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장미란 실종’ 뭉갠 부 경장…‘셀프 종결’ 3건 연락 안 닿아

‘장미란(37)씨 실종 사건’ 등을 허위 종결한 혐의를 받는 제주도 경찰관이 장씨와 같은 사유로 ‘셀프 종결’ 했다고 의심 받는 실종 신고가 10여 건에 달하고, 이 중 3건이 아직 실종자 등과 연락이 닿지 않는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3건은 장씨 및 지난 22일 사망한 채로 발견된 60대 남성 사건과 별개의 신고다.
경찰은 최근 ‘장씨 실종 사건’을 허위로 종결한 혐의로 입건된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부모 경장이 담당했던 실종 신고 약 200건에 대해 전수 조사를 벌였다. 24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은 이 중 부 경장이 장씨 사건과 동일한 사유로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서 신고를 ‘셀프 종결’한 것으로 의심 받는 경우를 약 10건으로 추렸다. 이 가운데 경찰이 신원을 확인하지 못한 사례가 4건이었고, 이 중 1건은 지난 22일 사망한 채로 발견된 60대 남성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나머지 3건에 대해서는 경찰이 실종자·신고자·실종자 가족 등과 연락을 시도 중이지만 아직 닿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3건이 장씨의 사례처럼 ‘허위 종결’일 가능성을 의심 중이다. 만약 단순 연락 두절이 아니고, 부 경장이 허위로 사건을 종결한 점이 드러난다면 장씨와 같은 사례가 최대 3건이 더 발생할 수도 있는 셈이다. 경찰은 현재 이들의 소재 파악에 나선 상태다. 부 경장이 서부서 형사과 실종수색팀 소속으로 실종 사건을 전담한 지는 1년 정도 지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7월 접수된 장씨와 A씨의 실종 신고에서 부 경장은 “실종자와 통화했다”고 신고자 등에게 허위로 설명하고, 실종 프로파일링 전산 시스템에서 ‘실종 해제’ 처리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부 경장과 장씨·A씨의 통화 기록은 없었다. 장씨는 아직 실종 상태이고, A씨는 지난 22일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이와 유사한 사례가 더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성인 실종자는 단순 가출이나 자진 귀가로 마무리되는 사례가 적잖아서 경찰이 미리 종결된 것처럼 사건을 정리한 경우가 더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실종 신고가 접수된 성인 7만814명 중 7만591명(99.7%)은 경찰의 본격적인 수색 없이 사건이 마무리됐다. 이에 일선 경찰들이 부 경장처럼 실종자와 연락한 것처럼 꾸며 사건을 정리한 뒤 별다른 문제가 생기지 않자 같은 방식을 되풀이했을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경찰청 예규상 프로파일링 시스템의 실종 상태를 풀려면 해제 사유를 적고 상급자에게 보고해야 하지만, 실제 현장에선 실무자가 시스템상 ‘변사’ 등의 실종 해제 사유를 입력하면 상급자 결재 없이 해제가 가능하다. 이에 경찰은 실무자가 실종 사건 해제 요청을 하면 팀장·과장 등 관리자가 해제 사유와 입력 내용을 확인한 뒤, 최종 승인하는 ‘이중장치’를 도입할 예정이다. 홍석기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지난 23일 제주경찰청을 찾아 “국민께 송구스럽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제도적으로 보완하겠다”고 했다.
김정재 기자 kim.jeongj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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