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자체 핵무장 필요” “확장억제 강화를”…전문가 8인 긴급 진단

심석용, 윤지원 2026. 8. 24. 05:0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19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서한을 주고받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건 말할 수 없지만, 나는 그와 잘 지낸다. 이는 나쁜 일이 아니라 좋은 일”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갑자기 “그는 57개의 매우 강력한 핵무기(nuclear weapons)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AP=연합뉴스

“핵무기 57개를 갖고 있다”는 지난 1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미국이 북한의 핵 보유를 사실상 용인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내외 외교안보 전문가 8명에게 물은 결과, 전문가들은 북핵 용인이 현실화할 경우를 고려해 한·일의 자체 핵무장으로 이어지는 ‘핵 도미노’와 한·미 동맹 약화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전문가들 사이에선 비핵화라는 기존 목표 고수보다 핵을 가진 북한을 전제로 위협을 관리해야 한다는 현실론이 비등했다. 안킷 판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은 “미국과 동맹국들조차 이미 북한을 핵무장국으로 인정하고 있다”며 “핵을 가진 북한을 관리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해리 카지아니스 전 미 국익연구소 한국담당 국장도 “완전한 비핵화(CVID)와 같은 죽은 발상을 뛰어넘을 정치적 용기를 내야 한다”고 했다.

반면 조엘 위트 미국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트럼프의 접근 변화와 연합훈련 취소는 한국과 일본이 전술핵 재배치나 자체 핵무장을 고려하게 만들고 미국의 핵우산에 대한 의구심만 부추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지윤 기자

한국의 자체 핵무장을 두고는 견해가 엇갈렸다. 카지아니스 전 국장은 “북한은 최소 60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어 미사일 공격으로 수백만 명이 목숨을 잃을 수 있다”며 “한국은 핵 억지력이 필요하고 마땅히 보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판다 연구원은 “한·일이 신뢰하기 힘든 미국 때문에 고심하고 있지만, 아직 임계점에 이르진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국내 전문가들은 독자 핵무장보다 한·미 확장억제 강화에 무게를 뒀다. 전봉근 세종연구소 객원연구위원은 “한·미 핵협의그룹(NCG)을 상시적·실체적으로 가동해야 한다”며 북·미 정상회담을 통한 핵 활동 동결도 차선책으로 제시했다. 이상규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도 “확장억제의 신뢰성을 높이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이병철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핵 용인 흐름이 이어질 경우 핵잠수함, 저농축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협상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신범철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괌 등에 배치된 미 전술핵을 핵추진잠수함이나 F-35A로 한반도에 전개하는 ‘한국식 핵공유’를, 전경주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해상발사 순항미사일 등 미 전술핵의 한반도 사용을 미 측과 조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경우 동맹 현안이 거래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위트 연구원은 김정은이 연합훈련 중단과 주한미군 감축 등을 요구할 수 있다며 “트럼프가 동맹에 대한 회의감과 주한미군 주둔 비용 집착 때문에 동의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심석용·윤지원 기자 shim.seokyong@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