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미친 주식시장” WSJ…한국 개미들 ‘롤러코스피’에 쓴맛

신지호 2026. 8. 25.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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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인공지능(AI) 열풍을 타고 폭등했다가 급락한 한국 증시를 두고 "세계에서 가장 미친 주식시장"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세계 최고 수준의 상승률을 기록했던 코스피가 불과 6주 만에 약 40% 폭락하면서 개인투자자 수십만명이 큰 손실을 입은 과정을 조명했다.

한국 개인투자자는 코스피 일일 거래량의 60~7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은데, WSJ는 이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상승세에 대한 강한 믿음을 바탕으로 시장에 뛰어들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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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후 코스피 변동성 확대…개인투자자 손실 키워
WSJ “개인투자자들, 고위험 상품 허용한 이재명 정부 비판”
정부, 레버리지 ETF 신규 승인 보류 등 뒤늦게 규제 강화
개인투자자들 국회에 항의 화환…“개미들이 학살당하고 있다”
2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돼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45.78포인트(0.68%) 오른 6,742.74로 장을 마쳤다. 연합뉴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인공지능(AI) 열풍을 타고 폭등했다가 급락한 한국 증시를 두고 “세계에서 가장 미친 주식시장”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세계 최고 수준의 상승률을 기록했던 코스피가 불과 6주 만에 약 40% 폭락하면서 개인투자자 수십만명이 큰 손실을 입은 과정을 조명했다.

WSJ는 24일(현지시간) ‘세계에서 가장 미친 주식시장이 공포의 놀이기구로 변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 증시의 극심한 변동성을 집중 조명했다. 

코스피는 지난해 76% 상승하며 세계 최고 수익률을 기록했고, AI 열풍 속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가 급등하면서 상승세를 이끌었다.

하지만 코스피는 지난 6~7월 6주 동안 약 40% 급락했다. 

이 과정에서 약 2조5000억달러(약 3460조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이후 코스피는 저점에서 약 20% 반등했지만, WSJ는 여전히 롤러코스터 같은 변동성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이 컸다. 

국민일보 DB

한국 개인투자자는 코스피 일일 거래량의 60~7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은데, WSJ는 이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상승세에 대한 강한 믿음을 바탕으로 시장에 뛰어들었다고 분석했다.

WSJ는 지난 5월 국내에서 처음 출시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시장의 과열과 이후 손실을 키운 요인 중 하나로 지목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특정 종목의 주가 움직임을 배수로 따라가는 상품으로, 주가가 하루 5% 오르면 2배 레버리지 상품은 10% 상승하지만 반대로 5% 떨어지면 10% 하락한다.

WSJ는 한국 개인투자자들이 고위험 상품을 허용하도록 규제를 완화한 이재명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정부는 이후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신규 승인을 보류하고, 거래에 필요한 현금 예치금 기준을 약 2만1000달러로 세 배 높이는 등 규제를 강화했다. 투자자 대상 온라인 교육도 확대했다.

AI로 제작한 이미지

실제 투자자들의 손실 사례도 소개됐다. 

퇴직 후 퇴직금 절반을 반도체주에 투자한 44세 음향 엔지니어 윤경민씨는 일주일 만에 7200달러를 잃었다. 그는 “시장이 영원히 오를 줄 알았다”며 아내에게 손실 사실을 알리기 두렵다고 말했다.

서울의 30세 회계사 제이크 정씨는 6월 SK하이닉스 주식 약 2만1000달러어치를 매수했다가 3주도 지나지 않아 주가가 40% 오르자 차익을 실현했다. 

이후 SK하이닉스 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관련 레버리지 ETF에 약 2만9000달러를 투자했지만, 폭락 이후 평가액은 약 9000달러로 69% 줄었다.

정씨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주식 수익을 자랑하기 시작하면 정점에 도달한 것이라는 게 나의 원칙이었다”며 “하지만 FOMO(상승장에서 소외될 것이라는 두려움)에 무너졌다”고 말했다.

한국 증시의 높은 변동성을 두고 한 투자자 단체 관계자는 “이건 건전한 투자가 아니라 도박판, 카지노”라고 표현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최근의 극심한 변동성을 ‘롤러코스피’라고 부르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다만 장기 투자자들은 반도체 업황이 회복되면 손실을 만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미국 자산운용사 페더레이티드 헤르메스의 아시아 담당 책임자 조너선 파인스는 한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높은 실적이 향후 2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며 투자자들이 장기적으로 초기 투자금의 상당 부분을 회복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지호 기자 p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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