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만 하면 배에서 꾸르륵…지긋지긋한 ‘장 트러블’ 탈출법 [Health&]

하지수 2026. 8. 24.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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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수 기자의힐링테이블

복부 팽만감에 배변 장애 반복돼
변비형은 수용성 식이섬유·수분 섭취
설사형은 인공 감미료 특히 조심해야

속 편한 한 끼

낯선 곳에 가면 화장실 위치부터 확인한다. 시도 때도 없이 배가 아파 화장실을 들락날락하고, 발표나 면접처럼 긴장되는 순간이면 어김없이 배에서 ‘꾸르륵’ 신호가 온다. 과민성장증후군 환자들이 흔히 겪는 일상이다.

과민성장증후군은 복통이나 복부 팽만감 같은 불쾌한 소화기 증상이 반복되고 설사나 변비 등의 배변 장애가 나타나는 만성질환이다.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스트레스와 식습관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증상 개선을 위해서는 평소 식단 관리에 신경 쓸 필요가 있다. 연세대 용인세브란스병원 이정주 영양팀장은 증상을 유발하거나 악화하기 쉬운 음식으로 ▶기름진 음식▶알코올이나 카페인 ▶맵거나 자극적인 양념을 사용한 음식▶밀가루·우유 등 포드맵(FODMAP)이 많은 식품 등을 꼽았다. 포드맵은 장에서 잘 흡수되지 않고 남아 발효되면서 복통과 설사 등을 유발하는 당류를 일컫는다.

여기에 주된 증상에 따라 권장되는 음식과 주의할 음식도 달라진다. 변비형은 차전자피 같은 수용성 식이섬유와 충분한 수분 섭취가 도움 된다. 반면에 락툴로오스 계열 변비약은 가스와 팽만을 악화시켜 권하지 않는다. 설사형은 카페인, 술, 기름진 음식, 무설탕 껌·사탕의 인공 감미료(소르비톨·자일리톨)를 특히 조심해야 한다. 체내에서 유당을 분해하지 못해 소화, 흡수되지 않는 유당불내증이 있다면 유제품 제한도 필요하다.

흔히 과민성장증후군일 때 실천하는 저(低)포드맵 식단의 경우 복부 팽만, 복통이 두드러진 환자에게 효과가 좋은 편이다. 쌀밥, 감자, 두부, 유당 제거 우유, 바나나, 멜론, 호박 등이 대표적인 저포드맵 식품이다. 이 팀장은 “다만 포드맵이 함유된 식품은 건강 관리에 필요한 음식이라 광범위하게 혹은 지속해서 제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대신 3단계에 걸쳐 식단을 조절하는 게 바람직하다. 1단계는 먼저 2~6주간 포드맵 함량이 높은 식품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단계다. 이를 통해 장의 염증 반응과 예민도를 낮춘다. 증상이 호전됐다면 관찰 단계인 2단계로 넘어간다. 포드맵이 함유된 식품을 한 가지씩 3일 간격으로 조금씩 다시 섭취하면서 장의 반응을 살피고 어떤 성분이 증상을 유발하는지 확인한다. 마지막은 개인 맞춤화 단계다. 앞선 과정을 통해 확인한 증상 유발 식품은 최소화하고 문제가 없었던 식품을 다시 포함해 균형 잡힌 식단을 구성한다.

연세대 용인세브란스병원 허철웅 소화기내과 교수는 식이 관리 시 ‘무엇을 뺄까’보다 ‘무엇을 다시 먹을 수 있을까’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식이 제한은 내게 맞지 않는 음식을 찾아내는 과정일 뿐 평생 지켜야 할 식사법이 아니다”며 “증상이 무서워 하나씩 끊다 보면 결국 영양 결핍이 생기고 식사 자체가 스트레스가 돼 증상이 더 나빠질 수 있다”고 했다.

만약 식이와 생활 습관 조절을 6~8주간 성실히 해도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다면 약물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복통에는 진경제, 설사형에는 지사제나 라모세트론, 변비형에는 완하제 등 주된 증상에 맞춰 약을 쓰게 된다. 허 교수는 “만약 혈변이나 밤에 잠을 깨우는 설사, 원인 모를 체중 감소 등을 겪는다면 식이 조절에 앞서 바로 진료를 받고 대장 내시경 등의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지수 기자 ha.ji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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