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의 미래①]3.6㎡ vs 75.6㎡… 초록 격차, '복지 차별' 이어진다

배경환 2026. 8. 24.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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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도시 서울이 바뀐다. 개발과 보전의 대립을 넘어 녹지와 개발이 공존하는 도시 패러다임이 서울의 미래를 어떻게 바꿔나갈지 조명한다.

이희정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지금 서울시의 녹지 일부는 아파트 내 공원과 같이 공공이 공유할 수 없는 부분도 적지 않아 시민들의 실질적인 체감 녹지율이 떨어진다"며 "정비사업 내 공공기여 방식으로 녹지를 늘려 생활권 재편 과정에서도 녹지를 직주락(직장·주거·여가)과 연계해 다뤄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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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미래 - 공원의 미래
서울시민… 1인당 녹지면적 최대 21배 차이
소득 격차와도 맞물린 '녹지 불균형'
서울시, 개방형 녹지 확대… '중점녹화지구'
편집자주
회색도시 서울이 바뀐다. '집 지을 땅도 없다'는 발상에서 벗어나 고밀 개발과 녹지 확충을 동시에 추진하는 도시 전략이 도심 곳곳에서 시작됐다. 혐오시설의 공원화, 치수 기능을 갖춘 공원, 덮개공원과 옥상정원은 회색도시를 녹색도시로 바꾸는 실험이다. 녹지는 휴식공간에 그치지 않는다. 폭염을 식히고 빗물을 머금는 기후 대응 인프라이자 삶의 질을 좌우하는 공공자산이다. 하지만 지역에 따라 최대 20배 넘게 벌어진 녹지 격차는 기후 불평등을 넘어 복지 차별로 이어진다. 아시아경제는 변화를 앞둔 현장을 찾아 녹색 전환이 도시의 경제와 산업, 생활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살펴본다. 개발과 보전의 대립을 넘어 녹지와 개발이 공존하는 도시 패러다임이 서울의 미래를 어떻게 바꿔나갈지 조명한다.

서울시민 1인당 누릴 수 있는 녹지 면적이 자치구별로 최대 21배까지 차이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지역일수록 녹지 접근성이 낮았다. 녹지 격차가 도시 삶의 질과 기후 불평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녹지 중심의 도시관리 체계가 세워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24일 환경단체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에 따르면 서울시민 1인당 녹지 면적은 자치구별로 최대 20.9배 차이가 났다. 이 분석은 지리정보시스템(GIS)과 위성 데이터, 도시관리 공공데이터를 활용해 이뤄졌다.

서울시 자치구별 1인당 녹지 면적 및 자치구별 녹지 면적. 그린피스

1인당 녹지 면적이 가장 넓은 자치구는 종로구(75.6㎡)로 서초구(48.6㎡), 강북구(44.7㎡), 노원구(32㎡)가 뒤를 이었다. 1인당 녹지 면적이 가장 작은 자치구는 동대문구(3.61㎡)였다. 영등포구(4.7㎡), 양천구(6.9㎡), 강서구(8.3㎡)도 낮은 편에 속했다.

종로구의 1인당 녹지 면적은 동대문구의 20.9배에 달했다. 동대문구와 영등포구는 1인당 녹지 면적이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이 제시하는 기준(6㎡)에도 미치지 못했다.

자치구별 녹지 면적의 격차도 컸다. 녹지 면적이 가장 큰 자치구는 서초구(19.6㎢), 노원구(16.5㎢), 관악구(15.8㎢), 강북구(13.5㎢), 은평구(13.5㎢) 순이었다. 작은 곳으로는 동대문구(1.3㎢), 영등포구(1.9㎢), 중구(2.0㎢), 성동구(2.5㎢), 용산구(2.9㎢)가 있었다.

녹지 불균형은 지역별 소득 격차와 맞물려 나타났다. 서울시 통계를 살펴보면 서울에서 녹지가 가장 적은 동대문구의 월평균 소득은 25개 자치구 중 19위 수준이었다. 서울 전체 평균(18.3㎡)의 절반 수준인 1인당 녹지 9.09㎡를 가진 구로구의 소득도 하위 18위로 나타났다. 녹지 면적과 1인당 녹지 면적 모두 최상위권에 속한 서초구의 소득 수준은 2위였다.

전문가들은 녹지 불균형이 '녹지 빈곤'으로 이어질 경우, 삶의 질은 물론 기후 변화 측면에서도 불평등이 심화할 것이라 우려했다. 녹지 면적이 1㎢ 증가할 때마다 지표면 온도가 0.23~0.25도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결과적으로 지역에 따라 폭염 위험도가 달라진다. 소득이 낮고 녹지가 부족한 지역에 피해가 집중된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녹지를 '복지'의 중심축으로 삼는 도시관리 체계를 준비 중이다. 공원녹지 확충과 이용 방향을 종합 제시하는 법정계획인 '2040 공원녹지 기본계획안'을 올해부터 본격화한다. 핵심은 도심 내 고밀개발과 녹지 확충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개방형 녹지 제도의 확산이다. 집중녹화가 필요한 지역을 '중점녹화지구'로 지정하는 등 생활권 단위의 촘촘한 공원녹지 서비스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이희정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지금 서울시의 녹지 일부는 아파트 내 공원과 같이 공공이 공유할 수 없는 부분도 적지 않아 시민들의 실질적인 체감 녹지율이 떨어진다"며 "정비사업 내 공공기여 방식으로 녹지를 늘려 생활권 재편 과정에서도 녹지를 직주락(직장·주거·여가)과 연계해 다뤄야 한다"고 밝혔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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