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더미 대한민국…영끌·빚투에 가계빚 사상 첫 2000조 돌파

박세환 2026. 8. 19.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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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가계가 금융기관에서 빌리거나 신용카드 등으로 외상 거래한 금액을 합친 가계신용이 사상 처음으로 2000조원을 넘어섰다. 주택 거래가 늘면서 주택 관련 대출이 증가한 데다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기타대출까지 큰 폭으로 불어나면서 2분기 가계빚 증가폭은 2021년 3분기 이후 약 5년 만에 가장 컸다.

반면 상호금융과 새마을금고, 신협 등을 포함한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1분기 8조2000억원에서 2분기 3조1000억원으로 줄었다.

보험회사와 증권회사, 공적금융기관 등을 포함한 기타금융기관의 가계대출은 2분기 8조6000억원 늘어 1분기 증가액 5조5000억원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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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 시내 시중은행 ATM 기기 모습. 뉴시스

우리나라 가계가 금융기관에서 빌리거나 신용카드 등으로 외상 거래한 금액을 합친 가계신용이 사상 처음으로 2000조원을 넘어섰다. 주택 거래가 늘면서 주택 관련 대출이 증가한 데다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기타대출까지 큰 폭으로 불어나면서 2분기 가계빚 증가폭은 2021년 3분기 이후 약 5년 만에 가장 컸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2026년 2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가계신용 잔액은 2019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분기 말 1993조9000억원보다 석 달 만에 25조9000억원 늘면서 처음으로 2000조원 선을 넘어섰다.

가계신용은 금융기관의 가계대출에 신용카드 할부 등 판매신용을 더한 것으로, 가계가 짊어진 전체 빚의 규모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다. 한은이 관련 통계를 제공하기 시작한 2002년 4분기 이후 가계신용이 2000조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증가 속도도 다시 가팔라졌다. 가계신용은 지난해 2분기 25조원 늘어난 뒤 3분기 14조8000억원, 4분기 14조3000억원, 올해 1분기 14조8000억원 증가했다. 그러나 2분기 증가액은 25조9000억원으로 다시 뛰었다. 2021년 3분기 34조8000억원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1년 전과 비교하면 가계신용은 69조8000억원, 3.6% 늘었다.

가계빚 증가분 대부분은 대출에서 나왔다. 2분기 말 가계대출 잔액은 1891조3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4조9000억원 증가했다. 1분기 증가액 13조4000억원의 두 배에 가까운 규모로, 가계대출 증가폭 역시 2021년 3분기 이후 최대다.

특히 주택 관련 대출과 기타대출이 동시에 크게 늘었다.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집단대출 등을 합친 주택 관련 대출은 2분기 12조2000억원 증가해 잔액이 1190조8000억원에 달했다. 증가액은 1분기 8조1000억원보다 4조원가량 확대됐다.

17일 서울 한 은행 지점에 붙은 대출 광고. 뉴시스

한은은 주택 매매 거래 증가 등이 주택 관련 대출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 신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올해 1월 5900호에서 3월 6400호, 4월 7500호, 5월 8900호로 꾸준히 늘었다. 6월에도 7700호를 기록했다.

주택대출 못지않게 눈에 띄는 것은 신용대출 등이 포함된 기타대출이다. 기타대출은 2분기에만 12조8000억원 늘어 잔액이 700조5000억원에 달했다. 1분기 증가액 5조4000억원의 두 배를 웃돌며 2021년 3분기 13조7000억원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한은은 예금은행의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기타대출 증가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금융기관별로 보면 은행권의 대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예금은행 가계대출은 1분기 2000억원 감소했지만 2분기에는 13조3000억원 증가로 돌아섰다.

은행의 주택 관련 대출 증가액은 1분기 3000억원에서 2분기 6조80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기타대출 역시 1분기 6000억원 감소에서 2분기 6조5000억원 증가로 전환했다.

반면 상호금융과 새마을금고, 신협 등을 포함한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1분기 8조2000억원에서 2분기 3조1000억원으로 줄었다. 비은행권 주택 관련 대출 증가액이 같은 기간 10조6000억원에서 3조6000억원으로 감소한 영향이다.

14일 서울 시내 한 은행 창구 모습. 연합뉴스

보험회사와 증권회사, 공적금융기관 등을 포함한 기타금융기관의 가계대출은 2분기 8조6000억원 늘어 1분기 증가액 5조5000억원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신용카드 사용 등과 관련된 판매신용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2분기 말 판매신용 잔액은 128조5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9000억원 증가했다. 개인 신용카드 이용액이 1분기 204조7000억원에서 2분기 208조3000억원으로 증가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문제는 가계빚이 빠른 속도로 늘어날수록 가계의 소비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다. 소득 가운데 원금과 이자를 갚는 데 써야 할 돈이 많아지면 그만큼 소비나 저축에 쓸 수 있는 여력은 감소한다.

특히 주택 구입을 위해 큰 규모의 대출을 받은 가구가 늘어날 경우 가계부채가 내수 회복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집값이나 자산가격 상승기에는 대출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 드러날 수 있지만, 경기 둔화로 소득이 줄거나 대출금리가 오르면 원리금 상환 부담이 빠르게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고금리나 경기 둔화 등 외부 충격에 대한 가계의 취약성이 커지는 것도 문제다. 차주의 상환 여력이 떨어질 경우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연체와 부실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가계빚이 사상 처음 200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앞으로 주택시장과 금리 흐름에 따라 가계부채가 우리 경제의 소비와 금융안정에 미치는 부담도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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