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차량 접촉 줄인 ICT 양돈장…약품비↓·MSY↑ [현장]

김소희 2026. 8. 25.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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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돈장에 도입된 정보통신기술(ICT)이 사람과 차량, 사료의 축사 접촉을 줄이면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등 가축질병 유입 위험을 낮추고 있다. 사육환경과 사료 공급을 자동으로 관리해 약품비와 인건비를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는 경영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ASF는 감염된 돼지와의 직접 접촉뿐 아니라 바이러스에 오염된 의복과 장화, 차량, 사료 등을 통해서도 전파될 수 있다.

박 대표는 "지대사료는 여러 농장을 거친 차량이 운반하는 데다 포대 자체를 소독하기도 쉽지 않다"며 "액상사료는 밀폐된 공간에서 자동으로 배합해 공급하기 때문에 사료를 통한 질병 유입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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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예산 호은2농장 가보니
ASF 간접전파 위험 낮춘 저접촉 구조
온·습도 자동제어·액상급이로 출입 최소화
인력 줄이고 사료효율 개선…생산성도 향상
박경원 호은농장 대표가 휴대폰을 통해 농장 내부를 보여주고 있는 모습. ⓒ데일리안 김소희 기자

양돈장에 도입된 정보통신기술(ICT)이 사람과 차량, 사료의 축사 접촉을 줄이면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등 가축질병 유입 위험을 낮추고 있다. 사육환경과 사료 공급을 자동으로 관리해 약품비와 인건비를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는 경영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ASF는 감염된 돼지와의 직접 접촉뿐 아니라 바이러스에 오염된 의복과 장화, 차량, 사료 등을 통해서도 전파될 수 있다. 사람에게 감염되는 질병은 아니지만 사람이 착용한 의복이나 사용한 장비, 출입차량 등이 바이러스를 농장으로 옮길 수 있다. 사람과 차량, 물품이 축사를 드나드는 빈도를 낮추는 것 자체가 중요한 차단방역 수단인 이유다.

지난 21일 찾은 충남 예산군 호은2농장은 ICT를 활용해 사람이 직접 축사에 들어가 수행하던 작업을 줄이고 있었다. 박경원 대표가 보여준 화면에는 돼지들이 사료를 먹거나 쉬는 모습이 실시간으로 나타났다. 온·습도와 사료 공급, 환기시설의 작동 상태도 휴대전화와 컴퓨터로 확인할 수 있었다.

스마트 기기를 통해 확인한 실시간 농장 내부 모습. ⓒ데일리안 김소희 기자

사람·차량 접촉 줄이고 온·습도는 실시간 관리

호은2농장은 2023년 5월 준공된 약 900평 규모의 스마트 양돈장이다. 모돈 약 450두를 비롯해 자돈까지 약 2500두를 사육한다. 농장 외부와 내부를 울타리로 구분하고 사료차량과 출하차량은 두 울타리 사이의 지정된 구역까지만 들어오도록 했다. 정기적으로 출입하는 차량과 운전자도 고정했다.

직원은 샤워와 작업복 교체를 거쳐 축사로 이동하고 장화는 구역과 층별로 나눠 사용한다. 출하차량은 출하대에 정차하면 농장 직원이 돼지를 이동시킨다. 운전자가 축사 안으로 들어오거나 직원과 접촉하는 상황을 최소화한 구조다.

축사 내부의 온도와 습도는 환경제어 시스템이 실시간으로 관리한다. 환경제어기가 내부 상태에 따라 냉난방시설과 환기장치를 자동으로 조절해 외부 기온이 급격하게 변해도 돼지의 성장 단계에 맞는 사육환경을 유지한다.

김지호 농림축산식품부 서기관은 “돼지는 더위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면역체계가 약해져 평소 이겨낼 수 있는 질병에도 취약해질 수 있다”며 “특히 여름철 임신돈에게 온도 관리는 생명과 같다”고 설명했다.

올여름 폭염에도 호은2농장 내부 온도는 26.5°C 수준으로 관리됐다. 돼지는 지방층이 두꺼워 더위에 취약하다. 고온 스트레스를 받으면 면역력이 떨어져 평소에는 이겨낼 수 있는 질병에도 노출될 가능성이 커진다. 특히 임신돈의 건강 악화는 번식 성적과 태어날 자돈의 상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환경제어와 자동화시설은 농장 운영에 필요한 인력도 줄였다. 호은2농장에는 내국인 1명과 외국인 2명 등 상시 직원 3명이 근무하고 박 대표가 전반적인 관리를 맡는다. 기존 방식으로 같은 규모의 농장을 운영하려면 5~6명의 직원이 필요하지만 자동화시설을 활용하면서 적은 인력으로도 사육환경을 일정하게 관리할 수 있게 됐다.

호은2농장은 축사 내부 온도, 습도를 환경제어 시스템이 실시간으로 조정하고 있다. 사진은 농장 내부 온도 확인 이미지. ⓒ데일리안 김소희 기자

액상 자동급이로 사료·배송 인력 접촉 최소화

액상 자동급이 시스템은 사료 공급 과정에서 발생하는 외부 접촉을 줄인다. 어린 돼지가 먹는 사료는 종이 포대에 담긴 지대사료 형태로 공급되는 경우가 많다. 배송차량 한 대가 여러 농장의 사료를 함께 싣고 이동하기 때문에 차량이나 포대가 오염되면 농장 간 질병 전파 경로가 될 수 있다. 종이 포대는 물에 젖으면 찢어질 수 있어 충분히 소독하기도 어렵다.

호은2농장은 고정된 사료차량이 원료를 저장시설에 넣고 나면 밀폐된 급이실에서 건식사료와 물을 자동으로 혼합한다. 액상으로 만들어진 사료는 배관을 통해 돼지에게 공급된다. 포장된 사료와 배송 인력이 축사 안으로 들어갈 필요가 없어 사료 공급 과정의 접촉 지점을 줄였다.

박 대표는 “지대사료는 여러 농장을 거친 차량이 운반하는 데다 포대 자체를 소독하기도 쉽지 않다”며 “액상사료는 밀폐된 공간에서 자동으로 배합해 공급하기 때문에 사료를 통한 질병 유입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액상사료는 사료효율 개선에도 도움이 됐다. 호은2농장의 자돈 구간 사료요구율(FCR)은 1.39 수준이다. 사료요구율은 돼지의 체중을 1kg 늘리는 데 필요한 사료량으로 수치가 낮을수록 효율이 높다. 박 대표에 따르면 일반 농장의 자돈 구간에서 1.7 수준이면 양호한 성적으로 평가된다.

방역체계와 자동화시설을 통한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도 수치로 확인됐다. 박 대표에 따르면 기존 축사를 운영하던 2023년 이전 월 1000만원가량이던 약품 구매비는 스마트축사 신축 이후 300만원 수준으로 약 70% 감소했다. 호은2농장을 포함해 박 대표가 운영하는 농장의 지난해 모돈 한 마리당 연간 출하두수(MSY)는 20.5두로, 한돈팜스 전산성적 기준 전국 평균인 18.9두보다 1.6두 많다.

외부 접촉과 질병 위험을 줄이는 동시에 인력과 약품, 사료에 들어가는 비용을 낮춰 농가의 경영수지를 개선한 셈이다.

김지호 농식품부 서기관은 “ICT 기술은 돼지 사육환경과 상황을 실시간으로 관리해 농가의 생산성과 경영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가축의 이상징후와 방역 취약요인을 조기에 파악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앞으로 ICT가 농가의 일상적인 사양·방역관리를 지원하고 생산성과 방역수준을 함께 높이는 유용한 수단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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