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장중 1300원대 하락…10개월 반만에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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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우려가 완화되고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 물량이 유입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약 10개월 반 만에 장중 1400원 아래로 내려섰다.
최근 미국 경제지표가 시장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오면서 달러가 약세 압력을 받은 데다, 1400원대에서 달러를 원화로 바꾸려는 수출업체의 네고(달러 매도) 물량까지 더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금리 인상 기대가 낮아지면 미 국채금리와 달러 상승 압력도 약해져 원화 등 주요 통화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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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우려가 완화되고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 물량이 유입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약 10개월 반 만에 장중 1400원 아래로 내려섰다. 지난 6월 1560원선을 넘어섰던 환율은 두 달여 만에 160원 넘게 떨어졌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낮 12시2분쯤 1399.0원을 기록했다. 환율이 장중 1400원을 밑돈 것은 지난해 10월2일(1399.5원) 이후 처음이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낮은 1413.3원으로 출발한 뒤 낙폭을 키웠다. 최근 미국 경제지표가 시장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오면서 달러가 약세 압력을 받은 데다, 1400원대에서 달러를 원화로 바꾸려는 수출업체의 네고(달러 매도) 물량까지 더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불과 두 달 전과 비교하면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 원·달러 환율은 중동 정세 불안과 국제유가 상승, 글로벌 달러 강세가 맞물리며 지난 6월6일 야간 거래에서 장중 1561.5원까지 치솟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이후 17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이후 7월 들어 하락세가 본격화했다. 7월 초 1550원 안팎이던 환율은 중순 1480원대로 내려왔고, 지난달 31일에는 1424.0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최근 환율 하락에는 외환시장 수급 변화가 영향을 미쳤다. 상반기에는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와 해외투자에 따른 달러 수요가 원화 약세를 부추겼지만 최근에는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 물량이 늘면서 달러 공급이 우위를 보이고 있다.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 관련 자금 유입도 달러 공급 확대 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도체 기업의 법인세 납부와 국내 설비투자에 필요한 원화 환전 수요 역시 환율 하락 압력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통화정책 전망 변화도 원화 강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보다 0.1% 상승했고,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3.4%로 6월(3.5%)보다 낮아졌다.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전월 대비 보합에 그쳐 시장 예상치인 0.2% 상승을 밑돌았다.
소비와 고용 지표도 둔화했다. 미국의 7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0.6% 감소해 9개월 만에 처음 뒷걸음질했고, 앞서 발표된 고용지표 역시 시장 기대에 못 미쳤다. 물가와 소비, 고용이 동시에 둔화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필요성이 낮아졌다는 기대가 커졌다.
금리선물 시장에서 반영하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0.2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도 지난 14일 미국 소매판매 발표 이후 약 31%까지 떨어졌다. 미국의 금리 인상 기대가 낮아지면 미 국채금리와 달러 상승 압력도 약해져 원화 등 주요 통화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기 쉽다.
시장에서는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의 하단이 당초 예상보다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내외 외환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연말 환율이 1300원대 후반~1400원대 초반까지 내려갈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시각이 늘고 있다. 일부에서는 9월 FOMC 이후 1350원 수준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거론한다.

다만 이날 1300원대 진입을 본격적인 원화 강세 국면의 시작으로 단정하기는 이르다. 미국 물가는 여전히 연준 목표를 웃돌고 있고, 국제유가가 다시 오르거나 향후 고용·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올 경우 금리 인상 우려가 되살아날 수 있다. 중동 정세에 따른 에너지 가격 불확실성도 남아 있다.
1400원 아래에서는 수입업체의 결제 수요와 해외투자를 위한 달러 매수세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두 달여 만에 환율이 160원 넘게 떨어진 만큼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하락 속도가 둔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 외환딜러는 “미국의 긴축 우려가 완화된 만큼 환율의 상단은 이전보다 낮아진 상황”이라며 “다만 1400원 아래에서는 저가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어 추가 하락은 점진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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