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할 타자가 157㎞ 강속구 때려 끝내기 만루 홈런… 이게 바로 야구다

1할 타자가 강속구 투수를 무너트렸다. 키움 히어로즈가 김재현의 끝내기 홈런으로 9회 말 대역전승을 거뒀다.
키움은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IA와 경기에서 8-7로 이겼다. 키움은 2연승을 거두고 위닝시리즈(2승 1패)로 3연전을 마무리했다. 42승 2무 72패. 5연승을 이어가던 KIA는 이틀 연속 패하며 3위 수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선제점은 KIA가 올렸다. 2회 초 1사 이후 오선우, 하주석, 김태군의 3연속 볼넷 이후 김호령의 희생플라이가 나왔다. 3회엔 김도영의 홈런이 터졌다. 키움 전준표의 시속 149㎞ 빠른 공을 받아쳐 중앙 담장을 넘겼다. 시즌 38호 홈런. 김도영은 2위 오스틴 딘(LG 트윈스)와 격차를 6개로 늘렸다. 2024년 기록한 개인 최다 홈런과도 타이를 이뤘다. 9월 6일 이전까지 홈런 2개를 추가하면 역대 최연소 40홈런도 달성한다.

키움도 대포로 응수했다. 3회 말 1사 2루에서 KIA 선발 제임스 네일의 체인지업을 밀어쳐 우월 투런포를 만들었다. 키움은 전준표가 마운드를 지킨 5회까지 2-2 동점을 유지했다.
KIA는 6회 2사 이후 김태군의 2루타, 김호령의 안타로 만든 1·3루에서 박재현이 우익수 오른쪽 방면으로 굴러가는 3루타를 때려 두 명의 주자를 모두 불러들였다. 4-2. KIA는 8회 김태군의 투런포 등을 앞세워 3점을 추가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그러나 9회 말 KIA 불펜이 무너졌다. 권혁빈의 안타로 포문을 연 키움은 1사 만루를 만들었다. KIA는 마무리 이의리가 1사 만루에서 급히 올라왔으나 데이비슨에게 피안타를 내줬다. 4-7 이어진 안치홍과 끈질긴 승부 끝에 볼넷을 준 이의리는 여동욱을 삼진으로 돌려세워 불을 껐다.
다음 타자는 대수비로 들어온 김재현. 김재현은 올해 6경기에서 10타수 1안타에 그쳤다. 이의리의 최고 시속 157㎞ 강속구에 헛스윙을 하는 등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렸다. 그러나 끈질기게 커트를 해내더니 7구째 155㎞ 빠른공을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겼다. 끝내기 그랜드슬램. 김재현의 홈런은 2022년 5월 25일 잠실 LG전 이후 1551일만이었다.

김재현은 경기 뒤 “초등학교 때부터 야구를 시작한 뒤 처음 만루홈런을 쳤다. 그냥 공만 맞힌다는 생각이었는데 헛스윙을 두 번 했다. 앞쪽에서 맞춰보다는 생각이었는데 멀리 날아갔다”고 했다. 이어 “살짝 (홈런)느낌이 오긴 했다. 홈런을 친 지 정말 오래 되어서 넘어가는 것도 못 봤는데, 손에 느낌이 없었다”고 했다. 결정적인 홈런을 쳤지만 그의 표정은 덤덤했다. “올 시즌 팀 성적이 좋지 않다”는 게 이유였다.
김재현은 2024년 110경기, 지난해 62경기에 나섰다. 하지만 후배 김건희가 자리를 잡으면서 김재현은 올 시즌 1군에서 거의 뛰지 못했다. 그는 “사실 경기를 많이 뛰지 못해서 타격감이 없었다. ‘못 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자신의 입지는 좁아졌지만, 김건희의 성장에 김재현은 흐뭇해했다. 그는 “올 해 처음엔 건희와 주전 경쟁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건희가 너무 뛰어나다. 습득력이 빠르다. 그래서 나는 건희가 물어보면 한두개씩 수비적인 부분에서 알려줬을 뿐”이라며 “1군에서도 2군에서도 벤치에서 준비만 했다. 사실 2군에서도 타격 연숩을 열심히 하진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9월엔 김재현에게 좀 더 기회가 갈 듯하다. 김건희가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발탁돼 2주 정도 자리를 비우기 때문이다. 김동헌과 박성빈, 김재현 등이 마스크를 나눠 쓸 것으로 보인다. 김재현은 “팀에 좋은 에너지를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편 서건창은 7회에 올 시즌 100번째 안타를 쳤다. LG 트윈스 소속이던 2021년 이후 5년 만의 세자릿수 안타다. 서건창은 “아프지 않고 꾸준히 경기에 나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따라온 기록이라고 생각한다. 코칭스태프에서 체력 안배를 잘해주신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계속 믿고 기회를 주시는 만큼 보답하려고 노력했는데 100안타까지 이어져 기쁘다”고 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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