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특검, 수사 적법·완결성 논란 속 58명 무더기 기소…46건은 경찰로 이첩

2차 종합특검팀(특별검사 권창영)이 180일 동안 3대 특검(내란‧김건희‧해병)의 잔여 사건과 특검 자체 인지 사건 등을 수사해 58명을 무더기 기소했다. 하지만 46건의 사건을 처분하지 않고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로 이첩하면서 수사를 미완으로 남겼다. 앞서 특검팀은 윤석열 대통령실이 쌍방울 대북송금 수사에 개입했다며 “초대형 국정농단”이라고 브리핑까지 했지만, 수사 초기 단계에서 막히면서 사건을 경찰에 넘겼다.
24일 권창영 특검은 수사 결과 브리핑에서 “수많은 난관에도 7명을 구속기소하고 51명을 불구속 기소하는 등 성과를 거뒀다”며 “다만 여러 사정으로 수사를 마무리하지 못한 사건도 여러 건 있고, 수사 과정에 잘못된 점도 있다”고 말했다. 특검팀이 사건을 종결하지 못하고 국수본에 이첩한 건 46건, 수사 대상으론 150명에 달한다.

尹 정부 관저 이전 의혹 수사 마무리

특검팀은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미국, 일본, 영국 등 우방국에 계엄을 정당화하는 메시지를 전파한 사실을 포착해 관련자를 기소하기도 했다. 외교부 공무원을 동원해 이를 수행한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을 내란중요임무종사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은 불구속 기소했다.
구속영장 3건 중 2건은 기각
그러나 이 외 사건에서 특검팀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대거 기각되면서 수사 완결성을 담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기소로 결론 내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검팀은 총 20건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는데 13건이 기각됐다. 기각률 65%로, 앞서 내란특검(46%), 김건희특검(31%)이나 지난해 전체 형사사건 기각률(21%)보다 높다.

특히 법원은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범죄 혐의 소명이 부족하다는 표현을 자주 썼다. 첫 구속영장 청구 대상이었던 이은우 전 KTV 원장의 영장 기각 땐 “내란선전죄 성립 여부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했고, 이시원 전 공직기강비서관에 대해선 “범죄 혐의에 법리적으로 다퉈 볼 여지가 있다”고 했다. 강호필 전 지상작전사령관도 “범죄 혐의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특검팀은 이들을 모두 불구속 기소했다. 기소 자체는 수사팀 의지로 가능하지만, 유죄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란 주장이 나온다.
양평고속도로·노상원 수첩 등 46건 이첩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노상원 수첩 ▶윤석열 대통령실의 쌍방울 대북송금 수사 개입 ▶김건희 디올백 수사 무마 ▶경찰의 통일교 수사 무마 등은 의혹을 규명하지 못한 채 경찰로 넘겼다. 특검팀이 국수본에 이첩한 사건만 46건에 달하는데 이처럼 특검팀이 주요 수사 대상으로 꼽았던 사건들이 대거 포함됐다.

유의미한 단서를 발견했지만 시간이 부족했다거나 피의자가 협조를 해주지 않는다는 이유를 이첩 근거로 들었다. 예컨대 노상원 수첩 관련 내란목적살인 예비음모의 경우 “핵심 피의자들이 진술을 거부해 추가 증거 수집 및 진술 청취가 필요하다”,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은 “중대한 권력형 비리 사건이라 추가 수사를 통해 직권남용, 직무유기 등 실체와 윗선의 개입 여부를 명백히 규명할 필요가 있다”는 식이다.
1년간 수사…그래도 시간 부족?
특검팀은 특검법을 수정해가면서까지 수사 기간을 150일에서 180일로 연장해 수사했다. 특검 수사 경험이 있는 한 부장검사는 “노상원 수첩이나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등은 내란‧김건희 특검 수사기간(180일)까지 더하면 1년간 특검이 수사한 혐의들”이라며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건 납득하기 어려운 설명이고, 진술을 안 하던 피의자가 갑자기 자백할 일도 없다. 사실상 증거가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 특검은 이날 브리핑에서 내란 범죄의 특성상 6개월의 특검으론 애초 부족하다는 주장을 내놨다. 수사기관 합동 특별수사본부 설치까지 제안했다. 그는 “각 내란 세력 거점에 대한 주요 타격 없는 한 내란 세력은 암약하고 잔존할 것이란 의문을 갖고 수사했다”며 “내란 범죄는 집단적, 조직적이고 장기간 준비한 범죄라 6개월의 특검으론 해결할 수 없는 사안이다. 이후 수사도 국수본만으로 한계가 있을 수 있어 합동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해 수사하는 걸 제안한다”고 말했다.
특검 수사 과정에서 수사 대상자들이 “위법한 수사와 결론”이라고 반발하는 이례적 장면도 나타났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봐주기 의혹과 관련해 이창수 전 서울중앙지검장 등 수사팀은 “트집 잡기 기소”라는 입장을 내놨다. 윗선 개입 등은 전혀 규명하지 못한 채 수사보고서 날짜 변경, 직무대리 받지 않고 조사 참여 등 절차 위반으로 기소했다는 점을 비판했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특검이 영장에 적시된 반환 기한인 10일을 넘겨 휴대전화 포렌식을 진행했고, 원본 반환도 거부하고 있다며 법원에 준항고를 제기했다.
정진호·정진우·김성진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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