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애고 쪼개고 합치는 軍… ‘정치 중립’ 넘어 ‘강한 군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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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내란 청산'과 민주적 통제를 앞세운 국방개혁에 속도가 붙으면서 한국군의 핵심 조직과 지휘·교육체계가 잇따라 재편되고 있다. 사령부급 부대인 국군방첩사령부와 드론작전사령부가 폐지·개편된 데 이어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통합한 국군사관학교 창설도 본격화됐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작전 기능을 육·해·공군과 해병대로 이관하고, 국방드론본부는 전력 획득과 전투발전 등을 담당하는 방향으로 정리됐다.
"합치는 것과 잘 가르치는 것은 달라"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통합한 국군사관학교 창설은 정부의 국방개혁 과제 중 가장 큰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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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첩 신속한 정보 공유·판단 중요
드론 통합 지휘 필요성도 거론돼
가장 큰 논란 부른 국군사관학교
각 군 전문성 약화 우려도 이어져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내란 청산’과 민주적 통제를 앞세운 국방개혁에 속도가 붙으면서 한국군의 핵심 조직과 지휘·교육체계가 잇따라 재편되고 있다. 사령부급 부대인 국군방첩사령부와 드론작전사령부가 폐지·개편된 데 이어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통합한 국군사관학교 창설도 본격화됐다.
이들 조직은 성격은 서로 다르지만 개편 이후 기능을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라는 공통된 과제를 안고 있다. 일선 현장에서는 조직을 개편하는 것보다 기존 기능을 어떻게 대체하고, 이후 군사적 역량을 어떻게 강화할 것인지가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기존 방첩·보안·안보수사 기능은 국방방첩본부와 국방보안지원단, 기존 국방부조사본부 산하 안보수사단으로 나뉘었다. 동향조사와 인사첩보, 세평수집 등 권력기관으로 기능할 소지가 있다고 판단한 업무도 폐지했다.
군 정보기관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권한 집중을 해소한 만큼 정치적 중립성 강화 효과는 뚜렷하다는 평가다. 하지만 개편을 마친 군 방첩 조직이 기존 수준의 방첩 역량과 대응 속도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과제로 남는다.
방첩은 적성국 정보활동을 탐지하고 군사기밀 유출과 내부 보안 위협에 대응하는 업무다. 정보 수집과 분석뿐 아니라 보안·수사 기능까지 유기적으로 연계돼야 한다. 특히 정보의 단편적 징후를 신속하게 공유하고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능 분산 과정에서 기관 간 정보 공유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거나 책임 소재가 복잡해질 경우 대응 속도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군 정보부대 관계자는 “앞으로 기관별 기능 분리가 정보 공유와 판단 속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가 검증 대상”이라고 평가했다. 권한 집중에 따른 정치적 악용 가능성은 낮췄지만 기관 간 정보 공유와 협조체계를 얼마나 촘촘하게 구축하느냐가 개편 이후 방첩 역량을 좌우할 전망이다.
정부는 드론사가 12·3 비상계엄을 앞두고 명분을 만들기 위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주도한 것으로 보고 폐지를 추진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작전 기능을 육·해·공군과 해병대로 이관하고, 국방드론본부는 전력 획득과 전투발전 등을 담당하는 방향으로 정리됐다.
현재 군의 드론 운용교리 발전은 각 군 교육사령부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육·해·공군이 서로 다른 작전 환경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만큼 합동참모본부나 특정 전담 조직이 일괄적으로 교리를 정립하기보다 각 군이 특성에 맞는 세부 운용 개념을 발전시키는 방식이다.
기존 드론사는 중앙에서 드론 전력을 운용·통제하는 ‘톱다운’ 성격이 강하다. 하지만 드론처럼 전술 현장에서 활용법이 빠르게 변화하는 무기체계는 각 군과 병과에서 먼저 운용 경험을 축적하는 ‘보텀업’ 방식이 효과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상근 카이스트 정책연구소 교수는 “드론 운용 역시 일반적인 군 발전 단계와 마찬가지로 조종 능력에서 전술적 운용으로, 이후 제병협동과 합동작전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드론의 중요성이 커질수록 각 군에 운용 능력을 분산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반론도 있다. 각 군의 작전 환경에 맞춰 세부 운용 교리를 발전시키는 것은 필요하지만 이를 하나의 전투력으로 묶어낼 통합 지휘체계가 별도로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군 관계자는 “전력화에 앞서 운용 개념과 교리를 구체화하고, 현장 실증 결과를 다시 교리에 반영하는 순환 구조를 얼마나 빨리 만들 수 있느냐가 향후 드론 전력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했다.
육사 출신 한 예비역 장성은 “기존 체계를 없애기에 앞서 새로운 교육체계가 기존보다 우수한 지휘관을 양성할 수 있는지를 먼저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적 중립성 강화와 전투 지휘관 양성은 별개의 목표인 만큼 두 가지를 어떻게 동시에 달성할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국방부는 합동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합동성을 높이는 것이 각 군의 전문성을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비판도 있다. 우주·사이버·무인체계·인공지능 등 새로운 전장 영역이 확대되면서 육·해·공군 간 작전 연계는 더욱 중요해졌다. 해사 출신 한 예비역 장성은 “통합교육을 통해 합동성을 높이는 것과 각 군의 고유한 전투 전문성을 유지하는 문제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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