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끔찍한 퀄리티" 조롱받던 中 저예산 애니 '280억' 흥행 대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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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저예산 애니메이션 '뉴라이(牛來·Niu Lai)'가 현지에서 뜻밖의 흥행을 일으키고 있다.
20일 영국 BBC·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흥행 추적 사이트 마오옌 기준 영화 뉴라이는 이날까지 약 2908만 위안(한화 61억 원) 이상의 누적 수익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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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롱→"AI시대 보기 드문 진정성" 재평가
중국의 저예산 애니메이션 '뉴라이(牛來·Niu Lai)'가 현지에서 뜻밖의 흥행을 일으키고 있다.

20일 영국 BBC·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흥행 추적 사이트 마오옌 기준 영화 뉴라이는 이날까지 약 2908만 위안(한화 61억 원) 이상의 누적 수익을 기록하고 있다. 뉴라이는 동시기 개봉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오디세이'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와 함께 중국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뉴라이는 지난 5일 중국에서 개봉한 86분짜리 애니메이션으로, 갓 태어난 송아지 뉴라이가 모험을 떠나 우정과 신뢰, 책임과 희생 등을 배워가는 내용이다. 마지막에는 이 모든 모험이 뉴라이의 꿈이었다는 다소 허무한 결말로 끝난다.
조경학을 전공한 신위멍(34)이 국영기업 직원인 어머니 쑨리팡(60)과 함께 5년 전부터 만들었다. 두 사람 모두 애니메이션 제작 경험이 없어 작화, 각본, 성우 연기 등을 독학했고, 어머니는 각본과 엔딩곡까지 직접 만들었다.
개봉 초기에는 조악한 그림체와 어설픈 캐릭터 움직임에 "이런 영화가 어떻게 극장에 걸렸느냐"는 조롱이 쏟아졌고, 돈세탁이나 정부 보조금을 노린 영화가 아니냐는 의혹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기괴할 정도로 투박한 송아지 캐릭터가 소셜미디어에서 밈으로 퍼지기 시작하며 "얼마나 못 만들었는지 직접 보자"는 관객이 늘어났다. 이후 모자가 5년간 독학으로 영화를 완성했다는 사연이 알려지며 "AI시대에 보기 드문 진정성이 느껴진다"는 반응도 나왔다.
네티즌들은 "이 영화를 보면 러닝타임 동안 후회할지도 모르지만, 안 보면 평생 후회할 것", "이 영화를 응원하기 위해 영화관에 가겠다", "끔찍한 영화지만 제목은 좋다" 같은 반응을 보였다.

흥행 성적도 급반전했다. 개봉 후 열흘간 흥행 수입은 7000위안(약 150만원)에 불과했지만, 실시간으로 수입이 늘어나며 중국 영화 예매 플랫폼 마오옌은 최종 흥행 수입이 1억3500만위안(약 28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네이쥐안(?卷·과도한 경쟁)'에 지친 중국 젊은층이 일부러 촌스럽고 조악한 작품을 찾아 즐기는 이른바 '션초우(?丑·추함 감상)' 현상과 맞물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영화의 흥행 열기는 중국 증시로까지 번지고 있다. 중국어로 '소'를 뜻하는 단어가 주식 시장의 '강세장(Bull market)'을 상징한다는 점에서 영화 제목 '뉴라이(牛來)'는 '소가 온다'는 뜻으로 읽혀 일부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응원 분위기가 형성됐다. 극중 표범 '바오라(豹拉)'의 이름도 주가가 급등한다는 뜻의 중국어 표현과 발음이 비슷해 증시 밈으로 번졌다.
특히 지난달 급락장에서 큰 손실을 본 중국 개인투자자들이 뉴라이를 일종의 '블랙코미디'로 소비하며, 포식자를 피해 황량한 땅을 떠도는 송아지의 고난을 자신들의 투자 경험에 빗대고 있다. AI를 활용해 영화 장면에 중국 증시 상황을 빗댄 대사를 입힌 패러디 영상과 이모티콘 등 2차 가공도 이어졌다.
일부 극장에서는 저예산으로 제작돼 정식 포스터조차 없는 '뉴라이'의 포스터를 직접 손으로 그려 관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AI로 누구나 그럴듯한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시대에 역설적으로 '사람이 서툴게 직접 만든 흔적'이 흥행 요소가 됐다고 분석했다.
이소진 기자 adsurd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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