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서정원은 쉼과 치유를 건네준 장소"

김동이 2026. 8. 20.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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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 출신인 김종화 작가가 26년을 꾸준히 발품을 팔며 기록한 책 <별서정원>을 세상에 내놓았다. <별서정원>은 담양 소쇄원을 비롯해 식영정과 명옥헌, 완도 보길도 윤선도 원림, 안동 만휴정, 예천 초간정, 영양 서석지 등 전국의 대표적인 별서정원을 직접 답사하며 기록한 책이다.

김종화 작가는 '조선 선비의 사색 공간을 오늘의 여행으로 풀어낸 문화유산 에세이'라는 한 줄로 압축되는 <별서정원>에 대해 "별서정원은 자연을 다스리려 한 공간이 아닌 그 곁에 조용히 머물며 마음을 낮춘 사람들이 남긴 풍경"이라면서 "이 책은 오래된 정원의 길을 따라 걸으며, 시간과 자연, 그리고 선비의 마음이 스며든 한국의 명승을 천천히 들여다본 기록"이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 2000년 처음 담양 소쇄원을 찾은 이후 26년 동안 전국의 별서정원을 꾸준히 답사해 온 김종화 작가는 기자로 활동하며 전국을 취재하는 과정에서도 시간이 날 때마다 별서정원을 찾았고, 오랜 시간 축적한 기록과 사진을 이번 책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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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종화 작가의 첫 답사기 <별서정원>… "마음을 쉬게하는 공간으로 다가가길"

[김동이 기자]

▲ 봉화 청암정 <별서정원>에서 물 위에 떠 있는 듯한 정자로 표현된 산수화 같은 청암정 모습.
ⓒ 김종화 제공
언론인 출신인 김종화 작가가 26년을 꾸준히 발품을 팔며 기록한 책 <별서정원>을 세상에 내놓았다. <별서정원>은 담양 소쇄원을 비롯해 식영정과 명옥헌, 완도 보길도 윤선도 원림, 안동 만휴정, 예천 초간정, 영양 서석지 등 전국의 대표적인 별서정원을 직접 답사하며 기록한 책이다. 각 정원의 역사와 조성 배경은 물론, 그 공간에 스며 있는 자연과 사람, 지역의 이야기를 함께 엮어 문화재를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는 게 작가의 설명이다.

문화유산 답사와 여행의 즐거움을 함께 담아낸 이 책은 우리 전통 정원을 인문학적 시선으로 풀어내며 독자들에게 문화유산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김종화 작가는 지난 19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별서정원> 중 가장 매력을 느끼는 장소를 묻는 질문에 그리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담양 명옥헌 원림과 순천 초연정 원림, 예천 초간정 원림을 한국 전통정원의 아름다움을 깊이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꼽았다.

이 세 곳의 별서정원에 대해 김 작가는 "세 곳은 분위기와 풍경의 결이 조금씩 다르지만, 제게 별서정원을 바라보는 마음을 한층 깊게 만들어 주었던 특별한 곳"이라고 밝혔다. <별서정원>은 특히 책 챕터마다 QR코드를 수록해놓은 점이 눈길을 끈다. QR코드를 찍으면 곧바로 별서정원의 현장 영상으로 연결돼 현장감을 더해 준다는 점도 <별서정원>의 독특한 구성이라고 할 수 있다.

김종화 작가는 "책의 지면에는 사진과 영상을 담는 게 한계가 있지만, QR을 통해 책에 다 담지 못한 사진과 영상을 함께 보여 드리면 별서정원을 훨씬 더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면서 "단순히 정보를 보완하는 차원을 넘어, 우리 문화재의 아름다운 모습을 조금이라도 더 풍성하게 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김종화 작가는 '조선 선비의 사색 공간을 오늘의 여행으로 풀어낸 문화유산 에세이'라는 한 줄로 압축되는 <별서정원>에 대해 "별서정원은 자연을 다스리려 한 공간이 아닌 그 곁에 조용히 머물며 마음을 낮춘 사람들이 남긴 풍경"이라면서 "이 책은 오래된 정원의 길을 따라 걸으며, 시간과 자연, 그리고 선비의 마음이 스며든 한국의 명승을 천천히 들여다본 기록"이라고 전했다.
▲ 보길도 윤선도 원림 내 세연정 <별서정원>의 책 표지에 실린 윤선도 원림 내 세연정.
ⓒ 김종화 제공
한편, 지난 2000년 처음 담양 소쇄원을 찾은 이후 26년 동안 전국의 별서정원을 꾸준히 답사해 온 김종화 작가는 기자로 활동하며 전국을 취재하는 과정에서도 시간이 날 때마다 별서정원을 찾았고, 오랜 시간 축적한 기록과 사진을 이번 책에 담았다. 저자는 이번 책 판매 수익금 일부를 문화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고 독서문화 확산을 위한 도서 기부에 사용할 계획이라는 뜻도 밝혔다. 도서 기부에는 책을 통해 문화유산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고, 문화재를 가까이하는 독서 문화가 확산되기를 바라는 뜻을 담았다는 게 김 작가의 설명이다.
현장 중심의 취재를 바탕으로 국내외 탐사 기록을 꾸준히 이어오며 DMZ, 길과 트레킹, 명승지와 고산, 스포츠, 문화, 지역의 역사와 풍경을 폭넓게 기록해 온 김 작가는 "앞으로도 장소와 사람, 그리고 그 안에 흐르는 시간을 기록하는 작업을 계속하고 싶다"는 포부도 전했다. 아래는 현재도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을 향해 인생길을 걷고 있는 김종화 작가와 통화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나눈 일문일답이다.
▲ <별서정원>의 저자 김종화 작가 언론인 출신인 김종화 작가가 26년간 꾸준히 발품을 팔아 기록한 <별서정원>을 출간했다.
ⓒ 김종화 제공
- 작가에게 '별서정원'은 어떤 의미인가요?

"저 개인에게 별서정원이 어떤 의미인지 묻는다면, 저는 먼저 '마음의 휴식을 주었던 공간'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책에도 적어 두었지만, 제가 가장 힘들었던 시기에 잠시나마 마음을 내려놓고 다시 무언가에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얻게 해 준 곳이 바로 별서정원이었습니다.

처음 소쇄원을 찾았을 때만 해도 '별서정원'이라는 말조차 알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그곳에 머무는 동안 들려오던 물소리와 바람소리, 대나무와 소나무 잎 사이로 스며들던 햇살이 제 마음을 천천히 어루만져 주는 것 같았습니다. 일상 속에서 쌓인 상처와 아픔이 그 풍경 안에서 조금씩 가라앉는 느낌이었습니다.

아마 조선의 선비들에게도 별서정원은 그런 공간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중앙 정치에서 물러나 고향으로 내려온 이유는 저마다 달랐겠지만, 그들도 별서정원에서 책을 읽고, 벗들과 교류하며, 지친 마음과 상처 입은 마음을 달래지 않았을까요. 저에게 별서정원은 아름다운 자연을 통해 쉼과 치유를 건네준 장소였습니다. 그래서 오늘을 살아가는 많은 분들에게도 별서정원이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마음을 쉬게 하는 공간으로 다가가기를 바랍니다."

- 책 속에 QR코드도 수록해 생생한 현장 영상으로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습니다.

"글을 쓰고, 또 책에 넣을 사진을 고르면서 가장 많이 고민한 것은 별서정원의 아름다움을 어떻게 하면 독자들에게 더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었습니다. 그 고민 끝에 떠올린 방법이 QR코드였습니다. 책의 지면에는 사진과 영상을 담는 게 한계가 있지만, QR을 통해 책에 다 담지 못한 사진과 영상을 함께 보여 드린다면 독자들이 별서정원을 훨씬 더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단순히 정보를 보완하는 차원을 넘어, 우리 문화재의 아름다운 모습을 조금이라도 더 풍성하게 전하고 싶었습니다.
▲ 소쇄원 광풍각 <별서정원>의 시작점으로 26년 전 김종화 작가가 처음으로 찾은 별서정원인 소쇄원의 광풍각.
ⓒ 김종화 제공
예를 들어 소쇄원은 울창한 대숲과 계곡의 물소리를 통해, 마음을 쉬게 하는 공간이라는 점을 느끼실 수 있도록 하고 싶었습니다. 다산초당은 만덕산 숲속에 자리한 초당의 모습을 통해, 다산 정약용이 그곳에서 상처 입은 마음을 다스리며 집필에 몰두했을 시간을 떠올릴 수 있도록 하고 싶었습니다. 또 백운동 원림은 대나무와 동백숲에 둘러싸인 고요한 풍경을 통해, 세속의 정치에서 한 걸음 물러나 자연을 벗 삼아 살았던 이담로의 사유를 함께 그려볼 수 있도록 담아내고자 했습니다."

- <별서정원> 속에서 작가가 가장 매력을 느끼는 장소는 어디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제가 2부에서 중점적으로 소개한 소쇄원, 백운동 원림, 보길도 윤선도 원림은 문화재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한국을 대표하는 별서정원으로 꼽을 만큼 잘 알려진 곳들입니다. 하지만 저는 널리 알려진 명승 못지않게, 한국 전통정원의 아름다움을 깊이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담양 명옥헌 원림, 순천 초연정 원림, 예천 초간정 원림을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세 곳은 분위기와 풍경의 결이 조금씩 다르지만, 제게 별서정원을 바라보는 마음을 한층 깊게 만들어 주었던 특별한 곳입니다.
저에게 명옥헌, 초연정, 초간정은 단순히 아름다운 문화재가 아닙니다. 오래 머물수록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공간입니다. 그래서 책 <별서정원> 속에서도 특별한 애정을 담아 소개한 장소들입니다."

-'별서정원'은 작가의 첫 출판물입니다. 향후 또 다른 출판 계획이 있는지요?

"네, <별서정원>은 제 첫 책이지만, 동시에 하나의 출발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도 큽니다. 앞으로도 저는 장소와 사람, 그리고 그 안에 흐르는 시간을 기록하는 작업을 계속하고 싶습니다. 우리 옛길과 자연문화유산, 또 히말라야와 산티아고길 같은 도보여행의 기록도 차차 정리해 보고 싶습니다. <별서정원>이 전통 정원을 통해 쉼과 사색의 공간을 이야기한 책이라면, 다음 책들에서는 걷기와 여행이 사람에게 남기는 변화와 기억을 조금 더 깊이 다뤄 보고 싶습니다."

- 앞으로 책 <별서정원>이 어떻게 활용되기를 바라나요?

"이 책이 문화재를 어렵게 느끼는 분들에게는 첫 번째 안내서가 되고, 여행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새로운 길잡이가 되었으면 합니다. 별서정원은 단지 옛 사람들이 남긴 유산이 아니라, 오늘을 사는 우리 역시 다시 찾아가 머물러 볼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학교나 도서관, 지역 문화공간처럼 많은 사람이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자리에 이 책이 놓이기를 바랍니다. 책을 통해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넓어지고, 실제로 현장을 찾아가는 분들도 늘어난다면 더없이 기쁠 것 같습니다. 결국 이 책이 한 사람의 독서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여행과 대화, 그리고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는 책이 되기를 바랍니다."
▲ 산티아고길 김종화 작가가 이달 8월 내내 걷고 있는 산티아고길 전경. 김 작가는 향후 우리 옛길과 자연문화유산, 또 히말라야와 산티아고길 같은 도보여행의 기록도 차차 정리해 보고 싶다는 포부도 전했다.
ⓒ 김종화 제공
- 지금도 스페인 산티아고길을 걸으며 기록을 남기고 있는데요, 작가에게 '걷기'나 '여행'은 어떤 의미인가요?

"저에게 걷기와 여행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속도를 늦추고 자기 자신을 다시 만나는 시간입니다. 걷다 보면 평소에는 보이지 않던 풍경과 사람들의 표정, 그 지역의 문화가 비로소 눈에 들어옵니다. 그렇게 천천히 걸을 때 비로소 장소가 말을 걸어오고, 제 안에 쌓여 있던 생각들도 조금씩 정리됩니다. 그래서 여행은 밖으로 나가는 일 같지만, 결국은 안으로 들어가는 일이기도 합니다. 히말라야를 걸을 때도, 산티아고길을 걸을 때도, 우리 전통 정원을 찾을 때도 늘 비슷한 마음이 듭니다. 걷기는 세상을 넓혀 주는 동시에, 제 마음의 깊이도 다시 들여다보게 하는 가장 정직한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면서는 20년 넘게 달려온 기자로서의 삶을 돌아보는 한편, 첫발을 내디딘 여행 작가이자 여행 기획자로서의 앞으로를 함께 생각해 보고 있습니다. 길 위의 풍경도 틈틈이 기록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메모에 가까운 수준이지만, 걷는 동안 느끼는 생각과 감정을 SNS에 조금씩 남기고 있습니다. 순례길 자체에 대한 기록은 이미 많은 분이 좋은 글을 남겨 주셨기 때문에 저는 저 나름의 방식으로, 기자로서 또 문화재를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그리고 트레커의 시선으로 길 위의 오래된 흔적들을 바라보며 생각을 정리해 가고 있습니다.

길을 걷다 보면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순례길에서 만난 한국인 신부님께서 '걷다 보면 생각이 정리되고, 결국 무언가가 보이게 된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 말처럼 저는 한 걸음, 한 걸음, 매일 마주하는 마을과 길을 보며 거창한 의미를 억지로 찾기보다 보이는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적어 보려 합니다. 길의 끝에 섰을 때는 분명 제 안에 무언가 남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그것이 다음 글의 시작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마지막으로 <별서정원>을 읽고 여행 가방을 싸는 독자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너무 많은 것을 보려고 서두르기보다, 조금 천천히 머물러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별서정원은 빨리 둘러보고 지나가는 공간이 아니라, 잠시 앉아 바람을 느끼고 물소리를 들으며 자신을 돌아보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별서정원을 찾으신다면 나무 그늘 아래나 물가 곁에 잠시라도 머물러 보셨으면 합니다. 잔잔한 음악을 들어도 좋습니다. 다만 노이즈캔슬링은 잠시 꺼 두시고, 자연의 소리와 함께 조용한 음악을 들으며 마음에 전해지는 무언가를 느껴 보셨으면 합니다. 그 순간 별서정원은 단지 오래된 문화재가 아니라, 오늘의 우리에게 쉼과 위로를 건네는 공간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별서정원>이 그런 여행의 작은 동행이 된다면, 작가로서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
▲ <별서정원> 책 표지 언론인 출신 김종화 작가가 26년간 발품을 팔며 기록한 선비들의 마음이 오롯이 담긴 <별서정원>을 세상에 내놓았다.
ⓒ 송도국제북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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