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달탐사선 창어7호 발사 취소…미·중, 달 남극 경쟁 리셋

중국이 24일로 예정됐던 달 남극 얼음 탐사선 창어(嫦娥) 7호의 발사를 하루도 남지 않은 시점에 전격 취소했다. 이번 결정으로 달 남극에 정착촌을 건설하려는 미국과 중국의 ‘우주경쟁’이 원점에서 다시 경쟁 구도로 되돌아갔다고 미국 CNN이 보도했다. CNN은 달 남극에 얼음 형태로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물은 미국과 중국이 모두 확보하려는 중요한 자원이라는 점에서, 창어 7호의 발사 지연이 ‘우주경쟁’의 흐름을 다시 경쟁적으로 되돌릴 수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유인우주공정판공실(CMSEO)은 23일 오후 관영 신화통신을 통해 “안전하고, 믿을 수 있으며, 절대적 완벽함이라는 원칙에 따라 종합적인 평가를 거친 결과 창어 7호의 임무는 발사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며 “올해 예정된 창구(窗口, 발사기간)안에 실시할 수 없다”며 발사가 올해 안에 이뤄질 수 없다고 발표했다.
앞서 19일 당국은 창어 7호가 발사 준비단계에 들어갔다며, 달 탐사선과 창정(長征) 5호 Y14 운반 로켓 조합체가 하이난성 원창 발사장 발사구역으로 수직 이동했다고 발표했다. 발사 직전에 구체적인 원인이나 새로운 발사 시간을 밝히지 않은 채 “조건 미충족”을 이유로 발사를 전격 취소하면서 각종 억측이 나오고 있다.
유력하게 거론되는 원인은 기상 악화다. 홍콩 온라인 매체 홍콩01은 19호 태풍 ‘나라’의 영향으로 24일 원창 발사장에서 예정된 창어7호 발사가 25일로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23일 보도했다. 또 다른 연기 배경으로는 지난 10일 창정 7호 개량형 로켓이 중싱(中星) 4B 위성 발사 직후 폭발해 아직 원인 조사 중인 점도 거론된다.
이번 연기로 미·중 ‘우주경쟁’이 리셋됐다. 지난 2024년 창어 6호가 세계 최초로 달 뒷면의 암석과 토양 샘플을 채취해 지구로 귀환하는 데 성공하면서 중국은 달 착륙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 상태다. 이후 미국의 인튜이티브 머신즈가 지난 2025년 물 탐사용 드릴을 달에 보냈지만, 남극의 험준한 지형에 착륙을 시도하다 실패했다.
CNN은 창어 7호의 목적지로 미국의 아스트로보틱(Astrobotic)이 이르면 올해 말 그리핀 착륙선을, 아마존 제프 베조스의 우주 벤처 블루오리진이 내년 최대 2기의 로봇 착륙선을 달 남극에 보낼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 중 한 대는 미국 우주항공국(NASA)가 물 얼음과 달 자원을 탐사하기 위해 특별히 설계한 탐사로봇인 바이퍼 로버(viper rover)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창어 7호는 중국의 달 탐사 프로그램 4단계의 핵심 임무다. 궤도선·착륙선·로버·근접비행선으로 구성된 탐사선은 달의 남극으로 이동해 궤도 진입→착륙→로버링→근접비행을 통해 달의 환경과 자원 특히 월면토와 얼음 형태의 물을 채집할 예정이었다. 특히 창어7호 임무에는 이탈리아·러시아·이집트·스위스·태국 등 7개국 및 국제기구에서 개발한 6개의 과학 탑재체가 실려, 중국 달 탐사 역사상 최대 규모의 국제 프로젝트로 평가받았다. 앞서 창어 6호는 2024년 세계 최초로 달 뒷면의 암석과 토양 샘플을 채취해 지구로 귀환하는 데 성공했다.
미국은 지난 4월 NASA의 유인 우주선 아르테미스 II호를 발사해 50여 년 만에 처음으로 달 궤도를 비행했다. 양국 모두 향후 수년 내 우주비행사의 달 착륙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주도의 아르테미스 협정(Artemis Accords)은 2026년 7월 기준 70개국이 참여하는 규모로 성장했으며, 투명성·상호운용성·비상지원·우주자원 활용 등의 원칙을 규정하고 있다.
이에 맞서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별도의 달 탐사 연합을 구축하는 중이다. 중국이 러시아와 공동 개발 중인 국제달연구기지(ILRS) 1단계 ‘기본 기지’를 2035년까지 남극 지역에 건설할 계획이며, 창어 7호가 이를 위한 환경·자원 조사를, 2028년 예정된 창어 8호가 현지자원활용(ISRU) 기술 실증을 각각 담당할 계획이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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