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잔고 36조원의 힘… K전력기기, ‘송전+배전’ 쌍끌이로 북미 공략

이주은 2026. 8. 26.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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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지역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에 힘입어 실적 호황을 이어가는 국내 전력기기 업계가 송전을 넘어 배전에서도 성장 역량을 입증하고 있다.

초고압 변압기 수주로 북미 시장 매출 비중을 견인해 온 국내 전력기기 업체들도 배전반과 중저압차단기, 배전변압기를 비롯한 배전 시스템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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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개최된 미국 유타주 시더시티 ‘LS일렉트릭 유타’ 증설 기공식 현장에서 LS일렉트릭과 유타주 관계자들이 증설 첫 삽을 뜨는 행사를 하고 있다. LS일렉트릭 제공

북미 지역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에 힘입어 실적 호황을 이어가는 국내 전력기기 업계가 송전을 넘어 배전에서도 성장 역량을 입증하고 있다. 현지 생산 거점을 앞세워 북미 시장을 직접 공략하거나, 초고압 변압기 분야에서 축적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제품군을 다변화하는 등 기업마다 차별화된 전략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LS일렉트릭은 지난 24일 미국 빅테크 기업과 약 2309억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전력기기 및 배전시스템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지난 6월 체결한 38킬로볼트(kV)급 고압 배전 시스템 공급 계약이 고객사 요청으로 물량이 늘어나며 규모가 2배 이상 증액된 결과다.

데이터센터 건설이 급증하며 최근 전력 인프라 수요는 발전소에서 변전소로 전기를 보내는 송전에서 최종 수요처에 전력을 안정적으로 분배하고 보호·제어하는 배전 시스템으로 확대되고 있다. 초고압 변압기 수주로 북미 시장 매출 비중을 견인해 온 국내 전력기기 업체들도 배전반과 중저압차단기, 배전변압기를 비롯한 배전 시스템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리드타임이 10개월 내외로 짧아 단기간에 매출 인식이 가능하다는 점도 기업들이 생산 확대에 속도를 내는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 업체 중에서는 LS일렉트릭이 배전 분야 우위를 점하고 있다. LS일렉트릭은 미국 유타 공장으로 확보한 배전반·차단기 현지 생산 능력을 기반으로 북미 중심의 수주 릴레이를 이어가고 있다. 2027년 가동을 목표로 유타 공장 증설을 마치고 배전반 생산 능력을 연간 5000억원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비해 일찌감치 현지 생산 거점을 구축해 둔 점이 데이터센터 붐과 맞물려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가동을 시작한 HD현대일렉트릭 충북 청주 배전캠퍼스는 기중차단기(ACB), 진공차단기(VCB) 등 중압차단기와 배선용차단기(MCCB) 등 배전기기를 생산한다. 제품 생산, 출하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이 자동화 중심으로 설계됐다. 사진은 지난 25일 청주 배전캠퍼스 공장 내 MCCB 자동 생산라인 모습. HD현대일렉트릭 제공

북미 초고압 변압기 시장에서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는 HD현대일렉트릭도 배전 포트폴리오 확장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지난해 11월 청주 배전캠퍼스를 준공하며 배전기기 생산 기반을 마련했다. 2030년까지 연간 1300만대의 중저압 차단기 생산 능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7월에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최대 1조1212억원 규모의 배전기기 및 전력기기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북미 데이터센터 시장 진출 확대에도 나섰다.

효성중공업은 현지 초고압 송전 시장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공장에서 765킬로볼트(kV)급 변압기 생산을 이어가고 있으며 지난 6월에는 자회사 효성 HICO가 북미 에너지 솔루션 기업 콴타서비스의 자회사와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맺고 800kV급 초고압차단기 양산에 나섰다.

전력기기 3사의 견조한 실적 흐름은 하반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올 상반기 기준 전력기기 3사의 누적 수주잔고는 36조원에 육박한다. 효성중공업의 올해 2분기 중공업 부문 신규 수주는 3조3242억원, 수주 잔고는 17조5000억원에 달했다. HD현대일렉트릭의 2분기 수주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4억4000만 달러(약 2조592억원), 수주 잔고는 84억9000만 달러(약 12조1585억원)로 집계됐다. LS일렉트릭의 2분기 신규 수주는 약 2조1000억원이며 수주잔고는 7조원 규모를 유지했다.

이주은 기자 ju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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