츠=돈" 정원박람회 열린 서울숲, 상권 매출도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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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이 단순한 휴식·녹지공간을 넘어 사람을 끌어모으고 체류시간을 늘리는 '경제 인프라'로 떠오르고 있다. 공원을 조성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원박람회나 문화행사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접목해 사람들이 찾고 오래 머무르는 공간으로 활용하면서다.
26일 아시아경제는 서울 공원 활용의 경제적 효과를 파악하기 위해 서울시에 의뢰해 '2026 서울국제정원박람회'가 열리는 서울숲 일대(서울숲공원·리버뷰가든·성수동)의 방문객과 체류인구, 카드매출 등 경제 지표를 분석했다.
올해 서울국제정원박람회는 서울숲에 정원을 전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원 전체를 즐기고 머무는 공간으로 확장한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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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정원박람회 열린 서울숲공원
공원 머무는 시간만큼 지역소비 커져
인근 식당 "박람회 전후 매출 30% ↑"
볼거리·즐길거리 더하면 매력 어필
공원이 단순한 휴식·녹지공간을 넘어 사람을 끌어모으고 체류시간을 늘리는 '경제 인프라'로 떠오르고 있다. 공원을 조성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원박람회나 문화행사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접목해 사람들이 찾고 오래 머무르는 공간으로 활용하면서다. 방문객이 늘고 주변 상권과 관광지로 발길이 이어지면서 지역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는다. 도심 속 녹지를 얼마나 확보했는가는 물론 이미 조성된 공원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26일 아시아경제는 서울 공원 활용의 경제적 효과를 파악하기 위해 서울시에 의뢰해 '2026 서울국제정원박람회'가 열리는 서울숲 일대(서울숲공원·리버뷰가든·성수동)의 방문객과 체류인구, 카드매출 등 경제 지표를 분석했다.
서울국제정원박람회는 서울의 공원·녹지에 다양한 정원을 조성해 정원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서울시가 매년 개최하는 행사다. 이번 행사는 지난 5월1일부터 오는 10월27일까지 180일간 진행되며 서울숲과 성수 일대에 조성된 총 167개 정원이 일반 시민들에게 공개됐다.
서울시 분석에 따르면 지난 5~6월 서울숲 일대의 월평균 방문객은 지역 유입 변화를 보여주는 생활인구 기준 90만명으로, 하루 평균 2만9473명이 서울숲공원 일대를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가량 증가한 규모다. 월별로는 5월 82만명에서 95만명으로 15.0%, 6월 78만명에서 85만명으로 10.0% 늘었다.

사람이 몰리면서 주변 상권의 매출도 함께 증가했다. 서울숲공원과 리버뷰가든, 성수동의 카드매출은 지난 5월 263억원, 6월 215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각각 12.4%, 11.8%씩 증가했다. 방문객의 체류건수는 5월 337만건(일평균 10만8694건), 6월 215만건(일평균 7만1700건)이었다. 평균 체류시간은 각각 1.9시간, 2.0시간이었다. 공원이 사람을 끌어들이고 오래 머물게 하면서 지역 소비로까지 연결된 셈이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카드이용 금액을 분석한 결과, 행사 초기인 지난 5월에는 내국인의 카드 이용액이 전년 동월 185억원에서 211억원으로 13.8% 늘어 외국인 증가율 3.2%(51억원→53억원)보다 앞섰다. 하지만 6월에는 외국인의 카드이용액이 37억원에서 49억원으로 31.1% 늘어 내국인 증가율 6.1%(156억원→166억원)를 크게 웃돌았다.
카드 이용건수에서도 외국인의 결제 증가세가 이어졌다. 외국인의 지난 5~6월 카드 이용건수는 전년 동월 대비 각각 29.4%, 28.0% 늘었다. 이 같은 수치는 공원에 다양한 콘텐츠를 접목할 경우 지역 소비 증가 등 직·간접적인 경제효과로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공원 왔다가 쇼핑·외식까지…상권도 '방긋'
지난 14일과 23일 두 차례 찾은 서울숲공원. 낮 기온이 30도를 넘는 무더위에도 서울국제정원박람회와 공원을 찾은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공통적으로 도심 속 녹지에 대한 갈증을 드러냈다.
강북구 우이동에서 온 강인숙씨(60대)는 "거주지 근처에 산과 계곡이 있지만 최근 폭우로 통제돼 녹지를 마음껏 누릴 수 없었다"며 "도심 속에서도 넓은 정원길을 걸을 수 있어서 자유로운 느낌이 든다"고 했다. 거주지 근처에도 크고 작은 공원들이 있기는 하지만 이번 박람회에서 더욱 많은 정원들을 보고 싶어 찾았다고 했다.

건강을 위해 매일 공원을 찾는 최연자씨(67세)에게 공원은 중요한 외출 목적지다. 집 주변에 마땅한 녹지공간이 없어 공원이 있는 지역을 일부러 찾아다닌다는 그는 이날도 서울숲을 찾았다. 최씨는 "맨발걷기 등이 잘 구비된 곳들을 찾는데, 우리 동네에는 없어서 매일 30분씩 전철 타고 이곳에 온다"고 말했다. 그는 "구청장에게도 공원을 늘려 달라고 직접 문자를 보내는 등 적극적으로 민원 넣기도 했지만, 워낙 땅값이 비싸 부지가 없다고 했다"며 "아파트 주변으로는 놀이터, 화단이 전부"라고 아쉬워했다.
강씨와 최씨처럼 공원을 일상적인 외출 목적지로 삼는 모습은 방문객 수에서도 확인된다. 서울시에 따르면 박람회가 열리는 서울숲공원 등 일대에는 주중 일평균 방문객이 주말보다도 많았다. 주중 평균 방문객 수는 지난 5월 3만825명, 6월 2만9173명으로 주말·휴일의 5월 2만9966명, 6월 2만6779명을 넘어섰다.

서울시는 이처럼 일상적으로 공원을 찾는 수요에 다양한 콘텐츠를 더해 방문객의 체류시간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올해 서울국제정원박람회는 서울숲에 정원을 전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원 전체를 즐기고 머무는 공간으로 확장한 것이 특징이다. 서울숲을 중심으로 성수와 광진, 한강변까지 총 167개, 9만㎡ 규모의 정원을 조성했다. 프랑스 조경가 앙리 바바 등이 참여한 초청정원과 작가정원뿐 아니라 기업·기관의 기부정원, 시민·학생이 만든 참여정원 등이 곳곳에 들어섰다.
공원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방문객의 발길은 자연스럽게 공원 안팎의 상권으로 이어졌다. 통계에서 나타난 주변 상권의 매출 증가세는 현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서울숲공원 내 프랜차이즈 커피점을 운영하는 점주는 "지난 5~6월 매출이 전년동월 대비 20%가량 증가한 것 같다"며 "7~8월은 장마와 폭염 영향을 받기는 했지만, 박람회를 통해 다양한 공원의 모습을 보고 싶어하는 방문객들이 유입된 효과는 확실히 봤다"고 말했다. 서울숲역 인근의 식당 주인도 "박람회 전후로 매출이 30%가량 늘었다"며 "이 근방 골목은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곳은 아니었는데, 외국인 손님도 20% 정도 많아졌다"고 반색했다. 박람회 구경차 서울숲공원에 왔다가 인근 지역으로 이동하는 유동인구가 증가한 데에 따른 효과로 보인다.

서울의 공원이 녹지와 주변 상권을 함께 누릴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는 방문객도 있었다. 스위스에서 온 강모씨(60대)는 "유럽에도 공원들이 많지만, 서울처럼 숲이 많고 공원 주변 상권까지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며 "시민 누구나 무료로 이런 쉼터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도시에서 순천만국가정원처럼 자연 생태계를 그대로 활용한 정원을 만들긴 어렵지만, 앞서 박람회가 열렸던 보라매공원·하늘공원처럼 도심 속 녹지를 유지하고 후대에 물려주려는 노력은 계속돼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공원 자체가 '목적지'…콘텐츠 입히면 더 몰린다
공원을 활용한 경제효과가 성수처럼 기존 상권이나 관광 인프라가 발달한 지역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주변에 연계할 만한 관광·상업시설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더라도 공원에 새로운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더하면 그 자체로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목적지가 될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서울국제정원박람회가 열린 보라매공원이다. 지난해 5~10월 박람회 기간에 보라매공원 인근 상권 매출은 3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서울숲 인근 상권에서 나타난 매출 증가율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누적 방문객은 1033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9% 증가했고 인근 상권 매출은 1조600억원으로 219% 늘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보라매공원은 상권이 활성화되지 않은 동네임에도 불구하고 박람회 전후 인근 상권 매출 변화가 훨씬 두드러졌다"며 "성수처럼 원래 붐비는 곳이 아닌 터라 경제적 효과는 더욱 컸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했다. 공원에 입힌 콘텐츠 자체가 사람을 불러들이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다.
이 같은 경제효과를 지속하려면 일회성 박람회를 넘어 다양한 이벤트와 프로그램을 꾸준히 개발해 공원의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서울숲 박람회에서 복합 체험 공간인 'K뷰티 가든&파빌리온'을 건축한 오준식 디자이너는 "박람회에 오기 위해 지방에서 올라와 숙소까지 '코스'로 이용하는 방문객이 많다"며 "지역 주민만의 축제가 아니라 전국 규모의 관광 콘텐츠로 발전하고 있는 만큼 공원을 활용한 페스티벌이 지속되면 좋겠다"고 했다.
서울시는 오는 10월 매헌시민의숲에서도 '시민의 정원'을 주제로 50여개 정원을 선보이는 가을 행사를 별도로 개최할 예정이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이경도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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