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 한남동 집에 100억 인테리어…회삿돈으로 ‘황제사택’ 누렸다

안효성 2026. 8. 25.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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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남동에 300억원대 집이 이미 있는 소노트리니티그룹 사주 일가는 회사 돈으로 또 250억원 대 고급주택을 사들였다. 집을 넓히고 꾸미는 데 들어간 100억원대의 비용도 법인이 냈다. 소노그룹은 사주에게 동종업계 최고 급여 수령자 평균의 10배 수준인 150억원을 급여로 줬고, 실제 근무하지 않은 사주 일가에게도 인건비 명목으로 꾸며 약 50억원을 지급했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25일 이런 '황제사택' 관련 혐의를 받는 소노그룹에 대한 세무조사에 나섰다.

국세청이 법인 명의로 보유한 고가주택을 사주 일가가 사적으로 이용하는 이른바 ‘황제사택’과 관련해 대대적인 세무조사에 나섰다. 서울 시내 아파트 밀집 지역 모습. 연합뉴스

국세청은 이날 법인 보유 주택 등을 사적으로 사용하면서 세금을 탈루한 혐의가 큰 법인 50곳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소노그룹 등 대기업 5곳과 상장사 6곳(코스피 4곳, 코스닥 2곳)도 포함됐다. 이들 법인의 탈루 혐의 금액은 약 1조9000억원이다.

이번 조사는 법인 명의 고가주택 전수 점검에서 시작됐다. 국세청이 고가 법인주택 2639채를 검증한 결과 1097채(42%)에서 사주 일가의 거주나 사적 사용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해당 법인의 신고 내용을 추가 분석해 탈루 혐의가 뚜렷하고 기업 외형에 비해 혐의 금액이 큰 50곳을 1차 조사 대상으로 추렸다.

유형별로는 강남 3구나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의 고가주택을 사주 일가에게 무상 또는 저가로 제공한 ‘거주형’이 28곳으로 가장 많았다. 부산에서 사업하는 A법인은 서울에서 근무하는 사주 자녀를 위해 반포동 40억원대 아파트를 사 공짜로 내줬다. 종합부동산세와 관리비, 인테리어 비용도 회사가 부담했다. 사주는 실제 근무하지 않는 배우자에게 급여를 지급하고, 자녀들이 주주인 A법인에 고액의 허위 임차료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간접적으로 이익을 넘긴 혐의도 받는다.

정근영 디자이너


법인을 부동산 절세 수단으로 활용한 ‘투기형’도 5곳이었다. B법인 사주는 반포동 재건축 예정 아파트를 추가로 사 2주택자가 되자 기존 40억원대 주택을 자신이 지배하는 법인에 넘겼다. 서류상 1세대 1주택자가 돼 비과세 혜택을 받은 뒤에도 법인에 판 집에서는 계속 무상으로 살았다. 국세청은 새로 산 재건축 아파트에서 수십억원의 재건축 이익도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C법인은 한남동 100억원대 고급 아파트를 사주 일가에게 제공하고 인테리어 비용도 회사 돈으로 처리했다. 사주 일가는 시세차익을 노리고 강남 아파트 2채를 개인 명의로 계속 보유하면서 법인 명의 집에 거주해 종부세 중과 등 다주택 규제를 피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공시가격 합계 약 200억원인 고가주택 두 채 가운데 한 채를 법인 명의로 취득해 사주가 사실상 하나의 주거 공간처럼 사용하며 종부세 부담을 줄인 사례도 있었다.

직원 복지를 내세워 고급 콘도나 별장을 사들인 뒤 사주 일가가 독점한 ‘별장형’은 17곳이었다. 한 법인은 계열사를 통해 100억원대 초호화 별장을 취득한 뒤 외부 출입을 차단하고 사주 일가 전용으로 사용했다. 다른 외국계 법인은 1박에 300만원인 60억원대 단독주택형 콘도를 ‘회장님 별장’으로 쓰고, 사주가 사는 도곡동 아파트의 인테리어 비용 20억원까지 대신 냈다. 평창 골프장 내 30억원대 콘도를 직원 복지용인 것처럼 서류를 꾸며 부가가치세를 공제받은 사례도 적발됐다.

정근영 디자이너

국세청은 사주 일가가 개인적으로 부담해야 할 관리비와 인테리어비 등을 회사에 떠넘기고 법인 비용으로 처리해 과세소득을 줄이는 방식의 탈루가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계좌 조회와 디지털 포렌식 등을 통해 유출된 회사 돈이 사주 일가의 재산 형성에 쓰였는지도 추적하기로 했다.

이성글 국세청 조사국장은 “이번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법인도 탈루 혐의를 분석 중”이라며 “해외 사택 무상 제공이나 유학비 지원 등 법인자금의 사적 유용 전반으로 검증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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