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1명당 환자 수 법으로 정한다…병원 이탈 막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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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한 명이 담당하는 환자 수의 적정 기준을 정부가 정하도록 한 간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만성적인 인력 부족과 과중한 업무로 병원을 떠나는 간호사를 붙잡고 환자 안전을 높일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지만, 실제 효과는 향후 정해질 기준과 지원책에 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간호계는 과중한 업무와 불규칙한 교대근무, 부족한 보상과 신규 간호사 교육체계 미비가 인력 이탈을 부추긴다고 본다.
병원이 교육에 필요한 시간과 인력을 보장하지 않으면 신규 간호사의 질문과 실수가 선배 간호사의 추가 업무로 이어지고, 그 부담이 개인 간 갈등으로 표출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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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허 간호사 약 46% 의료기관 밖·72.1% 이직 고려
구체적 기준은 하위법령 몫…시행까지 최대 3년

25일 간호계에 따르면 국회는 지난 20일 본회의에서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간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보건복지부 장관이 환자의 특성과 중증도, 의료기관 종별 특성, 간호사의 근무 형태와 부서별 특성 등을 고려해 간호사 대 환자 수의 적정 기준을 정하도록 했다. 기준은 간호정책심의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마련한다.
의료기관장은 간호사 배치 현황을 공개해야 한다. 복지부 장관은 기준 준수 현황을 의료기관 평가에 반영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다만 구체적인 환자 수와 적용 방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개정안은 공포 후 3년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날부터 시행된다.
면허 있어도 절반 가까이 의료기관 밖
간호 인력 부족은 배출 인원의 문제뿐 아니라 면허를 가진 인력이 병원에 정착하지 못하는 현상과 맞물려 있다.
대한간호협회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전국 간호사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간호사 면허 소지자는 약 55만명이지만 의료기관에서 활동한 간호사는 29만8554명으로 약 54%에 그쳤다. 면허자의 약 46%가 의료기관 밖에 있는 셈이다.
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도 상당수가 이직을 고민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의 ‘2026년 보건의료노동자 정기 실태조사’에서 간호사의 72.1%가 최근 3개월 사이 이직을 고려했다고 답했다. 전체 보건의료 노동자의 이직 고려율 64.6%보다 7.5%p 높았다.
조사에는 보건의료 노동자 4만5062명이 참여했으며 이 가운데 간호사는 2만9275명이었다.
의료기관의 직장 내 괴롭힘 신고도 2020년 431건에서 지난해 1412건으로 3.3배 늘었다. 다만 이 수치는 간호사뿐 아니라 의료기관 전체 종사자의 신고를 합친 것이다.

결혼·출산·육아와 교대근무를 병행하기 어려운 환경도 숙련 간호사의 이탈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야간근무자가 이용할 돌봄시설이 부족하고 경력단절 이후 병원에 재취업하기도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전공의 공백 이후 간호사의 업무 범위는 넓어졌지만 이에 걸맞은 인력과 보상이 뒤따르지 않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인력 부족이 ‘태움’ 악순환으로
인력 부족은 신규 간호사 교육에도 영향을 준다. 교육할 시간과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신규 간호사가 충분한 훈련 없이 실무에 투입되면 선배 간호사의 업무 부담도 커진다.
간호계는 이런 구조가 현장의 긴장과 갈등을 높여 ‘태움’으로 불리는 직장 내 괴롭힘이 반복되는 배경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한다. 태움은 신규 간호사를 교육한다는 명목으로 폭언과 모욕, 따돌림, 과도한 질책을 가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태움을 일부 간호사의 성격이나 선후배 간 갈등으로만 봐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병원이 교육에 필요한 시간과 인력을 보장하지 않으면 신규 간호사의 질문과 실수가 선배 간호사의 추가 업무로 이어지고, 그 부담이 개인 간 갈등으로 표출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기준 숫자·적용 방식이 실효성 좌우
간호사 대 환자 수 기준이 현장에서 작동하면 간호사의 업무 부담을 낮추고 환자의 이상 징후에 신속히 대응할 여지가 커질 수 있다. 숙련 간호사의 소진과 이직을 줄이고 신규 간호사를 교육할 시간을 확보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반면 획일적인 기준이 지방·중소병원의 인력난과 경영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국회는 법안 심사 과정에서 기준을 정할 때 의료계 등 관련 단체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현장 실태를 파악하라는 부대의견을 달았다.
실효성은 하위법령에 담길 구체적인 숫자와 적용 단위, 배치 현황 공개 방식, 의료기관 평가와의 연계 수준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지역·중소병원이 기준을 지킬 수 있도록 인력 확보와 재정 지원책을 함께 마련하는 것도 과제다.
간호협회 관계자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장의 문제가 심각한 만큼 정부가 기한만 기다려서는 안 된다”며 “지금도 높은 업무 강도 등으로 병원을 금방 떠나는 간호사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 수에 비해 실습기관도 부족해 간호대 학생들이 충분한 임상 경험을 쌓기 어렵다”며 “복지부가 현장의 이직 문제와 실습 여건까지 반영한 실효성 있는 방안을 조속히 내놓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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