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와 모낭 재생… 탈모약의 ‘두 갈래 미래’

김승연 2026. 8. 26. 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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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챙겨 먹고 바르던 탈모약에서 해방될 날이 올까. 한 달 혹은 수개월에 한 번 맞는 주사부터 모낭 자체의 재생을 노리는 치료제까지 새로운 탈모 치료법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25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장기지속형 주사제부터 RNA 치료제, 모낭 재생 신약, 세포치료제까지 다양한 탈모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에피바이오텍의 'EPI-001'은 환자의 후두부 모낭에서 모유두세포를 분리해 배양한 뒤 탈모 부위에 다시 투여하는 자가 세포치료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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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 경제]
장기지속형 주사제 임상 2·3상
RNA·모낭 재생 신약도 속도
환자 세포 치료제로 활용 연구
특수 카메라로 고객의 두피 상태를 살피고 있는 전문가의 모습. 게티이미지뱅크

매일 챙겨 먹고 바르던 탈모약에서 해방될 날이 올까. 한 달 혹은 수개월에 한 번 맞는 주사부터 모낭 자체의 재생을 노리는 치료제까지 새로운 탈모 치료법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는 기존 치료 성분의 효과를 오래 유지하는 장기지속형 주사제가 먼저 자리를 잡고, 그 뒤를 RNA기술을 활용한 치료제와 모낭 재생, 세포치료 등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가 이을 전망이다.

25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장기지속형 주사제부터 RNA 치료제, 모낭 재생 신약, 세포치료제까지 다양한 탈모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개발 단계는 제각각이지만 방향은 두 갈래다. 기존 치료제의 편의성을 높이는 ‘제형 혁신’과, 치료 원리를 바꾸는 ‘기전 혁신’이다.

현재 남성형 탈모 치료에는 피나스테리드·두타스테리드 등 경구약과 미녹시딜 외용제가 널리 쓰인다.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는 모낭을 위축시키는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 생성을 억제해 탈모 진행을 늦추고, 미녹시딜은 모낭의 성장기를 늘리는 등 모발 성장을 촉진한다. 효과가 검증된 치료제지만 꾸준히 먹거나 발라야 하고 중단하면 효과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점은 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환자에게 부담이다.

제약업계가 먼저 풀려는 과제는 이 같은 불편이다. 약효가 확인된 기존 성분은 그대로 쓰면서 체내에서 천천히 방출되도록 해 투여 간격을 크게 늘리는 방식이다. 새로운 원리의 신약 개발보다는 기존 치료제의 편의성을 높이는 제형 혁신의 일종이다.

국내에서 개발 단계가 가장 앞선 곳은 종근당이다. 종근당은 두타스테리드 장기지속형 주사제 ‘CKD-843’의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남성 안드로겐성 탈모 환자 273명을 대상으로 3개월에 한 번 투여하는 방식으로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한다. 첫 시험 대상자는 지난해 4월 등록됐고, 임상시험 종료 예정 시점은 내년 4월이다. 종근당 관계자는 “3개월에 한 번 투여하는 장기지속형 주사제라는 점에서 경구용 두타스테리드보다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웅제약과 인벤티지랩도 피나스테리드 성분의 장기지속형 주사제 ‘IVL3001’을 개발하고 있다. 인벤티지랩의 약물전달 기술을 적용한 월 1회 투여 제형이다. 호주에서 임상 1상을 마쳤고 올해 임상 2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2상에서는 남성형 탈모 환자 75명을 대상으로 유효성과 안전성 등을 평가하고 향후 글로벌 3상에 사용할 적정 용량을 찾는다.

장기지속형 주사제가 탈모 치료의 근미래라면, 그 이후에는 기존 치료제와 다른 표적과 기술을 활용하는 신기전 치료제가 기다린다. 신기전 치료제는 DHT가 작용하는 안드로겐수용체를 직접 제어하거나, 모낭 형성에 관여하는 신호경로를 활성화해 새로운 모낭을 만들거나, 환자의 모유두세포를 배양해 치료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올릭스가 개발하는 ‘OLX104C’는 RNA간섭 기술을 활용한다. DHT가 모낭을 위축시키려면 모낭세포의 안드로겐수용체(AR)와 결합해야 한다. OLX104C는 작은간섭RNA(siRNA)로 AR을 만드는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해 이 결합에 필요한 수용체 자체를 줄이는 방식이다. 탈모 부위에 국소적으로 작용하도록 해 전신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이 목표다. 올릭스는 지난달 27일 호주에서 진행한 임상 1b상 환자 투약을 마쳤다. 이후 추적관찰과 데이터 분석을 거쳐 2a상에서 반복 투여에 따른 유효성을 본격적으로 확인할 계획이다.

JW중외제약은 모낭의 성장과 재생을 유도하는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후보물질 ‘JW0061’은 모발 성장을 조절하는 모유두세포의 GFRA1 수용체를 활성화해 모낭 생성과 모발 성장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DHT를 줄여 탈모 진행을 억제하는 기존 치료제와 달리 모낭의 성장 신호 자체를 활성화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지난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1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아 4월 첫 피험자 투약을 시작했다. 현재 피험자 모집도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정확한 모집률을 밝히기는 어렵지만 계획대로 순항하고 있다”고 밝혔다.

환자의 세포를 치료제로 활용하는 시도도 있다. 에피바이오텍의 ‘EPI-001’은 환자의 후두부 모낭에서 모유두세포를 분리해 배양한 뒤 탈모 부위에 다시 투여하는 자가 세포치료제다. 지난 4월 첫 환자 투여를 시작했다. 저용량 투여군에 대한 안전성 검토를 거쳐 6월 투여 용량을 높인 두 번째 환자군(코호트2)에 진입했다.

다만 탈모 치료의 두 미래가 현실화되는 속도에는 차이가 있다. 기존 성분을 활용한 장기지속형 주사제는 임상 2·3상까지 진입해 상용화에 상대적으로 가까운 반면, RNA·모낭 재생·세포치료제는 대부분 초기 임상 단계에 머물러 있다. 가까운 미래에는 매일 먹던 약을 한 달 또는 3개월에 한 번 맞는 주사로 바꾸는 변화가 먼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신기전 치료제들이 임상에서 실제 발모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해 탈모 치료의 선택지를 어디까지 넓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승연 기자 kit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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