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이 죽었어요" 5세 소녀의 마지막 구조 요청…이스라엘군 '가자 민간인 참사' 수사

방제일 2026. 8. 20.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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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이 국제사회의 거센 공분을 불러일으킨 팔레스타인 5세 소녀 힌드 라자브 사망 사건과 구급대원·구조요원 15명 사망 사건에 대해 형사 수사에 착수한다.

20일 연합뉴스는 AP통신 등을 인용해 이스라엘군은 그동안 부인했던 힌드 사건과 관련해 자국 병력이 힌드가 탄 차량과 구조를 위해 출동한 구급차에 발포한 사실을 처음으로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 "힌드 차량·구조 구급차에 병력 발포"기존 부인 뒤집어두 번째 형사 수사 대상은 2025년 3월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서 팔레스타인 구급대원과 구조요원 15명이 숨진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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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급차에 발포한 사실을 처음으로 인정
이스라엘군, 국제공분 사건 수사 착수

이스라엘군이 국제사회의 거센 공분을 불러일으킨 팔레스타인 5세 소녀 힌드 라자브 사망 사건과 구급대원·구조요원 15명 사망 사건에 대해 형사 수사에 착수한다.

20일 연합뉴스는 AP통신 등을 인용해 이스라엘군은 그동안 부인했던 힌드 사건과 관련해 자국 병력이 힌드가 탄 차량과 구조를 위해 출동한 구급차에 발포한 사실을 처음으로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내부 사실조사 결과를 토대로 두 사건을 군사경찰의 형사 수사 대상으로 넘기기로 했다.

구조 요청 후 연락이 끊겼다가 12일 만에 시신으로 발견된 팔레스타인 소녀 힌드 라자브 양. AP연합뉴스

먼저 첫 번째 사건은 2024년 1월 29일 가자시티에서 발생한 힌드 라자브 일가족 사망 사건이다. 당시 5세였던 힌드는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피해 친척들과 차를 타고 피란하던 중 총격을 받았다. 함께 차에 타고 있던 15세 사촌 라얀 하마다는 팔레스타인 적신월사(PRCS)에 전화를 걸어 구조를 요청했다.

통화 도중 총성이 이어졌고 라얀의 비명도 끊겼다. 홀로 살아남은 힌드는 이후 적신월사와 전화 연결을 이어가며 구조를 기다렸다. 적신월사는 이스라엘군과 이동을 조율한 뒤 구급차를 현장에 보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힌드와 구조대원 모두와 연락이 끊겼다. 이스라엘군이 해당 지역에서 철수한 뒤인 12일 후에야 힌드와 가족, 구급대원 2명의 시신이 발견됐다.

이스라엘군은 그동안 사건 당시 해당 지역에 자국 병력이 없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나 이번 내부 조사에서는 이스라엘군 병력이 차량이 접근하자 총격을 가했으며, 이후 힌드를 구조하기 위해 접근한 적신월사 구급차에도 포탄이 발사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스라엘군은 "적신월사 구급차 이동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의심된다"며 군사경찰 형사수사부가 사건을 조사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 "힌드 차량·구조 구급차에 병력 발포"…기존 부인 뒤집어

두 번째 형사 수사 대상은 2025년 3월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서 팔레스타인 구급대원과 구조요원 15명이 숨진 사건이다.

당시 이스라엘군은 부상자를 구조하기 위해 이동하던 구급차를 향해 발포했고, 첫 번째 구급차와 연락이 끊기자 동료들을 찾아 현장으로 향한 다른 구급차와 구조 차량에도 총격을 가했다. 적신월사와 가자 민방위대 소속 구조요원 등 모두 15명이 숨졌다. 이스라엘군은 이후 불도저로 시신과 파손된 구조 차량을 흙으로 덮어 매장했다. 유엔과 구조대가 현장에 접근할 수 있었던 것은 사건 발생 약 일주일 뒤였다.

이스라엘군은 사건 직후 구조 차들이 전조등이나 비상등을 켜지 않은 채 "수상하게 접근했다"고 해명했다.

가자지구 보건당국에 따르면 2023년 10월 전쟁 발발 이후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숨진 팔레스타인은 7만 3000명을 넘어섰다. 이스라엘은 집단학살과 전쟁범죄 의혹을 부인하며 자국군의 공격 대상은 민간인이 아닌 하마스 등 무장세력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그러나 숨진 구급대원의 휴대전화에서 촬영된 영상이 공개되면서 해명은 뒤집혔다. 영상에는 적신월사와 민방위대 표시가 된 구조 차량이 비상등을 켠 채 천천히 이동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스라엘군은 이후 기존 설명이 잘못됐음을 인정했고, 관련 지휘관 가운데 한 명에게 사임 조처가 내려졌다.

WCK 7명·MSF 직원 4명 사망 사건은 형사수사 않기로

다만 이스라엘군은 국제적인 논란을 불러온 다른 구호 요원 사망 사건들에 대해서는 형사 수사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앞서 2024년 4월 월드센트럴키친(WCK) 차량 행렬을 연이어 공습해 구호 요원 7명이 숨진 사건과 더불어 2023년 11월·2024년 2월 국경없는의사회(MSF) 직원 4명이 숨진 두 사건이 여기에 포함됐다.

로이터연합뉴스

당시 이스라엘군은 WCK 사건 당시 차량에 탄 일부 인물을 무장한 하마스 대원으로 잘못 판단했다면서도 지휘관들의 판단에서 "범죄 행위에 대한 합리적인 의심"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사건 직후 장교 2명이 보직에서 해임되고 다른 3명이 문책당한 바 있다.

이에 대해 WCK는 즉각 반발했다. WCK는 "당시 이스라엘군은 우리 팀이 무장하지 않았고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며 이스라엘군이 스스로의 행동을 신뢰성 있게 조사할 수 없다며 독립적인 조사위원회 구성을 요구했다. WCK 사건으로 자국민 조미 프랭컴을 잃은 호주 정부도 강하게 반발했다. 페니 웡 호주 외교부 장관은 20일 이스라엘 대사를 초치한 뒤 "이번 결정은 우리가 기대하는 책임성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며 "호주는 분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지금까지 가자지구에서 발생한 병력 행위 관련 사건 약 150건에 대해 자체 사실조사를 마쳤으며 이 가운데 이번 5건에 대한 처분 방향을 결정했다고 AP는 전했다.

한편, 가자지구 보건당국에 따르면 2023년 10월 전쟁 발발 이후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숨진 팔레스타인은 7만 3000명을 넘어섰다. 이스라엘은 집단학살과 전쟁범죄 의혹을 부인하며 자국군의 공격 대상은 민간인이 아닌 하마스 등 무장세력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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