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차 “북한핵은 이란과 달라…트럼프 다른 접근법 이유있다”

이승호 2026. 8. 20.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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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그(김정은)는 57개의 매우 강력한 핵무기를 갖고 있다”면서 올해 안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트럼프가 핵 문제에서 이란과 달리 북한에 유화적 제스처를 취하는 것엔 이유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 석좌는 이날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한 ‘이란은 핵무기를 가질 수 없는데 북한은 가능하다는 건가? 여기엔 논리가 있다’는 제목의 글에서 “트럼프는 이란과 북한의 핵 프로그램에 대해 정반대 행보를 보인다”며 “이란에 대해서는 핵무기 보유를 허용할 수 없다는 절대적 입장이지만 북한에 대해선 실용주의적이고 타협적인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 석좌는 1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문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핵문제에서 이란과 달리 북한에 유화적 제스처를 취하는 것엔 이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WP 홈페이지 캡처

차 석좌는 하지만 트럼프의 이러한 접근 방식을 ‘이중잣대’라고 비판하는 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란과 북한이 보유한 핵 프로그램 역량이 현저히 달라 다른 접근법을 취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그는 미국이 지난해 6월과 지난 2월 이란의 핵 시설을 타격한 것을 두고, 이란의 핵 개발 프로그램이 초기 단계인 데다 핵시설 위치가 알려져 선제공격의 대상이 될 수 있었다고 봤다.

하지만 북한의 상황은 다르다. 북한은 약 60기의 핵무기와 추가로 30기를 만들 수 있는 핵분열 물질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미사일 등 다양한 투발 수단까지 갖추고 있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비가역적인 비핵화(CVID)’의 적용이 어렵다고 차 석좌는 평가했다. 트럼프 역시 이날 북한의 핵무기 보유 규모를 57개로 밝혔다.

경제 제재 상황 역시 이란과 북한 처지가 다르다. 차 석좌는 이란 제재에 대한 국제적 지지는 여전히 강한 편이지만 북한의 경우 중국과 러시아의 지원 속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대북 제재가 사실상 무용지물이 됐다고 봤다.

지난 2025년 8월 서울 중구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열린 ‘중앙일보-CSIS 포럼 2025’ 중 세션 2에 줌 라이브로 참석한 빅터 차 CSIS 지정학 외교정책 담당 대표 겸 학국석좌가 트럼프발 관세 전쟁과 한국의 전략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중앙포토

이란·북한 핵을 바라보는 주변 이해 당사국의 입장 차이도 트럼프가 상반된 행보를 보이는 이유 중 하나로 꼽혔다. 차 석좌는 “진보 성향의 이재명 대통령은 한반도에서 군사적 대치를 원하지 않고 트럼프의 대북 외교를 환영한다”며 “하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에 CVID를 요구하도록 촉구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 역시 자국 주변(북한)에서 미국의 무력사용을 막고, 우크라이나전쟁 이후 공고해진 러시아와 북한 관계를 약화하기 위해 트럼프와 북한과의 대화 확대를 지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차 석좌는 미사일 개발 협력의 역사를 가진 이란과 북한이 핵 문제에서 서로를 보고 배울 수 있다는 점도 미국의 고민을 깊게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이란 공격은 북한에 핵무기에 대한 확신을 더욱 심어줬을 것”이라며 “이란은 핵 프로그램 재건의 도움을 받기 위해 북한에 손을 뻗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차 석좌는 최근 북한 비핵화를 장기적 목표로 두되 북핵 위협의 현실을 인정하고 북한과 핵군축·비확산 협상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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