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업상속공제서 빠질 병원…필수의료 승계 특례 가능할까

이찬종 2026. 8. 21. 06:0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정부가 병원을 가업상속공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개편안을 내놓자 병원계가 반발하고 있다. 지역에서 소아·분만 등 필수의료를 담당하는 개인 병원의 승계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이유다.

특히 지역 중소병원과 소아·분만 등 필수의료에 미칠 영향을 우려한다.

병원계는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지역·필수의료기관을 육성하면서 세제에서는 이들 병원의 승계를 어렵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병원계 “지역·필수의료 병원 승계 어려워질 우려”
조세 형평성 걸림돌…“지원 대상 좁혀 논의할 여지”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박효상 기자
정부가 병원을 가업상속공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개편안을 내놓자 병원계가 반발하고 있다. 지역에서 소아·분만 등 필수의료를 담당하는 개인 병원의 승계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이유다. 다만 특정 업종에만 예외를 인정하면 조세 형평성 논란이 생길 수 있어 실제 제도에 반영될지는 불투명하다.

정부는 최근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서 가업상속공제 대상 업종을 재편했다. 지난 4일 입법예고한 상속세 및 증여세법 일부개정법률안에는 한국표준산업분류 세세분류를 기준으로 공제 대상 727개 업종을 명시했다.

병원과 약국, 마트, 버스·택시 운송업, 주차장업, 창고업 등은 대상에서 빠졌다. 현행 제도에서는 의료법에 따른 의료기관 운영사업도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가업상속공제를 받을 수 있다.

가업상속공제는 일정 기간 가업을 운영한 피상속인의 사업을 상속인이 이어받을 때 가업재산의 일정 금액을 상속재산에서 공제하는 제도다. 장기간 축적한 전문기술과 경영 노하우의 승계를 지원하고 상속 과정의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마련됐다.

병원계는 병원을 다른 제외 업종과 동일하게 보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의료법상 의료기관 개설 주체가 제한돼 있고, 일반 기업처럼 주식이나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승계하기도 어렵다는 이유다. 의료장비와 분만실·수술실 등 병원 시설도 다른 용도로 전환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한다.

특히 지역 중소병원과 소아·분만 등 필수의료에 미칠 영향을 우려한다.
대한병원장협의회와 대한분만병의원협회,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는 19일 공동입장문을 내고 병원을 공제 대상에서 일률적으로 제외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저출산과 낮은 수익성, 야간·휴일 근무 부담, 의료분쟁 위험 등으로 소아·분만 분야에 새롭게 진입하는 의료기관이 줄어든 상황에서 기존 병원의 승계마저 어려워지면 의료공급이 감소할 수 있다고 봤다. 전국 소아아동병원과 중소병원의 70~80%가 개인 개설 형태라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지역에서는 개인 개설 의료기관의 비중이 더 높다. 병원계에 따르면 서울을 제외한 15개 지역의 병원급 의료기관 1202곳 가운데 969곳(80.6%)이 개인 개설 의료기관이다. 병원계는 상속세 부담으로 승계를 포기하거나 폐업하는 사례가 발생하면 지역 의료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지역·필수의료 강화 정책과 세제개편 방향이 엇갈린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정부가 운영하는 포괄 2차 종합병원 195곳 가운데 29곳이 개인 개설 의료기관이다. 분만·소아·뇌혈관 등 6개 분야를 대상으로 하는 필수특화 기능 강화 지원사업도 참여기관 37곳 가운데 18곳(48.6%)이 개인 개설 형태다.

병원계는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지역·필수의료기관을 육성하면서 세제에서는 이들 병원의 승계를 어렵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안으로는 병원을 공제 대상에 포함하되 개별 심사와 강화된 사후관리를 적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승계 이후 장기 경영과 고용을 유지하고 분만·소아·응급 등 핵심 의료기능을 계속 수행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매각이나 폐업, 의료기능 또는 고용의 현저한 축소가 발생하면 공제세액을 추징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다만 병원 전체를 다시 공제 대상에 넣거나 별도 특례를 적용하기는 쉽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부가 가업상속공제의 취지를 전문기술과 경영 노하우의 승계로 명확히 하고 대상 업종 전반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병원만 예외로 인정하면 조세 형평성 논란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익명을 요구한 변호사 A씨는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이번 개편은 병원업만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가업상속공제 제도 전체의 기준을 바꾸는 것”이라며 “병원의 특수성만을 근거로 기존 기준을 유지해달라고 요구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지역·필수의료를 수행하는 의료기관으로 범위를 좁히면 별도의 지원 필요성을 논의할 여지가 있다고 봤다. 모든 병원에 세제 혜택을 적용하기보다 일정 기간 지역에서 의료를 제공하면서 필수의료 기능과 고용을 유지하는 병원에 한정하는 방식이다.

변호사 A씨는 “지역에서 오랫동안 운영된 병원의 폐업을 막고 의료기능을 유지한다는 관점으로 접근하면 논의가 가능할 수 있다”며 “지역·필수·공공의료를 수행하는 병원에 한정한 예외를 건의해볼 여지는 있다”고 말했다.
이찬종 기자 hustlelee@kukinews.com

Copyright © 쿠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