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크 '현실과 과학' 창간사

김삼웅 2026. 8. 19.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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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출판 새길에서 사회과학 종합무크 <현실과 과학>을 창간했다. 창간호는 특집 '현단계 사회운동의 쟁점', 연구논문 '현행 소작제의 실태와 성격'을 전문가들을 통해 분석했다.

물론 이제 창간호를 내게 된 <현실과 과학> 역시 이러한 한계에서 멀리 벗어나 있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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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 창간사 81] "<현실과 과학>은 이제 하나의 본격적인 이론지로서 출발한다."

[김삼웅 기자]

도서출판 새길에서 사회과학 종합무크 <현실과 과학>을 창간했다. 1988년 8월이다. 과학계에서는 흔치 않는 일이다. 발행인 고훈식, 편집위원 장상환·김창호·박형준·한홍구·정원영이다. 창간호는 특집 '현단계 사회운동의 쟁점', 연구논문 '현행 소작제의 실태와 성격'을 전문가들을 통해 분석했다.

새길 편집부 명의의 창간사 앞 부분이다.

그 동안 출판계 내외적으로 번역서를 통해 외국의 이론을 소개하는 차원을 뛰어넘어 우리 사회 내부의 독자적인 탐구와 논의를 본격적으로 수렴·정리·확산시킬 수 있는 출판물의 형식으로서 '부정기 간행물'(무크)에 대한 요구가 강하게 제기되어 왔다. 이러한 요구가 제기된 것은 무엇보다도 80년대 중반 이후 급속히 이루어진 사회운동의 변화·발전을 반영한 것이었다.

80년대 한국 사회운동은 80년 광주항쟁이라는 커다란 역사적 경험을 정리·극복하는 과정에서 그 이전의 자생적인 민주화운동의 차원을 넘어 목적의식적인 변혁운동으로 진화되어갔다. 이러한 진화과정은 필연적으로 우리 사회의 성격규정과 번혁의 전망 제시를 둘러싼 첨예한 이론적 논쟁을 수반했다.

그러나 이러한 논쟁은, 개개의 부분적인 문제들에서의 일정한 인식의 진보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는 우리의 이론사에서 "교조적인 이론이 부재한 가운데 '교조'없는 '비판'이 먼저 수입되어 횡행한 결과 방법론이나 개념상의 혼란이 야기되었고, 소박한 경험주의, 실용주의로 귀결되는 듯이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 전개양상이야 어떠했든 그러한 논쟁은 본질적으로는 우리의 미분화된 인식에 내재한 '차이'를 분명히 하는 과정이었으며, 이 과정에서 그러한 차이는 단순히 방법론이나 개념사용의 차이일 뿐만 아니라 근본적인 세계관이나 사상의 차이까지 내포한 것임이 분명하게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이제 이러한 상황은 이론에 대하여 하나의 명백한 당파적인 과학으로서의 자기정립을 요구하고 있으며, 그것에 입각한 구체적인 과학적 방법론의 수립과 구체적 실증으로의 전개·발전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의 요구에 부응하여 그동안 몇 차례 제한적이나마 '부정기간행물'의 출판이 시도되어 세간의 커다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아직 우리의 방법적 토대가 견고하게 구축되지 못하였고, 필진들이 충분하게 형성되지 못한 상황에서 그 부정기간행물들이 담아낼 수 있었던 이론적 내용이나 올바른 방향성 하에서의 논의의 심화·확산은 지극히 불충분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이제 창간호를 내게 된 <현실과 과학> 역시 이러한 한계에서 멀리 벗어나 있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한계가 엄연히 극복되어야 하는 것이 현실의 요구이고, 우리의 논의를 올바로 정리·확산시킬 수 있는 이론지에 대한 요구가 현실의 변화에 의해서 사라지지 않는 이상 <현실과 과학>은 이제 하나의 본격적인 이론지로서 출발한다.

덧붙이는 글 | 김삼웅의 [잡지 창간사]는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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