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7조 쌓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40조 소각에 어떤 답 내놓나

박영우 2026. 8. 20.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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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뉴스1

SK하이닉스가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결정하면서 반도체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내놓을 주주환원책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공지능(AI) 메모리 반도체 호황으로 막대한 현금을 확보한 삼성전자가 주주에게 얼마나 돌려주고, 반도체와 신사업에는 얼마를 투자할지가 핵심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특별배당이 포함된 현행 주주환원 정책의 실행 방안과 2027년부터 적용할 새 정책을 논의하고 있다. 박순철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미래 성장을 위한 재투자와 주주환원 사이에서 최적의 균형점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논의하고 있다. 구체적인 내용을 곧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2024~2026년 발생한 잉여현금흐름(FCF)의 절반을 주주에게 돌려주는 정책을 운용하고 있다. FCF는 영업으로 번 현금에서 공장과 장비 등에 투자한 돈을 빼고 남은 자금이다. 매년 약 9조8000억원을 정규배당으로 지급하고, 남는 재원이 있으면 특별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소각 등으로 추가 환원한다.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말 순현금은 약 167조원으로 집계됐다. 메모리 호황으로 현금 창출력이 좋아지면서 환원 규모도 과거보다 커질 전망이다. 현행 3개년 정책을 정산하면 추가 환원 재원이 약 120조~13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전망이다. 차기 정책이 주주환원을 더욱 강화하고 반도체 실적 호조가 이어질 경우 최대 200조원까지 거론된다.

환원 방식도 관건이다. SK하이닉스는 전날 자사주 2407만 주를 사들인 뒤 모두 소각하기로 했다. 2025~2027년 누적 FCF의 ‘50% 범위 내’였던 환원 규모도 ‘50% 이상’으로 확대하고 현금배당을 병행한다.

글로벌 메모리 업체들도 주주환원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의 마이크론과 샌디스크는 장기적으로 사업에 필요한 투자를 집행하고 남는 초과 현금을 모두 주주에게 돌려주겠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삼성전자의 차기 정책에서도 현재 FCF의 50%인 환원 비율을 높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다만 삼성전자가 미국 메모리 업체와 같은 정책을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뿐 아니라 스마트폰과 가전, 디스플레이 등 여러 사업을 동시에 하는 만큼 투자해야 할 분야도 많다. 올해 연구개발(R&D)과 생산시설에 110조원 이상을 투입해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첨단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반도체 패키징 기술을 강화할 계획이다. 로봇·의료기기·전장·냉난방공조 분야의 인수합병(M&A) 재원도 필요하다.

삼성전자도 최근 자사주 매입·소각과 특별배당을 모두 활용했다. 2024년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한 뒤 주주가치 제고 목적으로 취득한 약 8조4000억원 어치를 소각했다. 올해 1월에는 정규배당 외에 1조3000억원 규모의 특별배당을 실시했다. 이번에도 특별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함께 활용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신중호 LS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는 업황에 따라 이익 변동이 커 호황기에 늘어난 실적이 일시적인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며 “삼성전자가 정규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의 기준을 명확히 하고 이를 지속가능한 정책으로 제시한다면 향후 현금 창출력에 대한 회사의 자신감을 보여주는 신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우 기자 novemb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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