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총장 후보자 공모 12명 지원…반세기만 연임 총장 나올까

이규림 2026. 8. 2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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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림 서울대학교 총장. 우상조 기자

서울대 제29대 총장 공모에 교수 12명이 지원했다. 유홍림 현 총장도 출사표를 던졌다.

서울대에 따르면 20일 오후 6시 마감한 제29대 총장 공모에 학교 소속 교수 12명이 지원했다. 이중엔 연임 의사를 밝힌 유 총장도 포함돼있다. 만약 유 총장이 연임할 경우 52년 만에 다시 나온 연임 총장으로 기록되게 된다. 지금까지 서울대에서 연임에 성공한 총장은 1970~1975년 제11·12대 총장을 지낸 한심석 박사가 유일하다. 총장 선출 기구인 총장추천위원회(총추위)가 오는 31일 유 총장을 총장후보대상자로 확정하면 다음 날부터 이준정 교육부총장이 총장 직무를 대행한다.

유 총장이 연임에 성공하면 이번 임기 동안 추진 중인 인공지능(AI) 선도 계획 등 장기 프로젝트가 연속성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 총장은 지난 4월 AI를 중심으로 대학을 운영하겠다는 ‘AI 네이티브 캠퍼스’ 비전을 선포하고 교육·연구·행정·거버넌스 4대 영역에서 47개 실행 과제를 발표했다. 과제엔 AX(AI 활용) 인재 양성, AI 인프라 확충, AI 기반 행정 체계 구축 등 내용이 담겼다. 교내 AI 교육 단위를 통합한 AI대학원은 학내 설립 심의를 마치고 내년 3월 개원을 준비 중이다. 올해 시작한 10년짜리 ‘SNU 그랜드퀘스트’ 연구 사업과 서울대병원이 건립 중인 시흥캠퍼스 개발 계획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총장직속기구를 이끄는 서울대 교수 A씨는 “유 총장이 만든 기구라 연임 여부에 따라 사업을 지속할 수 있을지가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유 총장 취임 후 시행된 프로젝트가 아직 계획 수준에 머물러 추진력 있는 새로운 리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회대 소속 한 교수는 “AI 대전환, 국제화, 서울대 10개 만들기 등 서울대가 마주한 현안이 산적해 있는데 현 총장 체제에선 아직 뚜렷한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며 “해결이 시급한 문제에 빠르게 판단을 내리고 행동할 수 있는 인물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했다.


공대 3인 비롯 단과대학장·대학원장 출신 대거 출마

서울대에서 교원 수가 가장 많은 공대에선 세 명의 교수가 총장직에 도전한다. 차상균 전기·정보공학부 명예교수, 최해천 기계공학부 석좌교수, 최만수 기계공학부 명예교수가 지원서를 제출했다. 차 교수는 지난 총장 선출 과정에서 유 총장과 함께 최종 3인에 오른 인물이다.

서울대학교 학부생 기숙사인 관악학생생활관. 사진 서울대학교 홈페이지

차 교수의 공약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유 총장의 주력 사업에 다른 방향성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 차 교수는 2022년 당시 유 총장의 핵심 공약인 ‘RC(Residential College, 기숙형 교육)’ 실현 방법을 두고 유 총장과 다른 안을 내놨다. 유 총장이 기존 기숙사를 리모델링해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사업을 추진 중인 반면 차 교수는 기숙사를 추가로 마련해 수용 인원을 빠르게 늘려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차 교수는 지난 총장 선거 당시 서울대 인근 고시촌 건물을 장기 임대해 비슷한 관심사를 둔 학생끼리 살 수 있게 하는 안을 내기도 했다. 유 총장이 RC 사업 확대를 위해 기숙사 일부 동 재건축을 추진 중인 상황에서 차기 리더십을 누가 가져갈지 관심이 쏠린다.

이재영 영어영문학과 교수도 지난번에 이어 두 번째 출마를 선언했다. 인문대학장, 교무부처장 등을 역임한 이 교수는 저서 ‘서울대 사용법’과 칼럼을 통해 서울대의 미래 발전 방안을 지속적으로 제시해 왔다.

교원 수가 두 번째로 많은 의대에선 총장 지원자가 나오지 않았다. 이에 의대 구성원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가 이번 총장 선거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원칙상 서울대 외부 인사도 총장직에 지원할 수 있지만, 지원자는 없었다.

이번 총장후보 지원자 가운데 공대 출신 3명을 제외하면 모두 단과대학장이나 대학원장을 지낸 이력이 있어 학내 주요 보직을 거친 인물 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교수, 유 총장과 함께 강준호 전 사범대학장, 김현철 전 국제대학원장, 유재준 전 자연대학장, 이석재 전 인문대학장, 이원우 전 법학전문대학원장, 이준호 전 자연대학장, 장판식 전 농생대학장이 출사표를 던졌다.

서울대 제29대 총장 선출 절차. 사진 서울대학교 인스타그램


총추위는 오는 31일 총장후보대상자를 확정한 뒤 서류 심사와 발전계획서 평가를 거쳐 총장예비후보자를 4명 이하로 선정할 예정이다. 이후 교직원과 학생으로 구성된 정책평가단이 예비후보자 대상 정책평가를 진행한다. 총추위는 정책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총장후보자 3명을 결정해 이사회에 추천하고, 이사회가 이 가운데 1명을 선출하면 교육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총장을 임명한다.

이규림 기자 lee.gyu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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