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등 소지품 발견’ 허위 종결 석 달 만에…장미란씨 추정 시신

최충일 2026. 8. 24.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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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 종결 실종자, 펜션서 5분 거리 풀숲서 발견


제주시 한림읍의 한 수풀에서 장미란씨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됐다. 사진 독자 제공
경찰관이 “실종자와 연락이 닿았다”며 허위로 사건을 종결해 석 달 넘게 행방이 묘연했던 장미란(37)씨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됐다. 실종 이후 104일 만이다. 24일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46분쯤 제주시 한림읍 일대에서 합동 수색을 벌이던 경찰관이 30대 여성의 시신을 발견했다. 시신 발견 장소는 장씨가 지난 5월 12일 밤 숙소를 나서 마지막 행적이 끊긴 곳에서 도보로 10여분 거리였다. 장씨 시신이 발견된 지점은 장씨가 지난 5월 12일 오후 10시 15분께 장기 투숙 펜션에서 나선 곳에서 400m 남짓 떨어진 도로 인근의 수풀 속이다. 펜션에선 도보로 5분 거리다.

실종 장씨와 같은 의류, 휴대전화 등 소지품 발견


경찰이 24일 제주시 한림읍 수원리의 한 야자수농장에서 수개월 전 실종됐던 장미란씨 시신을 발견해 현장 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은 발견 장소와 인상착의 등을 토대로 이 시신이 지난 5월 실종된 장씨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시신은 장씨가 입고 있던 것과 동일한 의류를 착용하고 있었다. 옷가지와 함께 장씨 소유의 휴대전화와 충전식 소형 전자제품 등 소지품이 발견됐다. 신분증과 유서는 나오지 않았다. 경찰관계자는 “시신은 타살로 보이는 흔적은 특별히 없었다”며 “휴대전화 신호가 끊어진 제주시 한림항 관할 기지국내 에서 사망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감식·부검 통해 정확한 신원·사인 확인 예정


지난 5월 12일 오후 10시 15분쯤 제주시 한림읍 모 펜션(장기투숙)을 빠져나가는 장미란씨의 마지막 행적이담긴 CCTV. 사진 장씨 가족
다만 아직 신원이 공식 확인된 것은 아니다. 경찰은 감식을 통해 정확한 신원을 확인하는 한편 부검 등을 거쳐 사망 시점과 원인을 규명할 방침이다. 외상 등 범죄 혐의점이 있는지도 함께 조사한다. 경찰은 발견된 시신의 신원과 사인을 확인하는 동시에 장씨의 실종부터 사망에 이르기까지 구체적인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부 모(30대) 경장이 처리한 다른 298건의 실종 사건과 종결 과정에 대해서도 전수조사를 이어가고 경찰은 이날 발견된 시신의 신원이 장씨로 최종 확인될 경우 실종 경위와 함께 사망에 이르게 된 과정 등을 수사할 예정이다.

구속영장 신청...부 경장 측은 체포적부심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장미란(37)씨 등 실종자 허위 종결 사건으로 직무유기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제주 서부경찰서 소속 A경장이 24일 오전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제주지법에서 열리는 체포적부심에 출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6.08.24. woo1223@newsis.com
경찰은 이날 오전 5시 부 경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 등을 적용했다. 영장에는 장씨 사건과 지난 7월 자체 종결한 실종 사건이 모두 포함됐다. 부 경장측은 체포가 적법한지, 계속 필요한지 다시 판단해 달라고 법원에 체포적부심을 요청한 상태다.
지난 5월 15일 야간 당직 시간에 장씨 가족의 실종 신고를 접수하고도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은 채 사건을 임의로 종결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부 경장은 장씨와 연락이 닿아 안전을 확인했으며, 장씨가 가족에게 자신의 연락처를 알려주지 말라고 했다는 취지로 보고했다. 그러나 경찰 조사 결과 부 경장과 장씨 사이의 통화 내역은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 실종자 프로파일링 자료 삭제 정황도


제주경찰이 지난 20일 제주시내를 돌며 장미란씨 흔적을 찾고 있다. 사진 독자제공
경찰 내부 실종자 프로파일링 시스템에 등록된 장씨 사건 자료가 삭제된 정황도 드러났다. 경찰은 부 경장이 허위 내용을 입력해 사건을 해제하고 후속 수사와 수색을 막은 것으로 보고 있다. 구속영장에는 부 경장이 지난 7월 자체 종결한 또 다른 실종 사건도 포함됐다. 부 경장은 당시에도 또 다른 실종자 A씨(60대)를 직접 확인하지 않고 가족과 연락을 원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보고한 뒤 사건을 종결한 것으로 조사됐다. 가족이 다시 신고하면서 수색이 재개됐지만, 해당 실종자는 지난 22일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사망과 관련한 범죄 혐의점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60대 유족 “사람 백골 될 때까지 경찰 뭐했나”


실종 장미란씨
A씨 유족들은 23일 서부서를 찾아 담당 경찰관의 허위 종결에 대해 항의했다. A씨 유족들은 “사람이 백골이 될 때까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때까지 경찰은 무엇을 했느냐”고 울분을 토했다. 경찰은 뒤늦게 장씨의 동선을 추적하고 수색에 나섰다. 장씨의 휴대전화 신호는 실종 직후 한림항 일대에서 마지막으로 확인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지난 20일부터 경찰과 해경, 수색견 등 하루 140여 명을 투입해 한림항과 숙소 주변, 해안과 수풀 등을 집중적으로 수색해왔다. 실종 후 석 달이 지나 폐쇄회로(CC)TV 영상 상당수가 삭제된 탓에 동선 파악에는 어려움을 겪어왔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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