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요리사2' 분량 짧았지만... 내 음식이 화면에 나와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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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바이벌 프로그램은 순위를 남깁니다.
지금의 동업자, 그리고 또 다른 친구와 셋이 라오스 일대를 돌던 당시를 두고 그는 "아마 다른 동남아 국가를 다녀왔다면 그 나라 음식을 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 여행에서 삶의 목표를 찾을 줄 꿈에도 몰랐다"며 설명을 이어갔다.
"단순해 보이지만 독특한 식감, 풍부한 허브류를 사용하는 라오스 음식이 한국에서도 편하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았다"며 그는 "내친김에 면도 직접 뽑아가면서 해보자고 결심했다"고 전했다.
또한 "아직 해외에 잘 알려지지 않은 한국 음식, 식재료를 알리고픈 마음도 있다"며 원성훈 셰프는 이후의 목표를 내비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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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바이벌 프로그램은 순위를 남깁니다. 출연자의 이미지도 남깁니다. 그 이미지는 때로 한 사람을 대변하기도 합니다. 노출 시간이 짧은 탈락자일수록 더 그렇습니다. 방송에서 다하지 못한 그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습니다. 제작진과 심사위원의 의견도 기다립니다. <기자말>
[이선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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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망원동에서 라오스 음식 전문점 '라오삐약'을 운영하고 있는 원성훈 셰프. |
| ⓒ 이선필 |
이게 원 셰프가 <흑백요리사> 시즌2 출연을 결심한 이유였다. 방송 이후 큰 변화 없이 운영되고 있는 라오삐약을 지난 12일에 찾았다. 점심 영업이 끝난 뒤 만난 원 셰프는 "라오스 음식을 알리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이후 10년 가까이 지나며, 사람들 발길이 뜸해지는 것에 대한 고민도 컸다"고 출연 계기부터 전했다. 그리고 김훈 작가가 2018년 5월 18일 <한겨레>에 쓴 칼럼의 한 대목을 꺼냈다.
"'밥은 누구나 다 먹어야 하는 것이지만, 제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밥만이 각자의 고픈 배를 채워줄 수가 있다. 밥은 개별적이면서도 보편적이다'라는 구절을 좋아한다. 그런 면에서 제 요리가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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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2>의 한 장면. 원성훈 셰프의 모습이다. |
| ⓒ 넷플릭스 |
현장에서 그가 선보인 음식은 카오삐약이다. 쌀을 뜻하는 '카오(Khao)', 그리고 죽이나 국수를 뜻하는 '삐약(Piak)'의 합성어다. 이른바 라오스식 쌀국수인 셈.
"녹화를 마치고 1년간은 보안 유지를 해야 했기에 엄마에게도 말씀 못 드렸는데, 나중에 방송을 본 지인들이 너무 분량이 적은 거 아니냐고 하기도 했다. 근데 전 제 음식이 방송에 나와서 만족한다. 사람들은 쌀국수라 하면 베트남이나 태국 걸 익숙하게 생각하지만, 라오스 쌀국수는 우동이나 쫄면과 비슷한 식감이다. 되게 생소한데 지금까지도 제가 우리나라에선 유일하게 만들고 있다고 생각한다.
당시 심사는 백종원 대표님이 하셨다. 워낙 라오스도 자주 가셨고 삐약도 많이 드신 걸로 알고 있다. 잘 평가해 주시리라 생각했다. 실제로도 맛있게 드셨는데 전분이 좀 많이 들어간 것 같다고 하시더라. 현장에서 제 요리에 아쉬움은 없었다. 완벽하게 했다고 생각했거든. 다만, 김훈 작가 말처럼 맛이라는 건 각자 경험에 따라 기준이 다르니까. 솔직히 제 목표는 우승이었다(웃음). 준결승 과제가 당근 무한 요리였잖나. 제가 올라갔다면 한국식 고로케 속에 당근과 코코넛 커리가 듬뿍 들어간 커리빵을 만들었을 것 같다."
방송 후 발길이 뜸했던 단골손님이 다시 식당을 찾아주거나 의외로 알아봐 주는 손님들 덕에 나름 반가운 마음이었다고 한다. "망원동을 떠나 지방으로 이사했거나 해외로 가셨던 손님들도 한 번씩 들러주셨다"며 원 셰프는 "오셨던 분들이 지인들에게도 소개해 주시는 등 좋은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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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망원동에서 라오스 음식 전문점 '라오삐약'을 운영하고 있는 원성훈 셰프. |
| ⓒ 이선필 |
진로를 고민하던 때에 한 친구의 제안으로 다녀온 라오스 여행이 계기였다. 지금의 동업자, 그리고 또 다른 친구와 셋이 라오스 일대를 돌던 당시를 두고 그는 "아마 다른 동남아 국가를 다녀왔다면 그 나라 음식을 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 여행에서 삶의 목표를 찾을 줄 꿈에도 몰랐다"며 설명을 이어갔다.
"미국 생활 때 이미 베트남 쌀국수는 알고 있었는데 라오스 쌀국수는 처음이었다. 음식이 입에 안 맞으면 어떡하나 걱정하며 다녔는데, 라오스 도착 후 첫 끼가 카오삐약이었다. 정말 새롭고 제가 알던 쌀국수와 다른 스타일인데 입맛에 맞더라. 태국, 베트남 쌀국수보다 제겐 더 맛있게 다가왔다. 한국엔 아예 소개되지 않았던 때라 알려보면 어떨까 하는 마음이 들더라."
삼십 대 초반이었던 그때를 원 셰프는 분명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이후 한국과 라오스를 오가며 무작정 식당을 찾아가 읍소하며 요리를 배우기 시작했다고 한다. "단순해 보이지만 독특한 식감, 풍부한 허브류를 사용하는 라오스 음식이 한국에서도 편하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았다"며 그는 "내친김에 면도 직접 뽑아가면서 해보자고 결심했다"고 전했다.
"정말 바짓가랑이 붙잡으며 배워왔는데 한국에선 반죽조차 잘 안되더라. 육수 뽑는 것도 어려워서 계속 연습해가며 가게를 열었다. 그때가 2017년 4월 4일이었다. 동업자와 제가 운이 좋았던 게 마침 라오스 대사관 분들이 식사하러 오셨거든. 서툴지만 정성으로 대접해 드렸는데 감동하신 모습이었다. 알고 보니 대사의 부인께서 셰프 출신이시더라. 한 달에 한 번씩 가게에 와서 직접 비법을 알려주셨다. 마침, 미국에서도 라오스 음식을 알리려는 셰프들이 계셨는데 SNS로 연락하며 이것저것 배우기도 했다.


"라오스 음식뿐만 아니라 잘 알려지지 않았던 우리 음식을 알리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 협업하기 위한 구체적인 준비를 하고 있다. 물론 자영업 자체가 어려운 일인 건 맞다. 젊은 분들이 상대적으로 도전하기 쉬웠던 망원동도 이젠 많이 바뀌었다. 아무래도 임대료가 문제인 것 같다. 다양한 소비자와 함께 지평을 넓히는 게 중요한 시점 같다.
제겐 이제 요리라는 게 아침 이슬처럼 익숙한 것이 되었다. 그간 제가 뭐 하나 끈기 있게 해낸 게 많지 않았는데 요리만큼은 10년간 거의 매일 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라오스 음식과 요리가 가장 큰 자부심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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