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뇽의 록스타’ 이자람, 더 넓은 설원으로…“그냥 하던 대로” [현장]

전지원 2026. 8. 25.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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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아비뇽은 이자람을 '록스타'라고 불렀다. 한국에서는 판소리에 대한 선입견부터 넘어야 할 때가 있지만, 판소리를 처음 만난 프랑스 관객은 오히려 편견 없이 소리와 몸짓에 빠져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한국에서는 병풍, 돗자리, 쪽머리처럼 판소리에 대한 기존 이미지와 싸워야 할 때가 있다"며 "프랑스 관객들은 판소리를 모르니 오히려 편견이 없었다. 판소리꾼에게 '록스타'라는 말을 자연스럽게 쓰는 것이 신선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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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눈, 눈’ 아비뇽 4회 전석 매진·기립박수
10월 LG SIGNATURE 홀서 더 넓어진 무대로 귀환
“세계 겨냥해 바꿀 생각 없어…판소리 자체가 이미 한국적”

프랑스 아비뇽은 이자람을 ‘록스타’라고 불렀다. 한국에서는 판소리에 대한 선입견부터 넘어야 할 때가 있지만, 판소리를 처음 만난 프랑스 관객은 오히려 편견 없이 소리와 몸짓에 빠져들었기 때문이다. 그 경험을 안고 더 넓어진 설원으로 돌아왔지만 이자람은 “그냥 하던 대로 하겠다”고 답했다.

이자람은 25일 판소리 ‘눈, 눈, 눈’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7월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 공연과 오는 10월 앙코르 공연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눈, 눈, 눈’은 톨스토이의 단편 ‘주인과 일꾼’을 판소리로 재창작한 작품이다. 지난해 LG아트센터 서울 U+ 스테이지에서 초연해 전 회차 매진됐고 지난 7월 제80회 아비뇽 페스티벌 공식 프로그램에 초청돼 오페라극장 4회 공연을 모두 매진시켰다.

‘눈, 눈, 눈’ 2025년 초연 공연 사진 ⓒLG아트센터

아비뇽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관객과의 호흡이었다. 이자람은 공연 중 부채를 펼치면 객석에 눈보라 소리를 내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프랑스 관객들이 추임새에는 낯설어했지만 눈보라 소리를 부탁하자 ‘드디어 내가 참여할 곳이 왔다’는 분위기였다”며 “부채를 흔들지도 않았는데 1층부터 4층까지 계속 눈보라 소리를 내더라. 한국보다 프랑스 눈보라가 더 많이 휘몰아쳤다”고 웃었다.

한국 관객은 말맛과 재담에 즉각 웃지만, 프랑스 관객은 인물과 드라마를 조용히 따라갔다고 한다. 이자람은 “관객이 너무 차분해서 잘 가고 있나 싶었는데 마지막 노래가 끝나자 스프링처럼 일어나 기립박수를 치더라”며 “이해하는 속도와 방법은 달라도 결국 하나가 되는 순간이 있었다”고 말했다.

현지에서 가장 신선했던 평가는 ‘록스타’였다. 그는 “한국에서는 병풍, 돗자리, 쪽머리처럼 판소리에 대한 기존 이미지와 싸워야 할 때가 있다”며 “프랑스 관객들은 판소리를 모르니 오히려 편견이 없었다. 판소리꾼에게 ‘록스타’라는 말을 자연스럽게 쓰는 것이 신선했다”고 말했다.

이번 서울 공연에서는 초연의 빈 무대를 유지하면서 설원의 크기를 더욱 확장한다. LG SIGNATURE 홀에서는 조명과 포그를 활용해 더 광활한 눈보라를 구현할 예정이다.

이자람은 “초연에서 태어난 공연이 여러 관객을 만나고 아비뇽 오페라극장까지 다녀오며 제 몸에 경험이 쌓였다”며 “커다란 스케치북 같은 무대에서 어떤 마법이 펼쳐질지 저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눈, 눈, 눈’ 2025년 초연 공연 사진 ⓒLG아트센터

해외 고전을 위주로 작품을 선택하는 이유도 밝혔다. 그는 “판소리는 먼 이야기를 굉장히 가까이 끌어당기고 감정을 확대하는 장르”라며 “한국의 근현대 이야기는 제 피부에 너무 가까워 판소리로 담으면 과해질 수 있다. 지금은 거리가 있는 고전에서 동시대의 우리와 만나는 이야기를 길어 올리고 싶다”고 설명했다.

해외 성공을 의식해 일부러 ‘한국적인 것’을 더할 생각도 없다. 이자람은 “판소리 자체가 이미 너무 한국적인 장르”라며 “한국적인 것을 더 담으려고 하기보다 제가 하는 일을 계속하는 것이 한국적인 일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판소리가 해외에 나가서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질문은 저에게 없다”며 “좋아하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장르에 담고 관객을 만날 뿐이다. 프랑스에서도 그랬다. 그냥 하던 대로 하겠다”고 강조했다.

아비뇽의 ‘록스타’가 된 뒤에도 이자람의 방식은 달라지지 않았다. 부채와 북, 목소리와 관객의 상상력을 믿고 다시 무대에 선다. ‘눈, 눈, 눈’은 10월 23일과 24일 LG아트센터 서울 LG SIGNATURE 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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