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가 주택 稅 부담에 강남 집값 ‘뚝’ [김경민의 부동산NOW]

김경민 매경이코노미 기자(kmkim@mk.co.kr) 2026. 8. 22. 17:0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종부세 세율 기준 ‘주택 수’서 ‘주택가액’으로
압구정 일대 호가 10억원 낮춘 급매까지 등장
서울 아파트 전경. (매경DB)
정부가 부동산 증세 카드를 꺼내들며 부동산 시장이 시끌시끌하다. 재정경제부는 최근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어 ‘2026년 세제 개편안’을 확정했다. 핵심은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인상이다. 세제 개편안을 통해 초고가, 비거주 1주택자와 다주택자에게 거액의 종부세와 양도세를 물리기로 했다.

내년부터 1가구 1주택 기준 공시가 14억원(시가 약 20억원) 초과 시 종부세 부과 대상이 된다. 기본공제는 거주용 주택이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늘어나고, 비거주 1주택은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줄어든다. 비거주자 부담을 높인다는 의미다.

종부세 세율 기준은 ‘주택 수’에서 ‘주택가액’으로 바꾸기로 했다. ‘똘똘한 한 채’ 쏠림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다. 현재 1, 2주택은 과세표준에 따라 0.5~2.7%, 3주택 이상은 0.5~5% 세율이 적용된다. 내년에는 1, 2주택과 3주택 이상 모두 과표 6억~12억원 구간 세율이 1%에서 1.3%로 올라간다. 2028년에는 모든 주택 세율이 구간별 0.5~5%로 통일된다.

1가구 1주택의 종부세 세액공제율도 달라진다. 60세 이상 최대 40%, 5년 이상 보유 최대 50%인 공제율을 연령 공제는 그대로 두고, ‘보유’ 공제를 ‘거주’ 공제로 바꾸기로 했다. 내년에는 보유에 대해 기존의 절반만 공제하고, 2028년에는 5년 이상 거주 최대 50%로 전환한다. 종부세 세액공제 한도도 신설한다. 내년 800만원, 2028년엔 600만원까지만 공제한다. 비싼 집일수록 혜택을 많이 받는 역진성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정부는 종부세뿐 아니라 양도세 부담도 대폭 높였다. 주택을 오래 보유하면 양도세를 깎아주는 ‘장기보유 특별공제’가 2029년부터는 실제 거주를 해야만 받을 수 있는 ‘장기거주 소득공제’로 바뀐다. 현재 1가구 1주택자는 양도 금액에서 12억원(비과세 기준)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에 매긴 세금에서 거주, 보유 기간에 따라 각각 연 4%씩 10년간 최대 80%까지 세액공제를 받는다. 정부는 2028년엔 거주 공제를 연 6%로 늘리고 보유 공제는 연 2%로 줄인다. 2029년부터는 보유 공제가 아예 사라지고 거주 기간에 따라 연 8%씩 최대 80%까지 공제를 받는다. 1주택을 보유했더라도 본인 집에 살지 않으면 더 이상 세금을 깎아주지 않겠다는 의미다.

정부가 전방위 증세 방안을 내놓으며 서울 강남권 부동산 시장에는 한파가 닥쳤다. 급매물이 늘며 아파트값은 하락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17일 기준 서초구 아파트 매매가는 한 주 동안 0.09% 내렸다. 지난주(-0.04%)보다 하락폭이 0.05%포인트 커졌다. 강남도 -0.02%에서 -0.05%로 하락세가 가팔라졌다. 일례로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 전용 170㎡는 최저 호가가 78억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7월 거래가격(91억5000만원)보다 10억원 넘게 낮다.

다만 길게 보면 집값 안정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고령 1주택자와 다주택자를 중심으로 내년까지 절세 목적의 매물이 나올 수 있지만 보유세, 양도세를 동시에 높여 매물 잠김 현상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세금으로 매도를 압박해도 파는 사람보다 버티기, 실거주 전환 수요가 늘어나 거래 위축, 매물 감소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거주를 강조하는 이번 대책이 전월세 매물 감소를 부추겨 임대차 시장이 더 불안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절세를 목적으로 세를 내놓았던 집주인들이 너도나도 실거주하면, 밀려난 임차 수요가 다시 전월세 시장에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 집주인들이 늘어난 보유세를 임대료에 전가해 전월세 시장이 혼란에 빠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