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오세훈 패싱’ 노리는 與…“정부 의지 못 꺾어” 경고장

박준규 2026. 8. 25.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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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가 열렸다. 김민석 당대표와 최민희 최고위원이 대화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연일 부동산 정책을 고리로 오세훈 서울시장을 정밀 타격하고 있다.

서울시장의 권한 축소 움직임이 가시적으로 드러난 압박 수단이다. 민주당 소속 서울 구청장들은 지난 21일 한성숙 국무총리를 만나 ‘도시정비사업 권한 확대’를 요구한 것으로 25일 파악됐다. 현행법은 구청장에게 10% 미만 범위에서만 정비구역 면적·용적률·건폐율 등을 바꿀 수 있도록 허용한다. 이를 시행령을 고쳐 ‘20% 미만’까지로 상향해달라는 것이다. “10%를 넘어가면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받아야 해 사업 기간이 최소 6개월 이상은 길어진다”는 게 민주당 소속 구청장들의 주장이다. 구청장들은 27일 서울 지역구 민주당 국회의원들을 만나서도 같은 요구를 할 예정이다.

일부 권한은 이미 축소가 예고됐다. 당정은 지난 23일 고위당정협의회를 열어 소규모(500세대 이하) 정비사업 인허가권을 서울시장에서 구청장으로 넘기는 입법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실화할 경우 재개발·재건축 전 과정에서 서울시의 관여 폭은 상당 부분 축소된다. 보수 야권에서 ‘오세훈 패싱’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13일 정부는 수도권 신규 택지를 포함해 23만 가구 이상을 추가 공급하는 내용을 포함한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과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사진은 이날 신규 택지지구 발표에 포함된 서울 강서지구 염창공원 인근 부지 모습. 장진영 기자


공급 부족의 책임을 오 시장에게 돌리는 여론전은 또 다른 한 축이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24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서울시도 말로만 신속을 벗어나서 원활한 재개발∙재건축을 위해 구청과 권한을 나누며 협력해주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서울시당위원장인 김영배 의원은 지난 22일 오 시장을 만난 뒤 용산공원 주택 개발 비협조 등을 언급하며 “(오 시장의) 자기정치”라고 했다. 서울 지역구의 한 민주당 의원은 “오 시장에게 ‘정부를 못 이기니 그만 버티라’는 경고 시그널을 주는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이 이처럼 부동산 정책을 고리로 오 시장을 정밀 타격하는 건 집값 급등, 세제 등으로 서울 민심이 급격히 악화했기 때문이다. 한국갤럽이 18~20일 실시해 21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서울 지지율은 32%까지 떨어졌다. 이는 전주 대비 10%포인트 급락한 수치다. 서울의 다른 민주당 의원은 “2028년 총선 전 소규모 정비사업이라도 착공에 돌입해서 말뿐인 공급이 아니라는 점을 유권자들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4일 서울시에서 공개된 영상에서 용산공원 개발의 반대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서울시


서울시는 여권 공세에 적극 반박하며 맞불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서울시는 이날 자료에서 “서울시가 행사하는 권한은 구역지정을 위한 심의 등 2가지뿐인데, 소요기간이 4개월에 불과하다”며 “500세대 이하 추진 사업 193개소 중 대부분이 순항 중”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 관계자도 “인허가권을 구청에 이양할 경우, 구역 지정 등을 경험한 직원이 없어 사업 속도가 늦춰질 것”이라며 “도시계획이 무너지고 난개발과 주거 환경의 질적 저하가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 시장 역시 직접 여론전에 뛰어들고 있다. 서울시가 이날 공개한 영상을 보면 오 시장은 용산공원 주택공급에 반대하면서 “서울시민 3분의 2 정도가 용산공원의 일부라도 아파트 부지로 사용하는 데 반대하고 있다”며 “찬성한다면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박준규 기자 park.junkyu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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