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에도 4억명이 지갑 연다"…밤에 꽂힌 중국, 60조 '야간경제' 후끈 [중국.z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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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하고 복잡한 중국의 경제, 사회, 문화 방면의 재밌는 이야기를 파헤쳐 알짜배기만 쏙쏙 '압축 해제'해 드리는 연재 기획입니다.
오후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즐기는 먹거리, 공연, 스포츠 경기 등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경제 활동, 이른바 '야간 경제(夜間經濟)'가 중국 전역에서 새로운 소비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작년 9월, 재정부와 상무부는 야간 경제 발전과 야간 문화관광 소비 클러스터 조성을 제안하는 공고를 공동으로 발표했다.
현지 전문가들은 야간 경제가 지속 가능한 소비재가 되기 위해선 소음 차단, 쓰레기 수거 과정 최적화, 치안 인력 배치 등의 거버넌스 고도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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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 볼거리 등 점점 다양해져
편집자주
거대하고 복잡한 중국의 경제, 사회, 문화 방면의 재밌는 이야기를 파헤쳐 알짜배기만 쏙쏙 '압축 해제'해 드리는 연재 기획입니다.
오후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즐기는 먹거리, 공연, 스포츠 경기 등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경제 활동, 이른바 '야간 경제(夜間經濟)'가 중국 전역에서 새로운 소비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단순히 야시장에서 먹거리를 즐기는 수준을 넘어, 야간 명소 탐방, 콘서트, 발레 및 스포츠 경기 관람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분위기다. 또 해당 지역에서만 만날 수 있는 수공예품과 자체 굿즈를 판매하기도 한다. 중국 현지에서는 이 같은 '야간경제' 활성화가 침체된 내수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6일 중국 관영TV(CCTV)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관광객들이 낮에 몰렸지만, 최근에는 문화와 역사를 활용한 체험 위주 관광으로 전환되면서 야간 경제가 새로운 활력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먹거리, 볼거리, 굿즈 등 다양
후난성은 여름 관광 시즌을 맞아 하루 평균 1만2000명의 관광객이 찾고 있는데, 이 중 70%가 야간 방문객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연간 관광객 수가 20만 명 미만이었으나 불법 건축물 철거 및 복원·보수 사업을 벌이며 야간 운영을 대폭 강화했다. 덕분에 야간 관광객 비율이 2023년 45%에서 작년 72%로 급증해 연간 약 653만명이 이곳을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후난성은 야간에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문화관광 소비 콘텐츠를 확대했고, 작년 야간 문화관광 매출은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한 4800억 위안(약 98조 6688억원)을 넘어섰다.
상하이는 올해 야간에 즐길 수 있는 쇼핑, 식사, 독서, 카니발, 공연, 맥주 축제 등 약 200여 가지의 특별 행사를 밤 시간대에 집중 편성했다. 작년 상하이의 야간 소비 규모는 전년 대비 6.6% 성장했는데 특히 야간 쇼핑 소비 증가율이 40% 이상으로 나타났다. 문화예술 및 체험 소비는 전년 대비 30% 이상 늘어났다. 상하이는 야간 소비 바우처를 발행하고, 추첨을 통해 금괴를 증정하는 등의 이벤트로 유인책을 강화하고 있다.
베이징 역시 랜드마크, 핫플레이스, 생활권 등 3대 축을 중심으로 쇼핑·외식·문화관광·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복합 소비 환경을 조성했다.
특히 공연과 전시 등 문화예술 콘텐츠를 외식·숙박·쇼핑 등 관련 산업과 연계하는 분위기다. 베이징에서는 공연이나 전시를 관람한 뒤 받은 입장권으로 인근 150여 개 상점에서 할인받을 수 있는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공연장 근처에는 독특한 디자인의 공예품은 물론 음식과 음료를 판매하는 노점이 줄을 잇는다.
박물관과 유적지를 활용한 콘텐츠도 늘고 있다. 베이징 국립자연사박물관 건물 외벽에서는 조명쇼가 펼쳐지며, 관람객들은 박물관 앞 바닥에 앉아 이를 즐긴다. 박물관 인근 상권에서는 공룡 뼈 모양의 쿠키나 쥐라기 시대 유적을 모티브로 한 이색 케이크를 판매해 인기를 끌고 있다. 인근 식당에서는 베이징 전통 볶음면 등 지역 특산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치안 관리 움직임도 강화되고 있다. 현지 언론사들은 여름밤을 즐기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경찰이 집중 정비 활동을 확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밤에 즐기는 외식과 모임, 야외 휴식이 늘어나면서 인기 관광지 및 주요 상권 등 인구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야간 순찰을 대폭 강화했다.
5년간 두배 이상 성장한 저녁 소비

현지 언론보도에 따르면 중국 야간 경제 시장 규모는 2018년 22조 5400억 위안, 2023년 50조 2500억 위안, 작년엔 약 55조 위안을 넘어섰다. 올해는 약 60조 위안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퀘스트모바일(QuestMobile) 발표 내용을 보면, 올해 5월 저녁 시간대를 즐긴 이들은 약 9억 3700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6% 상승한 수치다. 특히 0시~2시에 지갑을 연 사람은 4억 4000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9% 늘어났다.
상무부가 발표한 '도시 거주민 소비 습관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거주민 소비의 약 60%가 저녁에 발생하며, 대형 쇼핑몰 역시 오후 6시부터 10시 사이에 일일 매출의 절반 이상을 거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관광객 소비 기준으 봐도 야간 소비는 주간 소비의 3배에 달한다.
중국 관광연구원이 발표한 '2025년 중국 야간 경제 발전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1월부터 10월까지 전국 관광객이 저녁께 지갑을 연 금액이 일일 총 소비의 32.9%를 차지했다. 이에 따른 정책 지원도 확대되고 있다. 작년 9월, 재정부와 상무부는 야간 경제 발전과 야간 문화관광 소비 클러스터 조성을 제안하는 공고를 공동으로 발표했다. 문화관광부는 세 차례에 걸쳐 총 345개의 야간 문화관광 소비 클러스터를 지정했다. 올해 역시 다수 지방정부가 서비스 소비 확대를 위한 사업 계획을 내놓았다.
획일화된 메뉴, 소음 등 개선 과제도

중국 전역 도시에서 야시장 활성화를 위한 특별 지원 정책을 도입했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획일화된 인기 먹거리 판매가 가장 큰 문제점으로 언급되는데 꼬치구이, 취두부, 밀크티 세트 메뉴는 어디에서나 먹을 수 있는 흔한 메뉴가 됐다. 지역 특산품 등 소비자들이 다시 찾게 되는 맛 등이 있어야 하는데 아직 부족하다는 의견이다. 또 경험보다는 형식에 치중한 화려한 쇼만 부각된 곳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번이면 족하다'는 인식이 확대되면 장기적인 발전은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이다.
아울러 고용 창출과 소비 촉진이라는 장점 뒤에는 소음 공해, 환경 오염, 식품 안전 문제 등이 거론된다. 현지 전문가들은 야간 경제가 지속 가능한 소비재가 되기 위해선 소음 차단, 쓰레기 수거 과정 최적화, 치안 인력 배치 등의 거버넌스 고도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부시팅 중국문화산업협회 문화관광산업전문위원회 위원장은 "야간 방문객의 연령층이 다양해짐에 따라 맞춤형 가이드 투어와 교육 프로그램 수요에 대응해야 한다"며 "지식재산권(IP) 라이선싱 활용, 다른 산업 간 협업, 회원제 시스템 도입 등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 위원장은 교통 인프라와 접근성 개선도 강조했다. 그는 "주요 지역의 심야 버스 운행을 늘리고 지하철 운행 시간을 연장해야 한다"면서 " 주요 문화 명소를 중심으로 주변 상권까지 문화 활동이 이어지는 '15분 문화 소비권'을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화 인프라와 관련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확충될 때, 야간 경제가 장기적인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진선 기자 caro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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