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영우, 분데스리가 진출...유럽축구 한국 수비수 전성시대

피주영 2026. 8. 25.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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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데스리가 무대를 누비는 특급 수비수 김민재(가운데). 뉴스1

1980년대 차범근(분데스리가)을 시작으로 2000년대 박지성(이상 EPL)을 거쳐 손흥민(이상 EPL), 이강인(라리가) 등까지. 한국 축구의 유럽 빅리그 도전사는 공격수 또는 미드필더에 의해 쓰여졌다. 그런데 최근 흐름이 달라졌다. 유럽 무대에 진출하는 한국 수비수가 늘어나는 추세다.

세르비아 스포르탈은 24일(현지시간) “세르비아 프로축구 츠르베나 즈베즈다 소속 측면 수비수 설영우가 독일 분데스리가 아우크스부르크로 이적한다”고 보도했다. 2024년 6월 울산 HD를 떠나 즈베즈다에 입단한 설영우는 공식전 101경기(8골)를 뛰었다. 최근 두 시즌(2024~25, 25~26) 연속 더블(정규리그·세르비아컵 우승)에 힘 보탰다. 이로써 유럽 빅리그에서 활약하는 한국 선수는 셋으로 늘었다.

빅리그 진입을 눈앞에 둔 수비수 설영우. 뉴스1

분데스리가 명문 바이에른 뮌헨의 ‘괴물 센터백’ 김민재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브랜트퍼드의 신예 센터백 김지수가 설영우에 앞서 활약 중이다. 여기에 벨기에의 이한범(브루게)과 오스트리아의 이태석(빈) 그리고 유럽행이 유력한 조유민을 더하면 2026~27시즌 유럽 리그를 누빌 국가대표급 수비수는 6명으로 늘어난다. 역대 최다다. 역대 유럽에서 뛴 수비수 이영표(EPL), 홍정호, 김진수(이상 분데스리가) 정도였던 것을 고려하면 한국 수비수 전성시대의 시작점이라고 볼 수 있다.

그동안 외면받았던 한국 수비수들의 유럽 러시가 시작된 건 유럽의 ‘수비수 품귀 현상’과 한국 선수들의 기량·피지컬 향상이 맞물린 덕분이다. 유럽리그 전문 에이전시 유니크스포츠의 박영덕 이사는 “유럽은 체격이 큰 수비수는 많지만, 세밀하고 축구지능이 높은 수비수, 특히 사이드백이 부족해 해외 영입이 많았다.

영어와 독일어를 모두 구사하는 이태석(오른쪽). 뉴스1

그런데도 한국 선수들에게 기회가 많지 않았던 건 유럽 팀 대부분이 유럽 선수와 경합해도 밀리지 않을 ‘키 1m80㎝ 수비수’를 원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최근 지능과 실력은 물론 피지컬능력까지 겸비한 수비수들이 등장하면서 유럽길이 열렸다”고 분석했다. 실제 이태석을 제외한 김민재(1m89㎝), 설영우(1m80㎝), 김지수(1m92㎝), 이한범(1m90㎝), 조유민(1m83㎝)은 장신이다.

개인 능력으로도 공격을 풀어갈 수 있는 공격수·미드필더와 달리, 수비수는 동료와 꾸준히 호흡하고 소통하는 포지션이다. 과거엔 언어 장벽 탓에 실력이 좋아도 유럽 도전이 좌절되는 선수도 있었다. 지금은 다르다. 영어는 기본이고 현지 언어도 능통하다. 특히 김민재와 이태석은 경기 중과 인터뷰에서 영어, 독일어로 소감을 술술 풀어낸다. 이태석은 “영어로 소통해도 불편함은 없지만, 독일어가 모국어인 오스트리아 선수들에게 한 발 더 다가가기 위해 배웠다”고 밝혔다.

가성비가 좋다는 점도 한국 수비수의 경쟁력이다. 에이전트업계에 따르면 한국 선수를 데려오기 위해선 최대 이적료 300만 파운드(약 57억원) 선이다. 박 이사는 “한국 선수는 비슷한 실력의 브라질 출신 선수와 비교하면 몸값이 10분의 1 수준”이라며 “유럽 구단에선 한국 선수에 매력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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